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세 이상 노인 중 운동 기능 저하 위험은 여성에서 4배↑, 남성 2배↑
서울아산병원 김원 교수 "30분 유산소 운동과 주 3회 근력 운동 병행해야"

[메디칼업저버 주윤지 기자] 최근 국내 연구에서 근감소증과 복부 비만을 모두 가지고 있는 노인이 일반 노인보다 운동 기능이 저하될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노인이 특히 위험이 더 높았다.

서울아산병원 김원(재활의학과)·충북대병원 공현호(재활의학과)·경희대병원 원장원(가정의학과) 교수팀은 70세 이상 노인 2천 3백여 명의 건강 상태를 분석했다.

서울아산병원 재활의학과 김원 교수가 70대 근감소성 비만 여성 노인을 진료하는 모습.사진 출처: 서울아산병원
서울아산병원 재활의학과 김원 교수가 70대 근감소성 비만 여성 노인을 진료하는 모습.사진 출처: 서울아산병원

그 결과, 근감소증과 복부 비만을 모두 가지고 있는 노인은 운동 기능이 저하될 위험이 일반 노인보다 여성은 약 4배, 남성은 약 2배 증가했다.

신체 불균형, 느린 보행 속도 등은 건강 악화나 낙상·골절 위험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노년기에 접어들수록 기본적인 운동 기능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신체 활동이 줄어들다 보니 배가 나오고 근육량이 감소할 수밖에 없는데, 김 교수팀은 비만과 근감소증을 모두 갖고 있는 여성 노인이 그렇지 않은 일반 노인보다 운동 기능이 떨어질 위험이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밝혔다.

여성의 운동 기능 하락 폭이 남성보다 큰 이유는 폐경으로 인한 호르몬 변화, 지방 조직 분포의 변화 등 때문일 것으로 연구팀은 분석했다.

연구팀은 한국노인노쇠코호트연구(KFACS)에 참여한 70세에서 84세 노인 2,303명의 자료를 바탕으로, 팔과 다리에 분포된 근육량을 나타내는 사지골격근량지수(ASMI)가 하위 20%에 해당되면 근감소증, 허리둘레가 남자는 90cm, 여자는 85cm 이상이면 비만으로 진단했다.

두 가지 질환 여부를 기준으로 근감소증이면서 비만인 '근감소성 비만 집단', 근감소증은 아니지만 비만인 '비만 집단', 근감소증이지만 비만은 아닌 '근감소증 집단', 그리고 두 질환 모두 해당되지 않는 '일반 집단'으로 분류했다.

네 집단의 운동 기능을 파악하기 위해 보행 속도, 의자에 앉았다 일어나기, 균형검사 등 세 가지 항목을 점수화한 신체기능점수(SPPB)를 측정했다.

운동 능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나이, 흡연·음주력 등을 보정해 통계적으로 신체기능점수를 분석한 결과, 고령 여성의 경우 일반 집단보다 운동 기능이 떨어질 위험이 비만 집단에서 1.89배, 근감소증 집단은 1.74배, 근감소성 비만 집단은 무려 3.75배 더 높아졌다.

남성의 경우 비만 집단에서는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지만, 운동 기능이 약화될 위험이 근감소증 집단은 1.62배, 근감소성 비만 집단에서 2.12배 증가했다.

서울아산병원 김원 교수(재활의학과)는 "노인의 운동 기능이 저하되면 독립적인 생활이 어려워져 삶의 질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면서 "운동 기능을 떨어뜨리는 근감소성 비만을 예방하기 위해 적절한 단백질을 섭취하고 하루 30분씩 주 5일 이상의 유산소 운동과 주 3회 이상의 근력 운동을 병행하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노인학 및 노인병학(Archives of Gerontology and Geriatrics)'에 최근 게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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