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5년 최장수 병원의 디테일한 경영 이야기
이철 前 의료원장이 밝히는 세브란스 성공 비결

[메디칼업저버 정윤식 기자] 연세의료원과 세브란스병원 확장기 14년간(1997~2014년) 병원장과 의료원장 등을 맡아 세브란스의 성장기를 이끈 이철 하나로의료재단 총괄원장이 세브란스의 크고 작은 변화와 혁신을 통해 국가고객만족도 1위 병원으로 도약한 이야기를 담은 '세브란스 인사이드'를 출간했다.  

저자는 연세의료원 기획조정실장, 세브란스병원장, 연세의료원장 등을 역임하는 동안 직원수 1만여 명, 1년 예산 3조 원에 육박하는 거대 병원살림을 성공적으로 이끈 경험을 아홉 가지 경영철학으로 정리했다. 

즉, 기업 소유도 아니고 국립병원도 아닌 세브란스병원이 전문경영인 없이 교직원들 스스로 병원을 운영하면서 국내 최장수 병원으로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을 담은 것이다.

저자는 인큐베이터에서의 미숙아 신생아 집중치료를 국내에 도입한 1세대 신생아진료 세부전문의이지만, 세브란스병원과 연세의료원 CEO로서 활동한 14년간 병원 현장에서 디테일 경영을 몸소 실천한 현장행정 전문가이기도 하다.

또한 손씻기 정착을 위해 직접 연극까지 하며 환자안전을 최우선으로 감염관리 기본원칙을 솔선수범했고, 20년 전 신생아 호흡부전 치료제를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세브란스 특허박람회'를 병원계 최초로 개최한 산학협동 선구자이다.

아울러 '세브란스 후원의 밤'을 통해 하룻저녁에 120억원의 기부약정을 이룬 기부모금 기획자, 환자경험 개념을 병원경영에 도입해 10년 연속 국가고객만족도 1위에 밑거름을 한 고객만족 경영자, 'Mini-MBA' 등을 통해 교직원들에게 주인의식을 갖고 병원경영에 참여하도록 만든 헬퍼이다.

특히, 싱가포르의 자본개방형 병원으로부터 미래 병원에 대한 비전을 얻은 저자는 새 병원 로비에 카페 등 환자편의시설을 대거 입점한 이야기도 책에 담았다.

이 책은 세브란스병원을 운영하며 작은 변화로부터 커다란 변화를 이끌어낸 많은 사례들을 소개하고 있다. 

한 예로, 논문 쓰기에만 열중하고 특허절차에는 어두운 교수들을 돕기 위해 의료원 연구처가 교수들 대신 특허출원 절차를 대행하도록 했다.

그러자 한 해에 57건에 불과했던 특허출원이 141건으로 증가했고, 이렇게 병원 내에 새로운 의료기술이 쌓여가자 기업과의 기술 공유를 적극적으로 시도하게 되는 일이 많아졌다.

이후 세브란스의 기술이전 수입은 1억원에서 22억원으로 늘어났다는 게 저자의 자랑거리다.

이 외에도 환자보호자들의 수고를 덜어준 '원무매니저' 제도, 환자들의 기다림을 달래준 '세브란스올레', 환자들의 마음을 위로해준 '수술 전 기도하는 의사' 등 세브란스에서만 만날 수 있었던 경영 노하우가 상세히 수록됐다.

저자는 "변화는 크고 어려운 것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작고 쉬운 것으로부터 한 걸음씩 나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저자는 경기고등학교 졸업 후 연세의대 학사, 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 목회학 석사, 연세대학원 의학박사, 대한신생아학회장, 대한병원협회 부회장, 미국 브라운대학 Women & Infants Hospital 전임의 등을 거쳤으며 정년퇴임 후 현재까지 하나로의료재단 총괄원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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