[메디칼업저버 정윤식 기자] 여드름과 같은 피부 염증 후 과색소침착 및 검버섯 등 피부 색소성 병변을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메커니즘이 밝혀졌다. 

이번 연구로 피부색소 침착과 관련된 피부미용 및 미백 치료 분야에 새 치료법이 개발될 것으로 기대된다.

세브란스병원 이주희 교수(피부과)는 최근 미국 하버드의대 데이비드 피셔, 스위스 바젤대학 엘리자베스 로이더 교수 연구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기존 UV-MITF 발현 의존성 멜라닌 형성 경로와는 독립적인 산화·환원 조절 효소 'NNT(nicotinamide nucleotide transhydrogenase)'를 매개로 하는 피부색소침착 기전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고 4일 밝혔다. 

피부색을 결정하는 요인 중 멜라닌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동안 많은 연구에서 자외선 및 유전·후성학적 요인이 멜라닌 세포에 영향을 미쳐 피부색 변화가 일어난다는 게 밝혀졌다. 

이번 연구의 경우 기존의 멜라닌 형성 및 색소침착 메커니즘과는 다른 산화·환원 조절 효소인 NNT를 매개로 한 색소침착 및 멜라닌 형성의 새로운 기전을 밝혀낸 게 주 내용이다.

연구팀은 산화환원 대사가 피부색소 침착과 어떤 상호작용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마우스모델 실험, zebrafish모델 실험, ex vivo 연구, 다민족 코호트 연구를 수행했다. 

특히 미토콘드리아 산화·환원 조절 효소인 NNT를 표적하는 것이 세포 내 산화·환원 과정에서 피부색소와 관련 있는 티로시나제 분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했다. 

우선 연구팀은 마우스모델 및 zebrafish모델 실험에서 NNT 기능 변화에 따른 피부색 변화를 증명했다. 

또한 마우스모델에서 NNT에 소분자 억제제를 투여하자 NNT의 기능이 감소한 마우스의 피부에서 색소침착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인간의 멜라닌세포와 유사한 zebrafish모델에서는 NNT의 유전자 변형을 유도했을 때 멜라닌 색소 침착의 정도가 NNT 레벨에 따라 변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어 영국과 라틴 아메리카 동부, 남아프리카 등 4개의 다양한 인구집단 46만 2885명을 대상으로 다민족 코호트 메타분석도 수행했다. 

그 결과 피부색, 태닝, 자외선 차단제 사용이 NNT 내의 다양한 단일 뉴클레오티드 다형성에 영향을 미침을 밝혔고 피부 염증 후 색소침착과 검버섯이 있는 피부에서는 NNT 표현 레벨이 감소함을 확인했다. 

이는 NNT의 감소로 인한 산화 의존적 색소침착 메커니즘이 티로시나아제 단백질의 안정성과 멜라노솜 성숙을 조절함으로써 색소침착에 영향을 준다는 것을 시사한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이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전통적인 UV-MITF 메커니즘과 독립적인 피부색소 침착 메커니즘을 규명함으로써 산화환원 대사가 피부색소 침착과 어떤 상호작용을 갖는지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새롭게 규명된 산화환원 의존성 메커니즘을 바탕으로 피부색소 침착에 영향을 미치는 NNT 억제제를 활용해 피부 미용 및 의료 현장에서 사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셀(Cell)' 최신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