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나영 용인세브란스 교수, 뇌 신경해부학적 특성 통해 연구
뇌 과학 분야 국제저널 'Molecular Psychiatry'에 최근 게재

용인세브란스병원 재활의학과 김나영 교수.
용인세브란스병원 재활의학과 김나영 교수.

[메디칼업저버 정윤식 기자] 용인세브란스병원 김나영 교수(재활의학과)는 최근 하버드의대 Michael Fox 박사(신경과)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환각을 유발하는 뇌 병변과 관련된 뇌 신경망을 규명했다고 6일 밝혔다.

환각은 외부 자극이 없는 상태에서 감각을 지각하는 현상으로 시각, 청각, 후각 등 다양한 감각 영역에서 나타날 수 있다. 

신경학적, 정신과적 질환을 비롯한 여러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데 환각 증상의 원인이 되는 뇌 영역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뚜렷하게 밝혀진 바가 없어 치료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김 교수팀은 환각과 관련된 뇌 연결망을 규명하기 위해 뇌 손상 발생 후 환각을 경험한 1126건의 증례들 중 뇌 손상과 환각과의 인과관계가 명확해 뇌 병변을 정확히 특정할 수 있는 89건의 증례를 선별했다. 

수집된 뇌 병변의 위치를 정상인 1000명의 기능적 뇌 자기공명영상 자료와 융합해 감각 영역과 상관없이 환각을 유발하는 뇌 병변들의 공통점을 분석했고, 시각 및 청각적 환각을 유발하는 병변들 사이의 차이를 비교했다.

연구 결과 환각을 유발하는 병변은 시각, 청각, 후각 등 환각이 유발된 감각의 특성과 상관없이 공통적으로 소뇌 및 우측 위측두엽과 강한 상관성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분석을 통해 환각을 유발하는 병변은 해부학적으로는 전혀 연관돼 있지 않은 뇌 영역에 위치한 것처럼 보이지만, 기능적으로는 서로 연결된 특정 뇌 연결망 내에 위치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소뇌를 중심으로 하는 뇌 연결망(A)과 우측 위측두엽을 중심으로 하는 뇌 연결망(B)은 서로 겹치는 부분이 있으며(C), 환각을 유발하는 병변들 중 대부분이 소뇌 및 우측 위측두엽을 중심으로 뇌 연결망에 위치하는 것이 확인됐다(D).
소뇌를 중심으로 하는 뇌 연결망(A)과 우측 위측두엽을 중심으로 하는 뇌 연결망(B)은 서로 겹치는 부분이 있으며(C), 환각을 유발하는 병변들 중 대부분이 소뇌 및 우측 위측두엽을 중심으로 뇌 연결망에 위치하는 것이 확인됐다(D).

아울러 연구팀은 환각이 나타나는 각기 다른 감각 영역에 따라 소뇌 및 우측 위측두엽 외에 추가적으로 다른 뇌 영역과 연결성을 보이는 것을 확인했다. 

시각적 환각을 유발하는 병변들은 시각 처리의 중계소로 알려진 외측 슬상핵과, 청각적 환각을 유발하는 병변들은 소뇌의 치상핵과 강한 연결성을 보였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환각이 발생한 환자들이 공통적으로 손상됐다고 추정되는 뇌 영역을 밝힘으로써 환각과 관련 있는 뇌 연결망을 규명했다"며 "뇌 자극 치료, 바이오피드백 등 뇌 연결망의 조절을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치료법의 치료적 타깃을 설정하는 근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뇌 과학 분야의 저명한 국제 저널인 'Molecular Psychiatry(IF 12.384)' 4월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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