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독감 시즌 4가 독감백신 의원 공급가 1만 5000원 수준
전년대비 평균 50% 가격 상승...내년부터 4가 독감백신 국가접종 도입 영향

[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본격적인 올해 독감 예방접종 시즌이 시작되자, 제약사들이 일제히 4가 독감백신 공급가격을 인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두고 의료계는 2020년부터 국가필수예방접종(NIP) 지원 대상에 4가 독감백신이 포함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가격방어를 위한 수순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의료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제약사와 외국계 제약사가 공급하는 4가 독감백신 공급가는 1만 5000원으로 동일하다. 

이는 작년 출혈경쟁으로 평균 공급가가 1만원대였던 것에 비하면 50%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경기도 한 개원의는 "GC녹십자, SK바이오사이언스 등 국내 제약사는 물론 GSK, 사노피 등 글로벌 제약사 모두 1만 5000원을 공급가로 언급하며, 그 이하는 판매가 어렵다고 이야기 한다"고 전했다. 

이는 한 지역에 국한되는 이야기는 아니다. 

서울의 한 내과 개원의는 "제약사들이 올해 4가 독감백신 공급가를 1만 5000원으로 맞춘 듯 하다"고 말했다. 

이에 실제 개원가에서는 올해 4가 독감백신 접종가를 최소 2만 2000원에서 최대 2만 3000원으로 형성된 분위기다. 3가 독감백신 접종가격인 1만 7000원과 비교하면 약 35% 비싼 가격이다. 

개원가에서는 이처럼 제약사들이 독감백신 공급가 인상에 나선 데는 2020년도 NIP 지원 대상에 4가 독감백신이 포함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지난해처럼 제살 깎아먹기식 출혈경쟁을 할 경우 향후 4가 독감백신이 NIP 사업에 포함된다면 정부 입찰에서 낮은 가격이 형성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A 의원 원장은 "이전에는 더 저렴한 가격에 4가 독감백신을 공급하기 위해 서로 간 출혈경쟁이 있었는데, 올해는 일제히 비슷하게 가격을 인상, 형성한 것은 NIP 도입을 예상하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올해도 출혈경쟁을 하게 되면 내년 독감시즌 NIP 정부 입찰 시 가격 후려치기에 대한 우려 때문일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세계보건기구(WHO)의 올해 균주 발표가 늦어진 게 원인일 것이란 분석도 있다. 백신 공급시기를 맞추는 과정에서 원가가 상승했다는 것이다. 

실제 개원가에 따르면 WHO가 선정한 올해 균주에 맞춰 4가 독감백신을 생산한 제약사의 경우 1만 5000원이라는 가격을 책정했고, 작년 균주를 기준으로 백신을 생산한 제약사의 경우 1만 5000원보다 저렴한 가격에 백신 공급가를 맞춘 것으로 알려진다. 

B 개원의는 "제약사에서는 작년에 비해 공급가격이 상승한 이유를 말하지 않는다"며 "제약사에서 공급시기를 맞추기 위해 생산 사이클을 앞당기면서 원가가 상승, 공급가격이 올라간 것 같다고 추측하고 있다"고 말했다.  

4가 독감백신 공급가 인상을 놓고 의료계의 볼멘소리가 일자, 제약업계는 실질적인 인상 폭은 적다고 말한다. 

4가 독감백신을 공급하는 한 제약사 관계자는 "의료계에서는 올해 4가 독감백신 공급가를 놓고 작년 시즌 종가와 비교해 큰 폭의 인상이 이뤄진 것처럼 생각하는 것 같다"며 "작년 대비 올해 공급가격의 차이는 실질적으로 크지 않다"고 전했다. 

또 다른 제약사 관계자는 "WHO가 올해 독감 균주를 늦게 결정하면서 그에 따라 생산 사이클을 맞추다보니 원가가 인상된 게 작년에 비해 공급가 차이가 발생하게 된 배경"이라고 말했다.  

한편, 올해도 4가 독감백신 시장은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는 GC녹십자와 GSK가 4가 독감백신 플루아릭스테트라를 놓고 연합전선을 구축했다. 

시장조사기관 IQVIA에 따르면 GSK의 플루아릭스테트라는 지난해 116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4가 독감백신 시장에서 선두를 차지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스카이셀플루(113억원), GC녹십자 지씨플루쿼드리밸런트(77억원), 사노피 박씨그리프테트라(44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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