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LEEP 2020] 캐나다 연구팀, 5525명 대상으로 수면패턴·정신건강 설문조사 진행
수면장애 비율, 코로나19 사태 전 36%→후 51%…수면 질 악화 경험한 비율은 17.5%

▲미국수면학회 연례학술대회(SLEEP 2020) 홈페이지 캡처.
▲미국수면학회 연례학술대회(SLEEP 2020) 홈페이지 캡처.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코로나19(COVID-19) 대유행이 사람들의 수면패턴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된다. 

캐나다인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사태 전후 수면패턴 및 정신건강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2명 중 1명은 코로나19 대유행 기간에 심각한 수면장애를 겪었다고 답했다. 이는 코로나19 사태 전 수면장애가 있었다고 답한  비율보다 증가한 수치다.

캐나다 오타와대학 Rebecca Robillard 교수는 이번 결과를 지난달 27~30일 온라인으로 개최된 미국수면학회 연례학술대회(SEELP 2020)에서 발표했다. 

설문조사에는 4월 3일~6월 24일에 16~95세 캐나다인 5525명이 참여했다. 참여자들의 평균 나이는 55세였고 67%가 여성이었으며 64%는 미성년자였다. 교대 근무자와 30일 동안 시차가 있는 지역에 방문한 사람들은 설문조사에서 제외했다. 

코로나19 사태 전 수면 개시 또는 유지장애가 있거나 너무 일찍 깨는 등 수면장애를 겪었다고 답한 비율은 36%였지만, 대유행 기간에는 51%로 증가했다. 게다가 전체 응답자의 8%는 코로나19 사태 후 수면제 복용 빈도가 늘었다고 답했다.

'피처버그 수면의 질 평가척도(Pittsburgh Sleep Quality Index, PSQI)'로 확인한 수면 질이 코로나19 사태 후 악화된 비율은 17.5%였으나, 5.8%는 크지 않더라도 오히려 좋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코로나19 대유행이 수면에 미치는 영향은 단순히 나쁘거나 좋다는 것으로 설명할 수 없으며, 복잡하다는 것을 시사한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전체 응답자에 대한 클러스터 분석(cluster analysis)에서는 코로나19 사태 후 △수면시간 연장(기상시간이 늦어짐) △수면시간 감소(취침시간이 늦어지고 기상시간이 빨라짐) △수면위상지연증후군(취침 및 기상시간이 늦어지고 수면시간이 약간 길어짐) 등 세 가지 수면패턴이 확인됐다. 

이들의 수면 예후를 보면, 수면시간 연장군의 수면 예후는 큰 변화가 없었지만 수면시간 감소군은 평균 1시간 이상 수면시간이 짧아졌다. 

수면위상지연증후군을 겪는 군은 수면잠복기가 유의하게 길어지고 사회적 시차가 역전됐다. 사회적 시차는 인체 고유의 생체 시계와 실제 생활 리듬이 맞지 않는 현상을 의미한다. 이들은 코로나19 사태 전 선호하는 취침시간보다 일찍 잠든 반면, 대유행 기간에는 더 늦게 취침했다.

아울러 수면 개시가 어렵다고 답한 비율은 수면위상지연증후군을 겪는 군에서, 수면 유지가 어렵고 아침 일찍 깨는 비율은 수면시간 감소군에서 가장 높았다.

코로나19 사태 후 세 개 군의 심리상태 차이도 확인됐다. 수면시간 증가군과 비교해 수면시간 감소군과 수면위상지연증후군을 겪는 군에서 스트레스, 불안, 우울장애 등을 호소하는 비율이 높았던 것. 

이와 함께 코로나19 사태 후 새로운 수면장애는 여성, 고령, 가족에 대한 책임감, 이른 기상, 만성질환, 높은 스트레스 수치, 과음, 과도한 텔레비전 시청 등과 연관됐다. 

Robillard 교수는 "코로나19 사태는 사람들의 수면패턴을 변화시키며, 이는 수면 질, 수면 지속시간, 사회적 시차, 수면장애 빈도 및 중증도 등 광범위한 수면 예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코로나19 대유행 기간에 나타난 수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맞춤형 수면중재가 필요하다. 일부 사람에게 수면장애가 일시적일 수 있을지라도, 만성적인 수면장애가 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을 우선순위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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