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Daniel M. Hartung 박사팀, 메디케이드 다발성경화증 약값 분석
2011년 약 5368억 → 2017년 1조 5642억원으로 증가

이미지출처: 포토파크닷컴
이미지출처: 포토파크닷컴

[메디칼업저버 박선재 기자] 다발성경화증을 치료하는 약물 승인 건수와 제네릭 약물 출시가 많아졌음에도 지난 7년 동안 약물 가격은 상승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다발성경화증이란 중추신경계 특히 뇌, 척수, 시신경에 영향을 미치는 만성질환이다. 원인을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고, 자가면역질환의 일종으로 알려졌다. 

미국 포틀랜드 오리건 보건과학대 약대 Daniel M. Hartung 박사팀은 다발성경화증의 제네릭 치료제의 경쟁 부족이 약값 상승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알아보기 위해 다발성경화증 질병치료요법(disease-modifying therapies, DMTs) 비용과 트렌드 등을 분석했다.

그 결과 2011~2017년 환자가 지불하는 약값은 거의 두배, 정부가 사용하는 약값은 거의 세배까지 올랐다. 이 연구는 1월 15일 Neurology 온라인에 게재됐다.

글라티라머아세테이트 처방 살펴봤더니 

연구팀은 2011~2017년 메디케이드 프로그램을 이용해 분기별 약물사용 데이터를 분석했다. 특히 지불 경향, 이용, 글라티라머 아세테이트의 오리지널과 제네릭을 포함한 15개 다발성경화증의 DMTs에 대한 비용 등도 각각 살펴봤다.

또 자가 주사하는 DMTs의 처방 당 비용에 대한 제네릭 글라티라머아세테이트의 시장 진입 효과를 평가하기 위해 시계열 회귀분석을 사용했다. 

이외에도 다발성경화증 약물 가격 영향과 미국 식품의약국(FDA)가 승인한 글라티라머아세테이트 사용에 대해서도 분석했다. 하지만 연구팀은 약물끼리 경쟁할 수 있는 9가지의 자가주사제는 제외했다. 또 '페그인터페론-β-1a'도 분석에서 제외했다. 이유는 제네릭 처방 이전에 유일하게 단기간 사용할 수 있도록 승인된 약물이기 때문이었다.

경구용 DMTs 급증 

연구 결과 2011년 1분기 5368억 500만원이던 것이 2017년 4분기에 1조 5642억원로 뛰어올랐다. 또 이 기간 처방 당 평균 비용은 약 362만원에서 약 755만원으로 상승했다. 지출 증가는 주로 처방전 비용 당 증가 때문이었고, 전체 사용량은 안정적이었지만, 제품별로 보면 주사용 DMTs가 경구용으로 전환되는 것을 파악할 수 있었다.  

Hartung 박사는 "모든 약물에서 연 평균 12% 가격 상승이 발생했다"며 "이 기간 동안 다발성경화증 DMTs 중 '페그인터페론-β-1a' 처방이 약 324만원에서 약 765만원으로 가장 많이 증가했다"며 "가장 적게 증가한 약물은 노바티스의 '페그인터페론 β-1b(제품명 엑타비아)로 약 300만원에서 약 472만원이었다"고 말했다. 

이미지출처: 포토파크닷컴
이미지출처: 포토파크닷컴

연구 결과 눈에 띄는 점은 최근 몇 년 사이에 출시된 경구용 약제의 증가세다. 2017년 4분기까지 메디케이드의 지출 45%가 경구용 DMTs일 정도로 이 약제의 사용은 폭증했다고 할 수 있다.

경구용 약제는 노바티스의 핀골리모드(제품명: 길레니아), 젠자임의 테리플루노마이드(제품명 오바지오) 등이 있다. 노타티스는 지난해 15년 만에 새로운 경구용 약제인 시포니모드(제품명: 메이젠트)를 출시한 바 있다.  

2017년 기준 다발성경화증 치료제 시장을 살펴보면, 경구용으로 인터페론과 유사한 바이오젠의 디메틸풀마레이트(제품명 텍피테라) 23%, 길레니아의 핀골리모드(제품명 피타렉스) 13%, 테바의 글라티라머 아세테이트(제품명 코팍손 40mg) 10% 순이다.

제네릭 패러독스?

우리나라도 그렇듯 미국도 약값의 상승은 정부의 부담으로 작용한다. 

2000~2013년 미국의 다발성경화증 DMTs 가격은 약 4배~5배 이상 상승했다. 이에 2015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다발성경화증의 첫번째 제내릭 약물인 산도스의 글라티라머(제품명: 글라토파)를 승인했다. 하지만 글라티라머는 상승하는 약값을 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Hartung 박사는 "가장 많이 처방되는 다발성경화증 치료 약물 중 하나인 테바의 글라티라머 아세테이트(제품명: 코팍손) 제네릭 약물이 나왔지만 역시 약값 상승에 영향을 주지 못했다"며 "이런 사실은 불행한 일이지만 사실 놀랄만한 일은 아니었다"라고 말했다. 

다발성경화증을 치료하는 제네릭 약물이 많아졌음에도 환자들이 비싼 가격에 약물을 구입해야 하는 이유로 Hartung 박사는 제약사들의 마케팅 전략을 꼽았다. 

Hartung 박사는 "제약사들이 특허에 대한 독점 기간이 거의 끝나가는 제품을 약간 변경하는 판매 전략을 사용한다"며 "특허 기간이 끝나기 얼마 전 제네릭 약물을 출시하거나, 상호교환이 불가능한 버전을 출시해 제네릭의 영향을 둔화시키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제네릭 패러독스라 불리는 이 현상은 니트로스타트 vs 니트로글리세린, 아빌리파이 vs 아리피프라졸 등에서도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테바의 예를 들었다. 테바사는 다발성경화증에 처방하는 오리지널 제품인 코팍손을 보유하고 있었다. 2015년 9월 특허기간이 만료되면서 코락손의 제네릭인 글라티라머아세테이트를 출시했다. 20mg을 출시한 후 2014년에 40mg을 출시했다. 그리고 2015년 2분기에 처방의 48%가 40mg으로 변경됐다.     

최근에도 이런 경향은 계속된다. 2018년 산도스는 글라티라머아세테이트(제품명 글라토파, 40mg/mL)를 FDA로부터 승인받았다. 그런데 산도스는 이 제품을 오리지널인 20mg보다 15%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전략을 펴기 시작했다.

Hartung 박사는 "같은 계열 내 제네릭 약물들이 약값을 경쟁해야 한다"며 "임상 의사의들의 의학적 이유와 환자들이 약물을 변경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 등이 있다는 건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피츠버그대 공중보건대학원 San-Juan-Rodriguez 박사는 메디케이드의 리베이트를 지목했다. 즉 메디케이트 평균 리베이트보다 다발성 경환증 질병조절치료제에 리베이트가 더 컸을 수 있다는 것. 

Rodriguez 박사는 "다발성경화증 DMTs의 급증 에 있어 순지출의 급증은 저자들이 얘기한 것보다 낮을 수 있다"며 "그럼에도 저자들은 적절힌 시기에 논문을 발표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