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국가 진출 위한 필수 단계
대웅제약·종근당·일동제약 등 현지시장 확대 나서...이슬람 시장 블루오션될까

[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할랄(Halal) 인증이 국내 제약업계의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할랄은 아랍어로 '신이 허락한 좋은 물건'이란 의미로, 무슬림이 먹고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된 제품을 총칭하는 용어다. 

이슬람 율법에서 인정하는 방식으로 생산한 제품에 할랄 인증이 붙기에 이슬람 국가 진출을 위해서는 할랄 인증은 필수다. 

게다가 전 세계 이슬람 국가 인구가 20억명에 달하고, 이에 따른 시장도 80조원 규모로 전망되고 있어 국내 제약사들에게 향후 이슬람 시장이 블루오션으로 떠오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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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할랄 시장, 블루오션될까

제약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제약업계는 이슬람 시장 진출을 위해 할랄 인증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동안 국내 제약업계는 할랄 인증이 쉽지 않았던 만큼 이슬람 시장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할랄 인증을 위해서는 현지 인증기관에 생산과정을 증명하는 서류를 제출해야 하며, 제조과정 실사도 받아야 한다. 이에 따른 기간도 6개월에서 2년 정도가 걸린다. 

특히 현지에서 의약품을 유통하려면 생산설비를 갖춘 현지 회사와 반드시 협력해야 한다. 

이처럼 할랄 인증이 까다로운 이유는 이슬람 율법을 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일례로 의약품 제제 중 연질캡슐은 동물성 젤라틴을 사용한다. 동물성 젤라틴 제조는 돼지의 피를 이용하는데, 이는 곧 이슬람 율법에 어긋난다. 이외에도 동물이나 사람 유전자는 사용할 수 없기도 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할랄 인증을 위해서는 원료를 바꿔야해 진출을 포기하는 경우가 허다했다"며 "다만 무슬림은 할랄 제품을 가장 선호하고 그 다음이 단가인 만큼 제약업계 나름대로 선점할 수 있는 블루오션이 할랄 시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전 세계에서 무슬림 인구가 가장 많은 인도네시아의 경우 신흥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의약품 시장 규모는 2012년 50조 9840억루피어(한화 약 4조원)에서 2018년 143조 6390억루비어(약 11조원)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인도네시아 정부 차원에서도 2017년 제약 및 의료기기 산업 육성 로드맵을 내놓으며 지원하고 있다. 

국내사, 할랄 시장 진입 박차

이처럼 이슬람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커지자 국내 제약기업들도 할랄 인증에 적극 나서고 있다. 

최근 대웅제약은 인도네시아 합작법인 대웅인피온을 통해 적혈구생성인자(EPO) 제제 에포디온에 대한 할랄 인증을 획득했다. 

대웅인피온은 인도네시아에서 바이오의약품 공장을 준공, 현지 최초의 바이오시밀러 에포디온을 생산·판매하고 있다. 

대웅인피온은 "이슬람 최대 국가인 인도네시아에서의 할랄 인증을 발판으로 80조원 규모의 중동 의약품 시장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우수하고 안전한 의약품을 공급해 전 세계 무슬림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종근당도 공장과 의약품 모두 인증을 추진하고 있다. 

종근당은 작년 2월 인도네시아 이슬람 최고 의결기구인 울레마협의회(MUI)로부터 현지 제약사 OTTO와 설립한 합작법인 CKD-OTTO의 항암제 생산공장에 대한 할랄 인증을 획득했다. 이 공장은 인도네시아 최초의 할랄 인증 항암제 공장이다. 

종근당은 인도네시아 정부로부터 항암제 젬시타빈과 파클리탁셀의 품목허가를 받았고, 본격적인 생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또 추가적으로 향후 생산되는 제품에 대한 할랄 인증받을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일동제약도 할랄 인증을 통한 이슬람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실제 일동제약은 2015년 국내 할랄 인증기관인 한국이슬람교중앙회로부터 프로바이오틱스 균종에 대한 할랄 인증을 획득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이슬람 국가로의 진출을 위해 할랄 인증을 추진하는 제약기업이 증가하는 추세"라며 "성장 잠재력이 높은 이슬람 시장을 대상으로 할랄 인증 의약품이 늘게 되면 국내 제약사의 수출길도 더 넓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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