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관 상위 5% 심사하는 것이 분석심사 아닌가요?'
'의료기관 상위 5% 심사하는 것이 분석심사 아닌가요?'
  • 정윤식 기자
  • 승인 2019.08.06 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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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심평원, 분석심사 선도사업 안내문·지침서 공개 시작으로 1일부터 시행
명세서 청구방법 기존과 동일하나 특정내역란 신설…기재 여부는 강제성 없어
혈압결과, 헤모글로빈 A1c 검사결과, 슬관절치환술 수술일자 및 사유 등이 특정내역
사후 환수조치 이뤄지지 않아…전문심사위원회 결정 후 진료분에 대해서만 심사적용
사진 출처: 포토파크닷컴
사진 출처: 포토파크닷컴

[메디칼업저버 정윤식 기자] 8월 1일부터 건강보험 심사체계 개편에 따른 분석심사 선도사업이 본격 시행됐다.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시행 전 관련 안내문과 지침서를 공개하고, 분석심사를 둘러싼 불필요한 오해와 잘못된 정보를 불식시키기 위해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이들은 의료계의 우려처럼 모든 의료기관의 상위 5%를 무조건 심사하는 것이 아님을 강조하는 한편, 명세서 청구방법이 기존과 특별한 차이가 없다는 점 등에 주의를 환기시키고 있다.

분석심사와 기존의 심사가 어떤 면에서 차이점이 있으며, 선도사업의 방향성이 무엇인지 짚어봤다.
 

절차는 총 3단계…선도사업 7개 주제로 1년간 실시

분석심사 선도사업은 사업 추진 상황에 따라 변동될 수 있으나 오는 2020년 7월 31일까지로 예정돼 있다.

우선 진행되는 7개 항목은 고혈압, 당뇨병, 만성폐쇄성폐질환, 천식, 슬관절치환술, 자기공명영상진단(MRI), 초음파이다.

선정된 항목들 모두 적절한 처방 및 관리를 통해 합병증을 예방하고 재입원을 감소시켜 환자에게 필요한 검사의 효율적 제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2020년부터 본 사업으로 전환돼 항목 수와 범위가 단계적으로 확대된다. 

8월 1일부터 시행된 분석심사 선도사업 대상 3개 영역 7개 항목

심사 절차는 총 3단계로 나뉜다.

1단계에서 필수사항 점검 후 심사결정을 하고 2단계에서 진료정보에 대해 주제별 분석지표 값, 청구 현황 등의 다차원 분석이 이뤄진다.

이후 전문심사위원회가 분석결과에 대한 검토를 거쳐 정보제공, 서면, 대면컨설팅 등의 중재방법을 결정하는데 필요 시 소명절차를 거쳐 변이가 지속·심화되는 기관은 심층심사를 받게 된다.

심평원은 "기존 전산점검·전산심사 항목을 대폭 축소해 필수사항만 점검하는 것이 1단계"라며 "필수사항에는 기재나 산정의 착오, 약제 허가사항 및 급여기준, 의약품 안전사용, 의료자원 현황 등이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분석지표 값에 따른 기관 유형 및 중재방법은 크게 4가지로 볼 수 있다는 게 심평원의 설명이다.

변이 수준별 단계적 중재방안
변이 수준별 단계적 중재방안

먼저 적정비용에 의료질까지 높은 기관은 양호기관으로 공개되고 인센티브 부여가 검토된다.

이어 의료질도 낮고 비용도 낮은 곳은 학회 협력을 통해 질 향상을 지원하고, 의료질과 비용이 모두 높은 곳은 부적정비용으로 확인된 경우에만 위원회에서 의학적 타당성을 판단해 필요 시 중재한다.

상세분석을 통한 위원회의 심사대상 검토가 집중적으로 이뤄질 기관 유형은 의료질은 낮은데 비용만 높은 곳으로, 이들에 대해 다차원 변이 분석이 실시되는 것이다.   

익히 알려진 전문심사위원회는 주제별·지역(권역)별로 의료 현장 전문가로 구성됐고, 전문가심사위원회(PRC)와 전문분과심의위원회(SRC)로 나뉘어 2단계로 운영된다.

PRC는 의학적 타당성에 대한 분석심사와 중재 역할, SRC는 의학적 근거기반의 심사 가이드라인 개발 등에 나선다.
 

진료비 상위기관 일률적 삭감 시스템 아냐…청구방법 기존과 동일

이 같은 변화로 인해 의료계는 분석심사 대상 명세서 청구방법이 변화되고 진료비 상위기관이 일률적으로 삭감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심평원은 분석심사의 목표가 삭감에 있지 않음을 반복적으로 강조 중이다.

주제별 대상 명세서
주제별 대상 명세서

심평원은 "임상진료지침 등 심사 시 공개된 의학적 근거가 급여기준보다 우선 적용되므로 의학적 타당성에 기반한 적정한 진료를 하면 심사조정에 대한 염려가 줄 것"이라며 "접수된 명세서는 심평원이 직접 주상병과 제1부상병을 기준으로 분석심사 대상을 분류하니 기존과 동일한 청구를 하면 된다"고 말했다.

