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장 이창욱 가톨릭의대 교수
좌장 이창욱 가톨릭의대 교수

최근‘알츠하이머병 치료에서 Memantine 병용요법의 적용’을 주제로 온라인 좌담회가 개최됐다. 이번 좌담회는 이창욱 교수(가톨릭의대)가 좌장을 맡았고, 주수현 교수(가톨릭의대)가 강연한 후 심도 있는 논의가 이어졌다. 본지는 이날의 강연 및 논의 내용을 요약·정리했다.

 

 

알츠하이머병의 이해 및 치료 전략    

주수현 가톨릭의대 교수(서울성모병원 정신과)
주수현 가톨릭의대 교수(서울성모병원 정신과)

알츠하이머병에서 신경정신증상

  2020년 통계청 자료를 보면 65세 이상 노인의 치매 유병률은 약 10%이며, 2050년도에는 약 15%로 추정되어 치매 환자의 급격한 증가가 예상된다. 알츠하이머병은 인지기능저하뿐만 아니라 무감동, 불안, 우울, 초조 증상, 공격성 등 다양한 신경정신증상(neuropsychiatric symptoms, NPS)을 흔히 동반한다. 가장 빈번한 신경정신증상은 우울과 무감동이며, 초조와 공격성도 환자와 보호자에게 고통을 야기하는 흔한 증상이다. 우울증 및 양극성장애를 앓고 있는 65-69세 노인 환자에서 알츠하이머병 발병위험(odds ratio, OR)이 각각 2배 정도 증가했고, 조현병 환자의 경우 약 6배까지 증가했다(우울증 OR 2.03; 양극성장애 OR 2.03; 조현병 OR 6.60).

  우울증은 알츠하이머병 환자에서 가장 흔히 동반되는 질환으로 알츠하이머병 진단 1년 후 51.4%에서 우울증이 발생했다. 또한 경도인지장애(mild cognitive impairment, MCI) 환자에서 우울증이 동반되면 알츠하이머병의 발병위 험이 증가한다고 보고됐다.

  조현병의 특징적인 증상은 알츠하이머병과 유사한 양상을 나타내는 경향이 있는데, 비슷한 병리(cerebral pathol- ogy)를 공유하는데 기인한다. 특히 내측변연병변(medial limbic lesion)의 구조적 이상은 망상, 환각, 무감동 등의 증 상을 유발하는 원인으로 보인다. 입원을 요하는 양극성장애가 1회 발생할 때마다 알츠하이머병 발병위험은 6% 정도 증가한다. 여기에는 아밀로이드베타(amyloid-beta, Aß) 병리나 후생유전학적 변화 (epigenetic change)가 관여하는 인자로 제시되고 있다.

알츠하이머병의 치료 전략 - Memantine 병용요법

  알츠하이머병의 치료 목표는 약물요법, 행동치료 등을 통해 증상을 완화함으로써 전형적인 질병 진행 추이를 늦추는 데 있다. 아직까지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생존 연장이나 완치는 불가능하지만, 병적 상태의 압축(compression of morbidity) 관점에서 중증 치매 기간을 1년 이내로 최소화 하자는 것이다. Memantine과 다른 약제를 병용하는 전략이 이에 도움을 줄 수 있다.

  2015년 유럽신경과학회 EFNS-ENS/EAN에서는 memantine과 아세틸콜린분해효소 억제제(acetylcholin- esterase inhibitor, AChEI) 병용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정식으로 발표했다. Memantine과 AChEI를 병용한 신뢰할 만한 4건의 임상을 메타분석한 결과, memantine 병용요법이 AChEI 단일요법 대비 전반적 임상평가(CIBIC-plus)에서 보다 유의한 개선 효과를 나타냈다. 인지기능 평가(ADAS-cog)에서는 4건 중 3건의 임상에서 memantine/AChEI 병용요법이 더 유의한 인지기능 향상을 보였다. 또한 memantine/AChEI 병용요법은 신경정신행동검사(NPI)도 단일요법 대비 효과적이었다. 두 군 간 중대한 이상사례 발생에는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신경정신증상에 대해 memantine/donepezil 병용요법 과 donepezil 단일요법을 평가한 연구에서는 memantine/donepezil 병용요법이 donepezil 단일요법 대비 NPI 점수를 유의하게 향상시켰다. 특히 초조/공격성, 과민/불안정,  식욕/식습관의 변화 영역에서 더 유의한 개선 효과를 보였다.

  Memantine은 AChEI와 작용기전이 다르므로 안전성 프로파일에 차이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FDA 이상사례보고 시스템(FDA Adverse Event Reporting System, FAERS)의 2005-2014년 자료 분석 결과, AChEI 제제는 신경계, 심혈관계, 위장관계, 호흡기계 관련 이상사례에 대해 경고가 표시됐다. 반면 memantine은 비뇨기계 한 영역에서만 주의가 필요하다고 보고됐다. 한편 JAMA (Tariot PN, et al. JAMA 2004)에 발표된 memantine/donepezil 병용요법과 donepezil 단일요법의 부작용 연구 결과에서는 두 군 간 이상사례 및 이상사례로 인한 약물중단에 유의한 차이를 나타내지 않았다.

  병용요법에서 혼동과 두통이 더 많이 발생했지만, 실제 임상에서는 드물게 나타나는 편이다. 반면 초조, 변실금은 오히려 병용요법에서 더 적게 보고됐다. 종합하면 memantine은 AChEI 제제 대비 안전성 측면에서 유의한 이점을 보이며, 특히 신경계, 심혈관계 관련 부작용이 적어 중등도 알츠하이머병 환자에게 안전한 대체 약물로 고려할 수 있다<그림>.

