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중환자실에서 한 달간 집중치료받아…동맥관 수술 성공하고 출생 체중보다 500g 늘어

브라이언 올굿 육군 병원 이송팀이 서울성모병원 신생아중환자실과 협력해 초극소 미숙아로 태어난 네히미아를 이송하고 있다.
▲브라이언 올굿 육군 병원 이송팀이 서울성모병원 신생아중환자실과 협력해 초극소 미숙아로 태어난 네히미아를 이송하고 있다.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에서 태어난 초극소 미숙아가 신생아중환자실(NICU)에서 한 달 동안 집중 치료를 받고 미국 하와이병원으로 이송됐다.

서울성모병원은 코로나19(COVID-19) 상황 속에서 한국과 미국 의료진이 긴밀한 소통과 협력, 공조를 통해 몸무게 840g으로 태어난 초극소 미숙아 네히미아 밀러(Nehemiah Miller)를 성공적으로 미국으로 이송했다고 12일 밝혔다. 

주한 미군 자녀인 네히미아는 지난 8월 17일, 임신 25주 2일 만에 서울성모병원에서 태어났다. 조산아로 태어난 네히미아는 곧바로 신생아중환자실로 옮겨졌다. 출산 당시 체중이 1000g 미만인 초극소 저체중 출생아였다.

네히미아는 태내 심박수 감소 소견을 보여 응급 제왕절개수술을 통해 출생했다. 태어날 당시 울음이나 활동성이 없어 기도 삽관을 시행하고, 계면활성제 투여 후 신생아집중치료실로 입실해 고빈도 환기요법으로 기계 환기 치료를 시작했다. 

840g으로 태어난 네히미아는 피부가 연약하고 부종도 심해 가벼운 처치를 할 때도 매우 조심해야 했다. 혈압을 유지하고 영양을 공급하기 위한 수액과 여러 약제를 투여하기 위해 제대 정맥 카테터와 말초 정맥 혈관을 확보했다.

특히 네히미아는 초극소 미숙아에게 발생하는 '동맥관 개존증'을 치료하기 위해 동맥관이 닫히는 수술도 받았다. 자궁에는 태아의 혈액 순환을 위해 대동맥과 폐동맥 사이를 연결하는 동맥관이 있는데, 정상 분만의 경우 출생 후 태아 혈액순환에서 신생아 혈액순환으로 바뀌면서 동맥관이 자연스럽게 닫히지만 미숙아는 출생 후에도 동맥관이 열려 있다. 이를 동맥관 개존증이라고 한다.

한 달간 집중치료 덕분에 네히미아는 1326g으로, 출생 체중보다 500g 가까이 체중이 늘었다. 동맥관 개존증 수술 후 혈압을 목표 범위로 유지하기 위한 승압제 소량과 항생제를 투여받고 있었지만, 활력징후도 안정적이고 활동성도 많이 호전된 상태였다. 고빈도 환기요법도 완료했고, 점차적으로 호흡 보조 강도도 낮출 것을 계획하던 차였다.

네히미아는 아버지의 근무지가 하와이 호놀룰루로 변경되면서 지난 9월 17일 오산공군기지에서 KC-135를 타고 미국으로 이송됐다. 네히미아는 하와이 호놀룰루에 위치한 트리플러 육군병원에서 장기적인 치료를 받게 됐다.

이송 당일 신생아 이송 시스템(NTS)이 갖춰진 앰뷸런스가 서울성모병원에 도착했고, 미군 평택 캠프 험프리스 기지에 위치한 브라이언 올굿 육군 병원의 이송팀은 네히미아를 태우고 오산공군기지로 향했다. 미군 신생아 중환자 의료 서비스 항공후송팀은 이송 중 아이의 상태를 면밀히 관찰했다. 

주치의였던 서울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성인경 교수(가톨릭산모·신생아집중치료센터소장)와 염숙경 교수는 "안전한 이송을 위해 애써준 모든 분께 감사한 마음이다"며 "네히미아가 잘 성장해 부모님 품으로 웃으며 돌아갈 수 있는 날이 오길 서울성모병원 NICU 의료진이 모두 한 마음으로 소망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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