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하나이비인후과 김준호 원장 

하나이비인후과 김준호 원장은 개원의들이 부비동풍선확장술이 도전할 가치가 있는 시술이라고 강조했다.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하나이비인후과 김준호 원장은 개원의들이 부비동풍선확장술이 도전할 가치가 있는 시술이라고 강조했다.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알든 모르든 일생에 한 번은 앓고 지나간다는 부비동염. 부비동염이 지속적으로 재발해 수술을 고려하는 경우 부비동내시경술을 선택하게 된다. 하지만 부비동내시경수술의 경우 부비동 내 점막을 절제해야 하는 만큼 임산부나 소아 등 수술이 어려운 환자도 있다. 

이런 가운데 부비동풍선확장술이 주목받고 있다. 부비동내시경술에 비해 환자의 신체적 부담이 덜할뿐더러 회복이 빠른 장점 때문이다. 

다만, 부비동풍선확장술은 부비동내시경술에 비해 보편적이지 않다는 게 한계다. 비급여인 만큼 환자가 부담해야 할 경제적 요인과 의료인들의 보수적 성향 때문이다. 

하나이비인후과 김준호 원장은 개원의들에게 부비동풍선확장술이 적합한 환자를 선별해 적극적으로 시행해볼 것을 권유했다.  

- 부비동풍선확장술, 어떤 시술법인지 자세히 설명해 달라.

심근경색 환자에 대한 스텐트 시술과 동일한 이론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급성부비동염은 부비동이 막히면서 환기가 안 되고 콧물이 빠져나오지 못해 염증이 발생하게 된다. 이런 부비동염이 지속되면 만성으로 발전하게 되는데, 막힌 부비동을 열어주는 수술, 즉 부비동내시경수술을 진행한다. 막힌 부비동을 열어줌으로써 부비동 내 점막을 정상으로 되돌리고자 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부비동 내 뼈나 점막을 절제해야 하는데, 환자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시술이 부비동풍선확장술이다. 부비동풍선확장술은 가는 관을 통해 부비동 내에 풍선을 삽입한 후 이를 부풀려 막힌 부비동을 열어주는 개념이다.  

- 부비동풍선확장술은 어떤 환자에게 적합한가. 

병인적 측면에서는 환자 중 해부학적 요인으로 인해 부비동 입구가 막히는 증세가 자주 반복되는 환자가 우선 대상이다. 또 수술하지 못할 이유가 있거나 임산부, 소아 등에게서 반복적인 증세가 발생한다면 고려할 수 있다. 
부비동풍선확장술은 부비동내시경술보다 회복 속도와 불편감이 덜한 만큼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 우리나라에서는 언제부터 부비동풍선확장술이 시행됐나.

부비동풍선확장술의 경우 미국에서는 2006년부터 시작해 현재까지 누적 30~40만건 정도가 진행됐다. 반면 우리나라는 제품의 가격, 시장상황, 보험수가 등 여러 이유로 진행되지 못하다 2013년 말 존슨앤존슨메디칼 제품이 국내에 들어오면서 처음 시작됐다. 

2016년 해당 제품 회사가 미국과 캐나다를 제외한 나라에서 제품을 철수, 부비동풍선확장술을 진행하지 못하다가 올해 스트라이커에서 국내에 제품을 출시, 다시 시작할 수 있게 됐다. 

- 부비동풍선확장술이 갖는 장점은 무엇인가. 

가장 큰 장점은 빠른 회복과 환자의 편의성이다. 다만 전제는 모든 축농증 환자가 부비동풍선확장술을 받는 건 아니라는 것이다. 

부비동풍선확장술이 필요한 환자를 잘 선택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하지만 국내 상황에서는 부비동풍선확장술 기기가 비급여인 만큼 고가라는 점은 단점이다. 

하나이비인후과 김준호 원장.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 부비동내시경수술과 비교할 때 재발 비율에 차이가 있나. 

현재까지 보고된 바로는 부비동내시경술의 경우 3년간 증상이 호전될 확률은 90%, 재수술 확률은 5%대다. 

부비동풍선확장술도 증상 호전 확률이 90% 정도 되는 걸로 나타난다. 두 군 간 증상 호전율과 재발 확률은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다만, 부비동풍선확장술의 경우 효과를 볼 수 있는 환자를 선택해야 하는 만큼 환자군도 적고 셀렉션 바이어스가 발생할 수 있어 두 군 간 명확한 비교는 어렵다. 

- 부비동풍선확장술의 국내 현황을 알고 싶다. 

2016년 데이터에 따르면 한해 동안 250~300케이스가 진행된 걸로 알려진다. 이는 축농증 수술 전체 건수에 비하면 대단히 적은 수로, 외국과 비교하면 아직은 걸음마 단계다. 

이 같은 데이터는 국내 의료계가 아직 부비동내시경수술에 익숙해져 있어 부비동풍선확장술로 환자가 호전될 수 있느냐에 대한 의심을 의미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또 행위료가 저평가된 국내 현실이 부비동풍선확장술이 국내에서 더 크지 못하는 이유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부비동풍선확장술 활성화를 위한 방안이 있다면. 

부비동풍선확장술이 활성화되지 않는 직접적인 원인은 보험급여와 아직까지 부비동내시경수술을 선호하는 의료계의 분위기다. 부비동풍선확장술의 활성화를 위해 보험급여가 좋겠지만 이는 쉽지 않을 걸로 예상된다. 

젊은 의사들이 보다 도전적인 자세를 취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것 같다. 적합한 환자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부비동풍선확장술을 시행해보면 경험이 쌓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울러 수가, 의료전달체계도 문제다. 부비동풍선확장술은 개원가에서 많이 이뤄져야 할 시술임에도 불구하고 환자들이 병원급 의료기관을 찾는다. 이 때문에 개원가에서는 더 기회가 줄어드는 것 같다.

- 부비동풍선확장술을 접하지 못한 의료인 또는 첫 시술을 준비하는 의사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부비동풍선확장술이 부비동내시경수술을 완전히 대체할 수 없는 만큼 내시경풍선확장술만 해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으면 한다. 

또 시술을 위한 술기가 어렵지 않기에 카데바를 통해 연습하거나 기기를 좀 다뤄본다면 부비동내시경수술을 해왔던 의료인은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가장 중요한 건 적합한 환자를 선택하는 것이라는 걸 유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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