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존스홉킨스대 연구팀, 연구 결과 2일 BMJ에 게재

[메디칼업저버 주윤지 기자] 연구논문 최대 생산국인 중국에서 불필요한 스타틴 임상시험으로 수천 건의 심장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미국 존스홉킨스대 연구팀에 따르면 중국 내 스타틴 임상시험 중 2000개가량은 중복되는 연구였고, 이런 불필요한 연구에서 약 600건의 예방 가능한 사망사건이 발생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 2일 의학저널 The BMJ에 게재됐다. 

연구를 진행한 유안시 지아·케렌 로빈슨(Yuanxi Jia·Karen A Robinson) 박사·교수팀은 "중복되는 임상시험은 자원을 낭비한다"면서 "또한 특정 치료제와 위약을 비교하는 임상시험에서 위약군에 속한 환자는 입증된 치료제의 혜택을 받지 못해 해로운 결과를 감수해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중국에서 임상시험 중복성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어 우려된다"면서 "2008년 주요 국제 스타틴 가이드라인은 모든 관상동맥질환 환자에 스타틴을 권고했지만, 중국 내 관련 불필요한 연구가 2000개 이상 실시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중복되는 임상시험으로부터 환자를 보호하기 위한 긴급한 개혁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사진 출처: 포토파크닷컴
사진 출처: 포토파크닷컴

미국심장학회(AHA), 유럽심장학회(ESC) 등 주요 학회들은 2008년부터 관상동맥질환에 스타틴을 강한 근거 수준으로 권고해 스타틴은 관상동맥질환에 효과적이고 안전한 치료제로 확립됐다. 

하지만 이번 연구팀에 따르면 이런 강한 권고들에 불구하고 관상동맥질환 환자 인구에 스타틴의 효과를 검토하는 연구들이 꾸준히 진행됐다.

특히 불필요한 스타틴 연구는 중국 내에서 많이 진행됐는데, 여태까지 중복 스타틴 연구가 환자의 임상 예후에 미치는 영향은 검토되지 않았다. 

이에 미국 존스홉킨스대 연구팀은 단면조사연구(cross-sectional study)를 통해 중복 연구가 제기하는 위험과 전반적인 영향을 검토했다. 

"중복 연구"는 2008년부터 시작되거나 2008년 이후 환자를 지속 등록한 무작위 대조군 연구로 정의됐다. 2008년을 기준으로 삼은 이유는 주요 국제 가이드라인들이 그때부터 스타틴을 모든 관상동맥질환에 권고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중복 연구에서 위약군으로 배정돼 스타틴 치료를 받지 못했지만, 스타틴 치료를 받았으면 예방할 수 있는 MACE 사건을 평가했다. 연구팀은 결국 관상동맥질환 환자 약 25만명을 포함한 무작위 임상시험 2577개를 검토했다. 

검토 결과, 2008년부터 2019년까지 확인된 중복 연구는 2045개, 이 중 위약군(스타틴 치료를 받지 못한 환자)이 약 10만명에 달했다.

중복 연구를 종합 분석 결과, 추가 MACE 발생건은 약 3470건으로 이 중 사망한 환자는 약 560명으로 나타났다. 

또한, 예방 가능한 심근경색 사례 973건과 뇌졸중 사건 161건이 발생했고, 혈관재생술이 필요한 환자 83명, 심부전 환자 398명, 재발성 또는 악화된 협심증 환자 1197명이 확인됐다. 

이에 연구팀은 "중복 스타틴 연구 2000개에서 약 600건의 사망 사건을 포함한 3000건의 MACE 사건이 추가로 발생했다"면서 "중복 연구의 규모에 따라 환자를 보호하기 위한 개혁이 시급하다"고 연구논문을 통해 피력했다. 

또 "연구진이 기존의 임상 근거를 간과하면 이전 연구에서 이미 해결된 의문을 풀기 위해 불필요한 신규 임상시험을 시작할 수 있지만 공정성을 확립하지 못한 이런 임상시험은 자원을 낭비하고 환자를 위험에 빠뜨리기 때문에 부적절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연구팀은 어떠한 약물을 위약과 대비하는 임상시험은 확립된 치료제가 없는 질병에 허용되기 때문에 불필요한 중복 연구를 줄여야 한다며, 특정 환자를 효과적인 치료제로부터 배제하는 임상시험은 윤리 원칙을 위반하는 것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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