                                        그림. Memantine의 안전성 측면의 이점
                                    

Memantine의 작용기전 및 추가적 이점

Memantine은 NMDA 수용체 길항제이다. 알츠하이머 병이 진행되면 신경세포에서 글루타메이트를 과다 분비해 시냅스 후(post-synapse) 부위를 과활성화시켜 기억장애 를 유발한다. Memantine은 신경세포의 흥분성을 감소시키고 신경세포가 정상화되면 NMDA 수용체에서 가역적으로 분리돼 글루타메이트가 정상적으로 시냅스 장기강화(long- term potentiation, LTP)에 작용할 수 있게 한다.

  최근 전임상 랫트 모델에서 memantine이 신경인성 염증을 감소시키고 뇌유래신경영양인자(brain-derived neuro- trophic factor, BDNF)를 증가시켰다. 또한 아밀로이드베타 수치를 감소시키고 BACE1(β-site APP cleaving en- zyme 1) 수용체를 차단할 뿐만 아니라, 기억력 향상 효과도 보고되고 있다. 새로운 가설에서는 NMDA 수용체가 뇌하수체뿐만 아니라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에도 분포하기 때문에 memantine이 대사 장애에 대한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제시했다. 알츠하이머병의 병리적 측면에서도 대사 장애 및 염증과의 관련성을 강조하는 가설이 계속 논의되고 있어 memantine의 추가적 이점이 기대된다.

에빅사® 처방 가이드

에빅사®는 초회용량 5 mg으로 시작하고 일주일마다 5 mg씩 증량하여 20 mg을 유지용량으로 사용한다. 삼킴장애가 있는 중증 치매 환자에게는 경구 액상 제형을 사용할 수 있다. Memantine은 MMSE 20 이하이면서 치매척도검사에서 CDR 2-3점(또는 GDS 4-7점)인 중등도-중증 치매에 보험 급여가 인정된다. 6-12개월 간격으로 재평가해 지속투여 여부를 결정하며, 재평가에서 MMSE의 경우에는 20점을 초과해도 지속 투여를 인정한다. MMSE 10점 미만이고 CDR 3점(또는 GDS 6-7점)인 중증 치매인 경우 3년 간격으로 재평가할 수 있다.

요컨대 memantine과 AChEI 병용요법의 유효성은 많은 연구에서 보고되고 있다. 안전성 측면에서도 meman-tine 추가로 부작용이 유의하게 증가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memantine과 AChEI의 병용요법은 알츠하이머병 환자에 게 안전한 치료 대안으로 고려될 수 있다.

 

Panel Discussion

패널 (왼쪽부터 가나다순)강동우 가톨릭의대 교수(서울성모병원 정신과) / 오대종 서울의대 교수(보라매병원 정신과) / 왕성민 가톨릭의대 교수(여의도성모병원 정신과)
패널 (왼쪽부터 가나다순)강동우 가톨릭의대 교수(서울성모병원 정신과) / 오대종 서울의대 교수(보라매병원 정신과) / 왕성민 가톨릭의대 교수(여의도성모병원 정신과)

 

이창욱: 실제 임상에서 알츠하이머병 환자에게 memantine을 어떻게 적용하십니까?

왕성민: 알츠하이머병 진행 속도가 빠른 환자에서는 일단 donepezil, galantamine은 제외하고 memantine으로 전환해 추후 치료전략으로 병용요법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둡니다. 환자가 추체외로증상(extrapyramidal symptom, EPS)을 호소하는 경우에도 memantine 증량을 빠르게 시작하는 편입니다.

이창욱: Memantine의 부작용 경험이 있으십니까?

오대종: 임상에서 가장 많이 경험하는 부작용은 주간 졸음입니다. 앞서 언급하셨듯이 5 mg부터 야간에 복용하면 대체로 내약성이 나아집니다. 혼동과 같은 심각한 부작용은 굉장히 드물게 경험하고, 오히려 신경정신증상을 동반한 환자가 memantine으로 증상이 호전되기도 합니다.

강동우: AChEI 제제의 경우도 경도인지장애 환자에게 제한적으로 효과가 있다고 보고되어 있고, ApoE4+ 환자에서 보다 긍정적인 효과를 보인 무작위대조임상연구도 있습니다. Memantine도 AChEI와 같이 사용 경험이 풍부하므로 전단계(prodromal) 또는 경도 알츠하이머병 환자에서 먼저 유효성을 검증하여 유의성이 확인되면 전임상 연구로 넘어갈 수 있겠습니다.

이창욱: 문헌 보고에 의하면 AChEI 단일요법보다 memantine/AChEI 병용요법이 초조 등의 증상과 인지 기능 개선에 더 효과적이라고 합니다(Cummings JL, et al. Neurology 2006; Tariot PN, et al. JAMA 2004). 실제 어느 정도의 비율로 처방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왕성민: 저는 memantine 처방 환자 중 80% 정도가 병용요법이고, 나머지 20%는 단일요법을 처방합니다. 일단 memantine 단일요법으로 시작하고, 이후 효과가 충분하지 않을 때 다른 방법을 시도할 수 있도록 단계적으로 접근합니다. 예를 들어 1단계가 donepezil이면, 2단계는 memantine 단일요법, 3단계는 memantine과 donepezil의 병용요법, 4단계는 memantine 고용량과 donepezil의 병용요법 순으로 처방합니다.

이창욱: Memantine 병용요법은 임상적인 혜택이 크고 과학적 근거가 있지만, 아직 실제 임상에서는 병용 처방 빈도가 아주 높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Memantine 병용 요법의 유용성과 임상적용에 대한 경험을 공유해주신 여러 교수님께 감사드리며, 장기적인 치료가 필요한 치매 환자에게 memantine 병용요법을 다양하게 적용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정리- 메디컬라이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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