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병원 김정한 교수팀, 최근 10년간 간경변 분석 결과 발표
최근 대한의학회지(JKMS) 게재

[메디칼업저버 박선재 기자] 지난 10년 동안 만성 B형 간염(HBV)과 관련된 간경변(간경화)은 감소했지만, 알코올과 관련된 간경변은 증가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이 연구는 건국대병원 김정한 교수(소화기내과) 연구팀이 진행한 것으로, 최근 대한의학회지(JKMS) 5월 10일 온라인에 게재됐다. 

B형 간염은 간경변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최근엔 알코올과 관련된 간질환이 증가하면서 경고음을 울리고 있다. 문제는 관련 연구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이에 김 교수팀은 2008년~2017년 국내 6개 대학병원에서 간경화로 진단된 환자의 임상기록 1만 6888개를 후향적으로 분석했다. 연속변수는 선형회구분석(B), 비연속변수는 포아송회귀분석 지수화된 계수(Exp[B])로 평가했다.

연구결과 기존의 생각을 바꿔야 하는 결과값이 도출됐다. B형 간염은 감소하고, 알코올과 관련된 간경화가 증가한 것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2017년 B형 간염은 감소하는(Exp[B]=0.975, P<0.001) 추세였지만, 알코올과 관련된 간경변(간경화)은 증가했다(Exp[B]=1.013, P=0.003). 또 B형 간염 치료율이 증가함(72.60%→87.3%)에 따라 간기능 개선도 개선되는 추세를 보였다(MELD-Na score 13.48→10.69). 

또 알코올 그룹이 B형간염 그룹보다 불량한 간기능(Child-Pugh, MELD score)을 보였고, 악화되는 경향을 보였다.

이외에도 절반 이상에서 비대상성 간경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식도정맥류 출혈(12.3%→7.7%), 심각한 복수(7.8%→4.1%), 간성뇌증 발생(1.0%→0.5%)과 자발성 세균 복막염(1.9%→1.1%)은 감소(P< 0.05  모두)했다는 것도 알아냈다. 

"바이러스성 간염에 쏟았던 관심을 알코올성 간염에 쏟아야 할 때"
건국대병원 소화기내과 김정한 교수

 

건국대병원 소화기내과 김정한 교수
건국대병원 소화기내과 김정한 교수

- 이번 연구 결과로 우리가 읽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그동안 우리나라 간경변의 원인 중 부동의 1위는 B형 간염이었다. B형 간염은 완치제는 없지만 바이러스 활동을 억제하는 치료제는 있다. 이를 통해 간의 손상과 악화를 막을 수 있다. 또 젊은 세대는 예방접종을 받은 세대라 앞으로도 간경변의 신규 발생은 꾸준히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알코올은 금주가 가장 중요한 예방이자 치료인데 우리나라는 음주에 대해 관대한 나라로 음주량도 세계적으로 높은 편에 속한다. 따라서 꾸준히 새로운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간경변 환자 수가 증가한다기보다는 전체 간경변에서 비율이 증가하는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 

알코올성 간경변은 금주가 예방이자 치료다. 그동안 바이러스성 간염에 의한 간경변에 쏠렸던 관심을 알코올성 간경변에도 쏟을 필요가 있다. 더구나 음주는 간질환 이외에도 다른 질환 및 경제 사회적 문제를 야기한다. 국가적 관심과 대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B형 간염과 관련된 간경변이 줄어든 이유는? 

이 부분의 해석을 조심할 필요가 있다. 아직 다른 빅데이터 분석에서는 국내 간경변의 원인은 B형 간염이 1위다. 즉, 항바이러스 치료로 추가 악화 없이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대학병원이 아닌 일반 병의원에서 관리 중인 환자 수가 상당하고 생존율이 높아 앞으로도 전체 수는 크게 감소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단지 신규 발생이 과거보다 줄었다고 봐야 하는데, 앞서 밝힌 대로 예방접종과 항바이러스 치료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생각한다.

건국대병원 소화기내과 김정한 교수
건국대병원 소화기내과 김정한 교수

- 알코올과 관련된 간질환이 증가하고 있어 정부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간경변으로 진행하기 전에 막기만 해도, 늦어도 간경변 초기에 금주를 할 수 있다면 환자 자신의 건강을 지키고 사회경제적인 손실을 막을 수 있다.

우리나라는 음주에 대해 관대한 문화다. 이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와 교육, 인식 개선, 제도적 보완이 필요한데 이런 부분에서 정책적인 성과가 부족하다.

대표적으로 범죄 행위에 대해 음주상태인 경우 심신미약으로 벌을 경감시키는 경우가 종종 있다. 경험적으로 상태가 나쁜 알코올성 간경변 환자는 가족과의 유대관계가 깨져 있는 경우를 많이 본다. 환자 본인만이 아니라 가족에게도 고통인 셈이다. 

- 연구에는 6개 대학병원만 참여했다. 따라서 이들의 상태가 더 심각할 수 있고, 연구의 결과값에도 영향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중요한 지적이다. 아직 빅데이터 분석에서는 B형 간염이 여전히 원인 질환 1위지만 대학병원에 찾아오는 환자들은 상태가 나쁜 환자일 가능성이 많다. 이는 알코올성 간경변 환자의 상태가 나쁜 상태에서야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고, 일반 병의원에서 치료하기 힘든 경우가 많은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따라서 이번 연구결과에서 알코올성 간경변 환자의 비율이 증가하는 것은 중증도와 연결해 해석해야 한다. 알코올성 간경변 환자가 신규 환자 비율도 높고 중증도도 높다. B형간염 간경변 환자들과 비교했을 때 추적관리가 되지 않는 환자, 상대적으로 높은 사망율을 고려하면 실제 누적 환자 수는 더 높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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