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건양대병원 이기일 교수(이비인후과)

건양대병원 이기일 교수(이비인후과)는 부비동풍선확장술이 장점이 많은 만큼 보다 보편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건양대병원 이기일 교수(이비인후과)는 부비동풍선확장술이 장점이 많은 만큼 보다 보편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축농증이라고 알려진 부비동염은 흔한 질환이다. 특히 소아과에서는 감기 환자의 5~10%가 부비동염에 걸리는 것으로 알려진다.

치료가 잘 되지 않아 부비동염이 만성으로 진행되면 수술을 하게 되는데, 이때 일반적으로 부비동내시경수술을 시행한다. 하지만 최근 들어 부비동풍선확장술이 떠오르고 있다.

최소침습수술을 통해 해부학적 구조물들을 최대한 보존할 수 있어 부비동내시경수술에 비해 환자의 신체적 부담이 덜할뿐더러 회복이 빠르다는 장점 때문이다. 다만, 부비동풍선확장술은 사용하는 치료재료가 비급여인 만큼 환자가 부담해야 할 경제적 요인 때문에 부비동내시경수술에 비해 보편적이지 않은 게 한계다.

건양대병원 이기일 교수(이비인후과)는 부비동풍선확장술이 아직 보편화되지 못해 아쉽지만, 장점이 많은 수술법이라고 강조했다.

- 부비동풍선확장술이란 어떤 시술이며 장점은 무엇인가.

부비동풍선확장술은 부비동내시경수술의 단점을 보완하고자 고안됐다. 부비동에 풍선 카테터를 삽입해 넓혀주는 방식으로, 기존 부비동내시경수술은 정상 구조물을 제거해야 하지만, 부비동풍선확장술은 풍선 카테터를 통해 정상조직의 제거를 최소화한 것이다. 

부비동풍선확장술은 회복 과정이 짧을뿐더러 정상조직 절제를 최소화하는 만큼 콧속 패킹 제거 통증, 출혈, 수술 후 유착 등을 최소화한 게 장점이다. 때문에 환자 입장에서는 통원치료 기간도 줄어들고 의사 입장에서는 수술 후 약물치료 병행을 줄일 수 있다. 

- 부비동풍선확장술은 어떤 환자에게 가장 효과적인가.

사실 모든 환자에게 적합하다고 할 수 없다. 전두동, 상악동, 접형동에 부비동풍선확장술이 효과적이지만, 사골동에는 적용하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 때문에 부비동염 수술의 스탠다드인 부비동내시경수술을 부비동풍선확장술이 완벽하게 대체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일부 환자에서는 부비동풍선확장술의 장점이 극대화될 수 있다.

우선 해부학적으로 전두동, 접형동에 국한된 부비동염은 약물치료에 한계가 있고 부비동내시경수술로도 치료가 어려운 만큼 부비동풍선확장술이 장점을 발휘할 수 있다. 또 급성과 만성 사이의 아급성 부비동염 환자에게도 효과가 좋다. 급성은 약물치료, 만성은 약물치료에 반응이 없으면 주로 수술적 치료를 해야 하는데, 그 중간 단계에서 장점이 많은 것이다. 또한 부비동풍선확장술은 정상조직 절제를 최소화하는 만큼 소아에서 유용하다. 

최근에는 사골동의 부비동염은 부비동내시경수술을 진행하고, 나머지 부비동에는 풍선확장술을 시행하는 하이브리드 수술도 이뤄지고 있다.

- 재발은 없나. 또 안전성은 입증됐는지 궁금하다.

2014년부터 부비동풍선확장술을 시행해왔는데, 재수술이 필요한 환자는 없었다. 다만, 천식과 비용종(폴립)을 동반한 경우라면 폴립이 가득차 있어 부비동풍선확장술이 제한적이고, 부비동내시경수술을 시행해도 재발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환자는 수술보다 스테로이드 약물치료에 반응이 더 좋아 약물치료를 병행하는 경우가 있었다. 수술 후 합병증도 심각한 것은 없었다. 다만, 소량의 출혈이나 약간의 통증 등의 부작용은 있다. 

실제로 부비동내시경수술과 부비동풍선확장술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비교분석한 연구에서도 부비동풍선확장술이 비열등성을 입증했고, 중증의 합병증도 보고되지 않았다.

- 부비동풍선확장술은 비급여인 만큼 시술 건수가 많지 않을 것 같다.

부비동풍선확장술을 위한 기기 등 재료대가 비급여인 상황이다. 이 때문에 많은 장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더 많이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사견이지만, 국내에 부비동풍선확장술이 정착돼 많은 환자가 도움을 받으면 좋겠다.

부비동풍선확장술에 사용하는 기구들도 부비동내시경수술에 사용되는 미세절삭기처럼 필요한 사람에게 선택적으로 급여로 사용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기기의 가격 접근성이 낮아져서 언제든 필요한 환자에게, 보다 널리 사용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 부비동풍선확장술을 접하지 못한 의료진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부비동풍선확장술은 수술 자체가 어려운 술기가 아니다. 개원가에서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수술이고, 수술 시간도 길지 않다. 특히 부비동풍선확장술은 환자에게 확실한 수술적 치료의 장점을 보여줄 수 있고, 여건이 된다면 국소마취로도 충분히 시행 가능한 만큼 개원가에서도 적극적으로 임한다면 충분히 도움이 될 것이다. 비급여라는 장벽 때문에 보편화되지 못한 게 현실적인 문제지만, 장점이 많은 수술이라는 점은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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