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보건산업진흥원, 2020년 의료 해외진출 현황 분석
의료면허 인정되는 중국·베트남 진출이 절반 이상
소규모 의료기관 진출 활발? "경쟁 심화에 따른 수익성 하락"

출처 :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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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김나현 기자] 우리나라의 성형·치과 분야 의원급 의료기관이 해외시장 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코로나19(COVID-19) 확산에도 우리나라의 의료 해외진출은 증가세를 보였고, 앞으로는 한방 등 공급과잉이 추계되는 분야도 진출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러한 내용은 최근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의료해외진출단이 발간한 '2020년 의료 해외진출 현황 분석' 보고서에 담겼다.

정부는 2016년 6월 '의료 해외진출 및 외국인환자 유치 지원에 관한 법률'이 시행된 이후 의료 해외진출 신고제를 운영하고 있다.

이는 해외진출 의료기관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향후 지원방안을 수립하기 위한 제도이며 의료기관의 정보를 개설자가 의무신고해야 한다.

 

91건 중 69건이 서울, 경기 등 수도권 의료기관

성형·치과가 진료과목의 49%...2019년부터 큰 폭 증가

보고서에 따르면 의료해외진출법 시행 이후 2016년 말까지 10건(11%), 2017년 14건(15.4%), 2018년 20건(22%), 2019년 22건(24.2%), 2020년 25건(27.5%) 등 총 91개의 프로젝트가 접수됐다.

의료해외진출법 시행 이후 신고 현황
의료해외진출법 시행 이후 신고 현황

지역별로 살펴보면 수도권 소재 의료기관의 등록건수가 특히 높았다.

수도권 지역(서울, 경기)의 의료기관에서 신고 등록된 건수는 69건(75.8%), 비수도권 의료기관에서 등록된 건수는 22건(24.2%)이었다.

지난해만 놓고 봐도 수도권 소재 의료기관 해외진출 건수는 22건(88%)인 반면, 비수도권은 3건(12%)으로 수도권이 훨씬 많았다.

특히 비수도권 소재 의료기관의 해외진출 신고건수에 비해, 수도권 소재 의료기관의 진출 신고건수는 2016년 6건, 2017년 7건, 2018년 15건, 2019년 19건, 2020년 22건으로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보고서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 "국내 의료기관 수도권 쏠림현상인 70%보다 다소 높다. 주요 진출과목인 성형·피부과의 비중이 높은 지역이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실제로 진출 진료과목으로 신고 접수된 현황에 따르면, 성형이 26건(28.6%)으로 가장 많았다.

진료과목별 신고 현황
진료과목별 신고 현황

그 다음으로는 치과 19건(20.9%), 종합진료와 일반외과가 각각 6건(6.6%) 순이었다. 조사된 16개 진출 의료과목 중에서 성형과 치과를 제외한 모든 진료과목은 고른 진출 양상을 보였다.

다만 보고서는 코로나19 이후 방역 및 원격진료에 대한 글로벌 헬스케어 시장의 변화에 따라 다양한 진료과목별 진출 유형이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 지난해 코로나19가 발생한 이후 진단분야와 방역과 관련된 해외진출이 증가 추이를 보이고 있다.

91건의 전체 등록기관을 의료기관 종별로 살펴보면 의원이 36건(39.6%)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병원이 15건(16.5%), 치과의원 13건(14.3%), 상급종합병원 11건(12.1%), 치과병원 6건(6.6%), 한방병원 4건(4.4%), 종합병원 4건(4.4%) 순이었다.

특히 최근 3개년 의료기관 종류를 살펴보면 2018년도에는 치과의원이 의원보다 많았지만, 2019년 이후부터 의원급 진출이 꾸준히 늘어났다.

보고서는 "소규모 의원급의 진출이 활발하다. 국내 중소형 의료기관 경쟁심화에 따른 수익성 하락을 타개하기 위함과 관련이 있어보인다"라고 분석했다.

 

진출형태는 운영컨설팅, 종사자 파견, 의료기관 개설 등

"치과와 한방, 국내 공급과잉 예상...향후 진출 수요 증가할 것"

91건 중 진출한 국가 수는 총 20개국이었으며, 진출 국가 또한 다양했다.

의료 해외진출이 가장 많았던 국가는 중국 42건(46.2%)이었으며, 베트남이 10건(11%)으로 뒤를 이었다. 이어 카자흐스탄 7건, 몽골 6건, UAE 4건, 태국 3건 순이었다.

중국에서는 운영컨설팅이 16건, 보건의료인 등 종사자파견이 14건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보고서는 "중국과 베트남이 전체의 약 57%를 차지해 국내 의료면허가 인정되는 국가에 편중이 심화됐다"며 "한국 의료에 대한 관심 및 평가를 고려해보면 향후 다양한 국가로의 해외 진출을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신고 등록한 전체 해외진출 프로젝트 91건을 형태별로 살펴봐도 운영컨설팅이 28건(30.8%)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는 국외 의료기관의 운영에 대한 컨설팅을 제공하고, 그 대가로 수수료를 수령하는 형태다.

다음으로는 국외 의료기관 개설·운영이 26건(28.6%), 보건의료인 등 종사자 파견이 22건(24.2%), 수탁운영 7건(7.7%) 순으로 많았다. 

이러한 진출형태는 의료기관의 개설 및 운영 전 위험요소를 줄이고, 안정적으로 진출하기 위한 방안이라는 것이 보고서의 분석이다.

또한 의료 해외진출 신고제의 법제화 이후 의료기관의 해외진출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국내 공급과잉이 예상되는 치과와 한방 등 진료과목과 의료인력의 해외진출은 점진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포화상태에 이른 국내를 벗어나 해외시장 진출 수요가 증가된다"고 전했다.

통계에 따르면 2035년 치과의사는 5803~6114명, 한의사는 1343~1751명이 초과돼 공급과잉으로 추계된다.

보고서는 "의료산업의 특수성을 감안해 직접 투자에 대한 현장의 애로사항을 해결하고 해외 의료사업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며 "의료기관 해외진출 지원정책에 대한 개선 노력이 지속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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