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구팀, ACC/AHA vs. JNC7 가이드라인 비교-분석
ACC/AHA 가이드라인, 단독이완기고혈압 환자 수 증가시켜...치료 권고되는 환자 0.6%↑
김현창 교수 "국내 영향은 미미...우리나라 데이터 기반 연구 더 필요"

[메디칼업저버 주윤지 기자] 최근 JAMA에 발표된 연구논문으로 인해 미국에서 '적당한' 이완기혈압 기준에 대한 논란이 커졌지만 이러한 연구결과가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그 이유는 우리나라와 미국의 고혈압 또는 단독이완기고혈압(isolated diastolic hypertension, IDH) 가이드라인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미지출처: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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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미국 의사협회는 고혈압 가이드라인 변경해 단독이완기 고혈압 기준을 낮췄다. 수축기혈압은 <140mmHg에서 〈130mmHg, 이완기혈압은 ≥90mmHg에서 ≥80mmHg로 하향 조절했다. 

그러나 우리나라, 유럽, 일본 등은 고혈압 가이드라인을 변경하지 않고 140/90mmHg를 유지했다. 

이러한 가이드라인 간 격차를 검토한 연구결과가 28일 JAMA에 실렸다

그 결과, 이완기혈압 기준을 낮췄을 때 IDH 진단 수는 증가했지만 심혈관 사건 증가와 연관이 없었다. 아울러 새로 IDH로 진단받은 환자 0.6%는 치료받을 대상이라고 나타났다. 

연구팀은 "고혈압으로 진단받은 환자 수가 늘었지만, 심혈관 사건은 증가하지 않아 치료를 받아야 하는 환자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연구팀도 이전에 고혈압 기준을 낮춰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지적한 바 있다. 

연대의대 김현창 교수는 2019년 국제학술지(Clinical Hypertension)에 한국과 미국 고혈압 가이드라인을 비교하는 연구논문을 발표했다.

이 연구에서 우리나라 고혈압 기준을 미국과 같이 낮추면 IDH 유병률이 5.2%에서 17.9%로 증가해 모든 고혈압 유병률을 약 26%에서 46%까지 끌어올린다고 밝혔다. 김 교수에 따르면 이러한 결과는 다른 나라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김 교수는 본지와 이메일 인터뷰에서 "이번 JAMA 연구논문에서 수축기혈압은 130mmHg 미만인데 이완기혈압만 80mmHg을 살짝 넘는 사람들은 심혈관질환 위험도가 높지 않았으므로, 2017 ACC/AHA 기준의 타당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라고 볼 수없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그러나 대한고혈압학회의 고혈압치료지침은 고혈압 진단기준을 140/90 mmHg 이상으로 정의했기 때문에, 이 논문의 결과가 국내에 직접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며 "우리나라의 지침과 미국의 지침은 위험도 평가 방법도 다르기 때문에 이 결과를 바로 적용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ACC/AHA 가이드라인, 고혈압은 중가, 심혈관 사건은 증가하지 않아

아일랜드 골웨이 아일랜드 국립대(National University of Ireland, Galway) John W. McEvoy 교수팀은 미국심장학회·심장협회(ACC/AHA)의 2017년 고혈압 가이드라인을 2003년 JNC7(Joint National Committee) 가이드라인을 비교·분석했다.

2003년 JNC7(Joint National Committee) 가이드라인은 단독이완기 고혈압 기준을 수축기 혈압<140mmHg, 이완기 혈압≥90mmHg로 지정했다. 

ACC/AHA는 고혈압 가이드라인은 수축기혈압≤140mmHg, 이완기혈압≥90mmHg에서 수축기혈압〈130mmHg, 이완기혈압≥80mmHg으로 낮췄다. 

McEvoy 교수팀에 따르면 80mmHg의 새로운 이완기혈압 기준은 근거 기반이 아닌 전문가의 의견에 따라 설립됐으며, 이에 따라 IDH 정의가 변경됐다. 

McEvoy 교수팀은 연구를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눴다. 전반부는 미국의 국민건강영양조사(NHANES) 자료를 이용해 IDH 유병률을 추정하고, 후반부는 ARIC(Atherosclerosis Risk in Communities) 코호트 연구 자료를 이용하여 IDH가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을 높이는지 평가했다. 

또 이러한 결과는 NHANES III과 CLUE(Give Us a Clue to Cancer and Heart Disease)의 2개의 외부 코호트에서 검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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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ANES의 단면조사연구 결과, JNC7로 진단했을 때 유병률은 1.3%이었지만 ACC/AHA로 IDH를 진단했을 때 고혈압 유병률은 6.5%였다(6.5% vs. 1.3%, AD 5.2%, 95% CI 4.7%~5.7%). 

또 IDH로 새로 진단받은 참가자 중 0.6%는 항고혈압제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95% CI 0.5%~0.6%). 

이에 대해 김 교수는 "기존 JNC7 기준를 적용하면 IDH에 해당하는데 1.3%, 새로운 2017 ACC/AHA 기준을 적용하면 6.5%로 5.2% 포인트(사람수로는 1,210만명) 증가했다"며 "하지만, 약물치료 대상이 되는 IDH는 1.6%에서 2.2%로 0.6% 정도(사람수로는 140만명)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후반부 ARIC 코호트 데이터 분석연구에서는 이완기혈압만 높은 IDH는 심혈관질환 위험도를 유의하게 높이지 않았다"며 "고혈압 진단기준이 낮아지기는 했지만, 고혈압인 모든 사람이 바로 약물치료 대상이 아니다. 위험도 평가에 따라 비약물적치료 대상과 약물치료 대상으로 다시 나뉘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실제로 8703명을 포함한 ARIC 종단분석 '후반부' 결과에 따르면 2017년 ACC/AHA 가이드라인의 IDH 기준과 심혈관 사건 발생과 연관이 없었다. 약 25년 추적관찰 기간 동안 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 사건은 1386개(HR 1.06, 95% CI 0.89~1.26), 심장사 사건은 1396개(HR 0.91, 95% CI 0.76~1.09), 만성신장병(CKD) 사건은 2433개(HR 0.98, 95% CI 0.65~1.11)였다.

2개의 외부 코호트에서도 심혈관 사망률에 대한 연관성이 없었다. 

연구팀은 "2017년 ACC/AHA 고혈압 가이드라인은 JNC7 가이드라인보다 IDH 유병률이 높았지만 ACC/AHA 가이드라인은 심혈관 사건을 증가시키지 않는다"고 발혔다. 

국내 연구, 국내 데이터 더 필요하다

미국에서는 이러한 연구결과로 인해 이완기혈압의 중요성 및 기준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지만 국내에는 직접적인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분석한다. 그러나 중요한 문제인만큼 우리나라도 국내 데이터 기반한 연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 데이터가 더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김 교수는 특히 젊은 남성에서 위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2017ACC/AHA 기준을 적용하면 이완기혈압이 높은 젊은 남성들이 다수 고혈압으로 재분류되는 경향이 있지만 젊은 남성들은 고혈압 인지율과 치료율이 매우 낮은 특성을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저희 팀이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고혈압 예방이나 치료의 효과가 젊은 사람에서 더 클 수도 있다"며 "고령자들은 고혈압 외에도 다른 심혈관 위험요인을 많이 가지고 있기 때문에 혈압 조절만으로 예방되는 정도가 상대적으로 작은 반면, 젊은 사람들은 고혈압 외에 다른 위험요인이 드물기 때문에 혈압 조절로 인한 심혈관질환 예방효과가 매우 크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젊은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적절한 고혈압 진단 기준과 치료 방법에 대한 국내 연구자료가 더 많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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