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림프구성 환자 화학요법 없이 24개월 고정치료 가능 최초 약제

[메디칼업저버 신형주 기자] 한국애브비의 벤클렉스타(성분명 베네토클락스)가 식약처로부터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 환자에 있어 2차 치료요법으로 로슈의 맙테라(성분병 리툭시맙)와의 병용요법을 허가 받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6일 최소 하나의 화학요법을 포함한 이전 치료를 받은 재발성/불응성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CLL, Chronic Lymphocytic Leukemia) 환자의 2차 병용요법 치료제로 허가했다.

벤클렉스타는 맙테라와 병용요법으로 치료기간은 2년으로 고정됐지만 치료 효과는 이후에도 유지되는 최초의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 치료제가 됐다.

지난해 5월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 3차 이상 치료에서 단독요법 승인에 이어 2차 치료의 병용요법으로 허가 받으며, 더 많은 환자들이 벤클렉스타로 치료받을 수 있게 됐다.

이번 허가는 최소 하나의 화학요법을 포함한 이전 치료를 받은 적이 있는 재발성/불응성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벤클렉스타와 맙테라의 병용요법과 표준 치료인 벤다무스틴과 맙테라 병용요법의 효능·효과 및 안전성을 비교한 제3상 임상시험(MURANO) 결과를 기반으로 했다. 

1차 평가지표 분석 결과, 벤클렉스타와 맙테라의 병용투여군의 무진행생존기간이 유의미하게 긴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의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이 83%(HR: 0.17; 95% CI: 0.11-0.25; p<0.001) 감소했고, 전체생존율이 표준 치료인 벤다무스틴과 맙테라 병용투여군(HR: 0.48; 95% CI: 0.25-0.90; 중앙값에 도달하지 않음)에 비해 더 높게 나왔다.

또한, 3상 임상시험(MURANO)의 추적 관찰연구(Post-Treatment Follow-up Study)에서는 질병의 진행 없이 2년 간의 투약을 마친 130명의 벤클렉스타-맙테라 병용군 환자에 대한 투약 후 18개월, 24개월에서의 무진행생존율 추정값은 각각 75.5% (95% CI 67.4, 83.7)와 68.0% (95% CI 57.6, 78.4)였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 혈액병원 만성백혈병센터장 엄기성 교수는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은 1차 치료에 불응하거나 치료 이후 재발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질환이기 때문에 이러한 환자에서 더욱 효과적이고 다양한 치료 옵션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벤클렉스타와 맙테라 병용요법 허가로 재발성/불응성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 환자들이 기존 표준치료보다 더욱 효과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됐으며, 높은 미세잔존질환-음성 도달률에서 볼 수 있듯 깊은 반응을 얻을 수 있는 치료 옵션으로 기타 항암치료 없이  2년간의 고정치료가 가능해져 좀더 빠른 단계에서 완치 가능성은 높이고 사망 위험을 줄일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2차 평가지표는 병용요법 치료가 종료되는 시점(9개월)의 미세잔존질환(MRD, Minimal Residual Disease)을 기준으로 측정됐다. 

벤다무스틴과 맙테라 병용요법으로 치료 받은 환자군의 13.3%가 말초혈액에서 미세잔존질환 음성에 도달한 것과 달리, 벤클렉스타와 맙테라 병용요법으로 치료 받은 환자군은 62.4%가 미세잔존질환 음성에 도달했다. 

미세잔존질환은 말초 혈액이나 골수에 남아 있는 백혈병 세포 숫자로 1만개의 백혈구 중 1개 미만의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 세포가 존재할 때 미세잔존질환-음성으로 평가한다.

65세 이상의 고령에서 주로 발생하는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은 혈액 내 림프구가 비정상적으로 증가하는 질환이다. 

서구에서는 가장 흔한 백혈병이지만 국내에서는 전체 백혈병의 약 0.4%~0.5%에 불과해 희귀 혈액암으로 분류된다. 

급성 혈액암에 비해 상대적으로 서서히 진행되지만 여러 번의 치료에도 불응하거나 자주 재발할 수 있어 후속 치료 단계에서 다양한 치료법이 필요하다.

한국애브비 의학부 정수진 전무는 “이번 벤클렉스타와 맙테라 병용요법 허가로 재발성/불응성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 환자들이 질병의 진행 없이 생명 연장의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된 점은 매우 고무적”이라며, “무치료 기간(Off-treatment)으로 독성 발현을 최소화하고 치료 기간이 2년으로 고정돼 환자의 경제적 부담을 감소시킬 수 있어, 여러 측면에서 환자 삶의 질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이어, “더 많은 만성 림프구성백혈병 환자들이 벤클렉스타로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며, 앞으로도 혈액암의 치료 기준을 바꿀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치료제의 연구개발을 지속할 것”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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