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고객 활용 마케팅 1. 광고모델


"우리 병원은 마케팅을 펼칠만한 인력이 없고, 예산도 없어요. 그래서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있어요."
혹시 이렇게 말하는 병원이 있다면, 생각을 조금 바꾸라는 조언을 던질 수 있다. 병원은 우수한 전문인력들이 많이 모인 공간으로, 내부고객을 잘 활용하면 충분히 아이디어를 얻어 마케팅 활동을 펼칠 수 있기 때문이다.

광고모델, 동문, 지인 진료 연결 등 4차례에 걸쳐 내부고객을 활용한 병원 마케팅 사례에 대해 알아본다.


이대여성암전문병원 모델로 선정돼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마취통증의학과 우재희 전공의.



"지하철 2호선 환승하다 보니까 너같은 얼굴이 있더라. 자세히 보니까 흰 가운에 이름도 써져 있어서 넌 줄 알았다. 광고모델로 나선거야?"

이대목동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우재희 전공의는 요즘 종종 이런 전화를 받는다. 이대여성암전문병원 모델로 선발돼 지하철 100여 곳에 자신의 얼굴이 담긴 광고가 배치돼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병원 홈페이지나 브로셔, 포스터, 전단지 등에도 그녀의 얼굴을 볼 수 있다. 우 전공의는 "처음에는 이렇게 광고를 많이 진행할 줄 모르고 시작했는데 많이 알아봐주고 있다"며 "병원 이미지에 도움이 되고, 환자 홍보에도 효과적이라 생각하니 기분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내부 직원을 광고모델로 선정하게 된 계기는 홍보과의 아이디어. 기업에서는 유명 연예인은 물론 내부 직원을 광고모델로 선정하는 사례가 종종 있지만, 병원 광고는 대체로 원장이나 주요 의료진 위주로 만들어지는 똑같은 틀을 탈피하고 싶다는 이유에서다.

기업 임원 출신이기도 한 이길수 홍보과장은 "여성암전문병원 개원 홍보 전략을 마련할 때 기존의 다른 병원들이 하던 병원 전경, 의료진 단체 사진만 넣는 광고가 아닌, 색다르고 효율적 마케팅을 펼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원 전 우선 다양한 이들의 추천을 통해 후보사진을 받은 것부터 시작했다. 홍보과에서 몇 명을 직접 대면해 보고 홍보전략과 이미지가 맞는 후보 3명을 뽑은 다음, 사진 테스트를 거쳐 우재희 전공의를 최종 선정했다. 이 과장은 "모델은 단순히 얼굴이 예쁘다고 선정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지가 중요하다"며 "친근하고 편안한 이미지에 더해 새롭게 성장하는 느낌을 중시했으며, 시선을 끌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으로 모델을 활용했다"고 덧붙였다.

내부고객을 광고모델로 활용할 때 장점은 우선 모델료가 거의 들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본인에게 높은 소속감과 자긍심을 심어줄 수 있다. 우 전공의는 "광고모델 선정을 통해 병원은 물론, 환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더욱 노력하게 됐다"고 피력했다.

게다가 내부적으로 일부 뒤따랐던 여성암전문병원에 대한 반대의견을 잠재우고, 개원에 대한 내부 홍보가 됐다. 직원들 사이에서 광고모델이 누가 될지에 대해 연일 화제거리에 오르기도 했다. 이같은 장점을 살려 얼마전 오픈한 로봇내시경수술센터에 대해서도 로봇수술에 있어 차별화된 업적이나 적합한 이미지를 가진 광고모델을 내부에서 선정할 계획이다.

사실 아직까지 병원계에서는 병원장, 센터장 등을 내세워 홍보하는 것에 주력하는 분위기가 대다수다. 병원 명칭 변경을 계획하고 있는 한 병원의 경우 명칭 변경과 함께 내부 의료진을 광고모델로 선정하는 시도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내부고객을 광고모델로 선정해 보고 싶다면, 어떤 점을 가장 유의해야 할까. 우선 홍보하고자 하는 전략과 콘셉트를 명확하게 하고, 그에 따른 이미지에 적합한지 맞춰나가야 한다. 중요한 것은 광고 자체가 아닌, 전략에 따라 광고가 진행되도록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일회성에 그치면 모델의 활용도는 물론, 지속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다양한 방법으로 광고를 노출시킬 방법을 찾아야 한다. 단, 통일성과 일관성을 갖추기 위해 동일 모델을 통해 동일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무엇보다 광고홍보 담당자의 뚜렷한 주관이 필요하다. 이 과장은 "원장이 찍어주는 사람을 고르거나 센터장에 치우치지 말고, 직접 사진 촬영해 보면서 결과를 살펴보라"며 "차별화된 업적이나 적합한 이미지를 가진 사람을 선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