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 꿈꾸는 항암제, 장타의 혈을 뚫는그날까지 스윙
'홈런' 꿈꾸는 항암제, 장타의 혈을 뚫는그날까지 스윙
  • 박선재 기자
  • 승인 2019.12.30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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펨브롤리주맙, 적증증을 방광암까지 넓혀
오시머티닙, 폐암 1차 치료제 가능성 보였지만 숙제 남겨
아베마시클립+리보시클립+풀베스트란트, 유방암 게임 체인저로 등극

[메디칼업저버 박선재 기자] 야구선수와 임상시험은 비슷한 과정을 겪는다. 야구선수는 안타를 치기 위해 수없이 스윙하지만 대부분 좌절한다. 물론 가끔 안타나 홈런을 기록하지만 어쩌다 한번 정도다. 임상 시험도 마찬가지다. 치료제로 탄생하려면 여러 임상 단계를 거치고, 또 대부분 실패를 경험한다.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 닷컴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 닷컴

올해 타석에 들어선 암 치료제들의 성적은 그리 나쁘지 않았다. 홈런은 없었지만 여러 개 안타를 치면서 3할대 타율은 유지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췌장암, 폐암 등 비교적 예후가 좋지 않았던 암 분야에서 새로운 치료의 장을 열기도 했고, 전체 생존율(OS)을 높이는 활약도 했다. 또 난공불락으로 여겨지는 췌장암 분야의 빗장을 풀었다는 후한 평가도 받았다. 

폐암치료제 펨브롤리주맙 여전한 3할 타자  

홈런에 가까운 타율을 자랑하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펨브롤리주맙(상품명 키트루다)의 활약은 올해도 이어졌다. 유럽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ESMO 2019 Congress, 9월 28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임상 2상 KEYNOTE-057 연구 결과를 발표하면서 적응증을 방광암으로까지 넓혔기 때문이다.

102명을 대상으로 3개월과 12개월 동안 연구를 진행한 결과 완전반응률이 각각 41.2%와 23.5%를 기록했다. 

최근 MSD 측은 KEYNOTE-057 임상 2상 결과를 근거로 방광암 적응증 추가 신청서를 미국식품의약국(FDA)에 제출했고, 항암제 자문위원회(ODAC)에서 곧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펨브롤리주맙은 올해 KENOTE-001 5년 데이터를 미국임상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ASCO 2019, 6월 31일~7월 4일 미국 시카고)에서 발표하기도 했다.

이전 치료 경험이 없는 모든 환자의 경우 5년 생존율은 23.2%, 이전 3년 생존율인 37.0%보다 감소한 수치를 기록했다. 이를 다시 PD-L1 발현율에 따라 나눴을 때 종양분포점수(TPS) 50% 이상은 29.6%였으며, 1~49%는 15.7개월이었다.

기대가 컸던 탓일까? 펨브롤리주맙 5년 데이터가 기대만큼은 아니라는 평가가 나왔다. 특히 치료 경험이 없는 환자의 OS는 23.2%, 치료 경험이 있는 환자는 15.5%여서 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폐암치료제 오시머티닙 단타 치고 출루에 만족 

올해 EGFR 양성 비소세포폐암 치료제인 오시머티닙(제품명 타그리소)은 안타를 치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9월 ESMO에서 공개된 FLAURA 연구 OS 데이터에서 1차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을 열었지만 몇 가지 걱정거리를 남겼다.

연구 결과 OS 중앙값은 오시머티닙군에서 38.6개월, 대조군에서 31.8개월이었다.

오시머티닙군에서 대조군 대비 사망위험을 약 20%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또 무진행생존기간(PFS) 중앙값은 오시머티닙군에서 18.9개월이었고, 대조군은 10.2개월이었다. 3년 생존율도 오시머티닙군 53.7%, 대조군은 44.1%였으며, 치료 3년 차에 오시머티닙군 28%가 치료를 유지하고 있었고, 대조군은 9%만 유지했다.

출루에 성공했지만 오시머니팁은 더 나가지는 못했다. T790M 변이가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다.

연구 책임자인 미국 애틀랜타 에모리대학 윈십 암센터 Suresh Ramalingam 교수는 "FLAURA 연구에서 대조군에서 질병이 진행된 환자 31%가 타그리소군으로 교차했다. 또 연구 후 이뤄진 치료까지 더하면 대조군의 47%가 타그리소 치료를 받았다"며 "이는 환자의 약 50%에서만 T790M 변이가 발생하고 결국 이들만이 타그리소 2차 치료군이 될 수 있는 실제 환경과 일치한다. 결국 상당히 많은 환자가 오스머티닙 치료를 받을 기회가 없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올라파립 난공불락 췌장암 치료에서 첫 안타

난공불락으로 불리던 췌장암의 빗장이 드디어 올해 열렸다. 아스트라제네카 올라파립(제품명 린파자)이 ASCO에서 POLO로 명명된 임상 3상에서 좋은 성적을 낸 덕분이다. 

타석에 들어선 것은 경구형 폴리 ADP 리보스 폴리머레이스(PARP) 억제제 계열인 난소암 표적항암제 올라파립. 처음으로 효과를 입증하면서 안타를 쳤다. 임상 대상은 12개국 119개 의료기관에서 1차 유지요법으로 백금기반 항암화학치료를 16주 이상 받았고 질병이 진행되지 않은 gBRCAm 전이성 췌장암 환자였다. 

임상 3상 결과 1차 종료점으로 평가한 PFS(중앙값)는 올라파립군 7.4개월, 위약군 3.8개월로 올라파립군의 PFS가 3.6개월 더 길었다. 또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은 올라파립군이 위약군 대비 47% 낮았다(HR 0.53; 95% CI 0.35~0.82; P=0.004).

안타로 끝난 아쉬움도 있었다. 중간분석에서 올라파립군이 위약군보다 전체 생존율 개선 효과가 나타나지 않아서다.  하지만 올라파립은 올해보다 내년을 더 기대하게 하는 타자임은 틀림없어 보인다.

유방암 분야에 등장한 게임 체인저 아베마시클립+리보시클립+풀베스트란트

유방암 분야에서는 게임의 판을 흔들 만한 강자가 등장했다. 게임 체인저라고 불러도 좋을 만한 임상 연구가 발표된 것이다. 

암세포의 성장과 분열을 돕는 CDK4/6 억제제인 릴리 아베마시클립(제품명 버제니오)과 노바티스 리보시클립(제품명 키스칼리)을 풀베스트란트(제품명 파스로덱스)와 병용치료했을 때 환자의 최종 OS가 증가했다는 MONARCH 2와 MONALEESA-3 연구 결과가 ESMO에서 발표됐다.

MONARCH 2 연구에서 추적관찰(중앙값) 약 4년 동안 병용요법군의 생존기간이 더 길었다. 또 OS 중앙값은 병용요법군이 46.7개월이었고, 풀로베스트란트 단독군이 37,3개월이었다(HR 0.757; 95% CI 0.606~0.945; P=0.0137).

이 외에도 PFS(중앙값)도 병용군이 16.9개월, 대조군이 9.3개월이었다. 3년째 PFS는 병용군이 대조군보다 거의 3배였다(29.9% vs 10.1%).

MONALEESA-3에서도 39.4개월 평균 추적결과 대조군 40.0개월, 병용군은 아직 도달(OS was not reached)하지 못했다(HR 0.724; 95% CI 0.568~0.924; P=0.00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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