분석심사 대상 명세서는 '분석심사 선도사업 지침'에서 정하는 기준을 우선 적용한다.

단지 기재·산정착오, 환자 안전과 관련된 약제의 식약처 허가사항 및 세부사항 고시, 인력·시설·장비 등 의료자원 현황과 연계된 청구내역은 점검 대상이 된다.

즉, 분석심사 대상 명세서의 적용 고시는 새로운 '분석심사 선도사업 지침'에 우선적으로 따르나 청구방법은 달라지지 않는다는 뜻.

심평원은 "일부에서 모든 의료기관의 상위 5%에 대한 일률적 삭감으로 하향평준화를 걱정하고 있는데 사실과 다르다"며 "분석심사 결과에 따라 사후 환수조치도 이뤄지지 않는다"고 전했다.

심평원은 이어 "전문심사위원회에서 결정한 이후 진료분에 대해서만 그 결정에 따라 심사에 적용하고, 결정사항은 의료기관에도 사전에 안내해 심사방향을 예측할 수 있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특정내역 신설…기재 여부 강제성 없고 삭감으로 이어지지 않아

심평원의 설명처럼 기존과 크게 달라진 점이 없지만 의료기관에서 청구 시 필요한 임상정보 등을 제출할 수 있도록 특정내역란이 신설된 것이 특징이다.

심평원은 '분석심사 선도사업 지침'을 통해 이 특정내역의 작성요령 및 기재형식을 상세히 설명하고 있으나 기재 여부는 의료기관의 선택으로 강제성이 없다.

지침에 따르면 고혈압은 혈압 결과가, 당뇨병은 헤모글로빈A1c 검사 결과가, 슬관절치환술은 수술일자 및 수술사유가 특정내역이다.

고혈압(I10~I13)은 외래 진료를 한 경우 혈압 결과 특정내역(구분코드: MT056)을 수축기혈압/이완기혈압 순서대로 기재해야 한다.

여러 과목의 의사가 진료한 경우에는 고혈압을 주로 치료한 의사가 진료한 혈압 결과를 특정내역에 기재하고, 여러 번 혈압을 측정했으면 환자 안정 시의 결과를 기재하면 된다.

특정내역 구분 코드 및 작성요령

이어 당뇨병으로 외래 환자를 진료했을 때는 A1C 검사 결과와 검사실시일을 특정내역(구분코드: MT057)에 순서대로 적는다.

이때 타 요양기관에서 시행한 헤모글로빈A1c 검사 결과를 참조했으면, 타 요양기관의 검사결과와 검사실시일을 기재할 수 있다.

검사 결과는 NGSP단위(%) 기준을 따르되 1주일 간격으로 시행한 헤모글로빈A1c 결과가 2개 이상 있는 상황에서는 환자의 치료방향 설정에 주로 참조한 결과를 기준으로 특정내역에 기재한다.

슬관절치환술은 수술을 시행한 경우에 해당 부위별 수술일자, K-L grade, 수술의 구체적 사유를 특정내역(구분코드: JT025)에 쓴다.
 
K-L grade는 '켈그렌-로렌스(Kellgren-Lawrence) 분류법'에 의한 코드를 사용하고, 수술의 구체적 사유는 평문(Free text) 기준 영문 200자, 한글 100자로 정해졌다.

주의할 점은 모든 슬관절치환술을 특정내역에 기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번 분석심사 선도사업 대상 슬관절치환술 수술은 총 4가지로 △인공관절치환술 전치환 슬관절(N2072)  △복잡기준에 해당하는 인공관절치환술 전치환 슬관절(N2077) △인공관절치환술 부분치환 슬관절(N2712) △복잡기준에 해당하는 인공관절치환술 부분치환 슬관절(N2717)이 해당된다.

기존 입원환자가 슬관절치환술 분석심사 대상 수술을 받은 경우에는 선도사업이 시행된 8월 1일 진료분부터 특정내역 JT025를 기재하면 된다. 
 

의협, 선도사업 시행 다음날 성명서 통해 반대 입장 재차 표명

한편, 대한의사협회는 선도사업 다음날인 지난 2일 성명서를 통해 분석심사의 일방적인 강행을 즉각 중단하라며 거부의 뜻을 명확히 밝혔다.

사실상 의료의 질 평가라는 명목 하에 심사의 범위와 권한을 확대해 규격화된 진료를 강요하고 궁극적으로 의료비용을 통제하기 위한 목적이 이번 선도사업에 내포돼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분석심사 선도사업은 재정절감을 위한 강력한 기전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까지 표한 의협이다.

의협은 "합리적인 급여기준과 적정한 보상이 전제되지 않은 현 상황에서 의료행위의 질 평가부터 내세워 심사의 근거로 사용하겠다는 것 자체가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며"시도의사회 및 각 직역단체와 협력해 선도사업을 무력화해 일방적인 정부 사업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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