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 특허침해 소송 이용 제네릭 판매 방해 행위 과징금
"다국적사 중심으로 긴장해야" VS "굉장히 드문 일, 흔하지 않아"

이미지출처: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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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정윤식 기자] 최근 대웅제약이 경쟁 제약사의 제네릭 판매를 방해했다는 이유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을 부과받은 가운데 업계에 같은 사례가 있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다국적제약사 위주로 동일한 제재를 받을만한 경우가 또 있다는 예측을 하고 있지만, 기업 문화가 국내사와 다소 다른 다국적사에서 흔하게 발생하는 일이 아니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반대로 국내사에서 비슷한 불공정 이슈가 있을 가능성 또한 높지 않아 크게 긴장할 일이 아니라는 주장까지 나온다.

공정위는 최근 대웅제약이 특허권을 남용해 경쟁사의 제네릭 판매를 방해했다며과징금 22억 9700만원을 부과하고 검찰에 고발한다고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알비스의 특허권자인 대웅제약은 파비스제약의 제네릭이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인지했음에도 2014년 12월 특허권침해금지 가처분 소송을 냈다. 

이를 두고 공정위는 특허 침해 여부와 관계없이 일단 소송을 제기해 제품 이미지에 타격을 주려는 의도였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대웅제약은 특허 침해를 입증하지 못하고 2015년 5월에 패소했다.

또 대웅제약이 후속 제품인 알비스D 특허출원 당시 데이터를 조작해 특허를 출원한 후 안국약품의 제네릭 판매와 시장 안착을 방해하기 위해 2016년 12월 특허침해금지 소송을 제기했다는 게 공정위의 판단이다.

이번 공정위 과징금 부과와 검찰 고발 결정은 부당한 특허소송을 제기해 경쟁사의 거래를 방해한 행위를 최초로 제재한 사례다.

아울러 공정위는 제약업계뿐만 아니라 특허와 관련성이 높은 업종을 중심으로 특허권 남용행위 감시를 강화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소송 자체는 빈번…대웅제약 사례 흔한 일 아냐
특허쟁송 위축되거나 문제 삼는 분위기 옳지 않아 

이는 자연스럽게 비슷한 혐의로 제재를 받는 제약사가 또 나타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로 이어진다.

이와 관련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사보다 상대적으로 오리지널을 많이 보유한 다국적사에서 유사한 사례가 더 많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이번 공정위의 결정으로 국내사보다 오리지널을 많이 보유해 방어할 것이 많은 다국적사의 소송들이 의심받을 수 있다"며 "비슷한 경우가 없으리란 법은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공정위가 지난 2017년 제약사를 상대로 특허권 남용 조사를 실시한 바 있는데 당시 다국적사도 여럿 포함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특허쟁송 자체는 흔한 일이고 다국적사와 국내사의 기업 문화는 다른 점이 많아 예상보다 유사 사례가 없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한 제약사 임원은 "다국적사는 소수 경영진의 일방적인 지시로 회사 전체의 의사결정을 신속히 진행하긴 힘든 구조"라며 "만에 하나 특허 관련 불공정 이슈가 추가로 밝혀진다면 국내사에서 나올 가능성이 조금 더 높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단지 국내사는 오리지널이 많지 않고 경쟁사의 시장 진입을 적극적으로 방해 할 정도로 위험을 감수할 곳이 얼마나 있을지 의문이라는 점에서 다국적사뿐만 아니라 국내사에도 흔한 일은 아닐 것"이라고 부연했다.

특히 이번 사례를 업계 전체에 만연한 일로 볼 게 아니라, 일부 극소수의 제약사에서 매우 드물게 벌어진 특별한 일탈 사례로 봐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는 "앞으로 공정위의 조사를 통해 아무도 모르는 새로운 사실이 밝혀질 수도 있지만 이번 사례는 수많은 특허쟁송에서도 매우 드물게 일어나는, 흔하지 않은 일이라고 본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대웅제약 사례를 계기로 정당한 특허 공방이 위축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한 국내제약사 관계자는 "제네릭 시장 진입을 목표로 하는 제약사를 상대로 정당한 방법을 통해 특허권을 방어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특허권을 가진 회사 입장에서는 특허의 생명력을 유지하는 게 관건이다. 이는 회사의 흥망이 걸린 일이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상도의를 지나치게 벗어나거나 고의성이 있다면 문제가 되겠지만 공정위가 제약업계 전체를 위축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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