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장 나해리
보바스기념병원
뇌건강센터장

최근 ‘치매 진단 및 치료와 choline alphoscerate 병용요법의 효과’를 주제로 학술 심포지엄이 개최됐다. 좌장은 보바스기념병원 나해리 뇌건강센터장이 맡았고, 한양의대 최호진 교수, 카메리노의대 Francesco Amenta 교수가 각각 강연했다. 본지는 이날 강연 내용을 요약·정리했다.

 

최호진
한양의대 교수
한양의대구리병원 신경과

 치매 진단 및 치료 

치매의 진단 

DSM-V (Diagnostic and Statistical Manual of Mental Disorder 5th)에 따르면 치매는 환자의 일상생활을 저해하는 인지기능 저하가 표준적 검사에 의해 확인되고 이것이 다른 정신 장애로 설명되지 않는 경우를 의미한다.

선별검사란 5분 내외로 빠르고 간단히 전반적인 인지기능을 평가할 수 있는 도구이며 대표적으로 MMSE가 있다. 먼저 증상이 의심되는 경우 A·B·C·D 항목을 고려해 선별검사를 진행한다.

A. 일상생활능력 감소(Activities of Daily Living, ADL)

일상생활능력은 크게 식사, 용변, 위생관리 등 기본적인 기능을 반영하는 신체적 일상생활능력과 교통수단 이용, 금전 관리, 도구 사용 등 사회생활에 필요한 복잡한 기능을 반영하는 도구적 일상생활능력으로 분류된다. 도구적 일상생활능력은 대개 치매 초기부터 감퇴돼 조기 진단 시 유용하다. 신체적 일상생활능력은 환자의 시설 입소 여부를 결정하기 때문에 치매 환자의 관리에 소요되는 비용을 결정하는 데 중요하다.

B. 행동심리증상(Behavioral and Psychological Symptoms of Dementia, BPSD)

치매 환자에게서 나타나는 이상 행동과 정신, 심리 증상을 의미한다. 주요 증상으로는 망상(delusion), 환각(hallucination), 초조/공격적 행동(agitation/aggression), 우울(depression), 무감동(apathy) 등이 있다. BPSD는 정도가 심각해질수록 환자의 요양 시설 입소를 앞당기고, 환자 및 보호자의 스트레스의 주요 원인이 되며 삶의 질을 급격히 악화시킬 뿐 아니라, 치매 환자 관리 비용도 증가시킨다. 

C. 인지기능 장애(cognitive decline)

인지기능(cognitive function)에는 기억력, 언어능력, 집중력, 판단력, 시공간 능력, 실행능력 등이 있다. 기억 장애에 있어 정상적인 노화 과정인 건망증과 진행성, 퇴행성 뇌질환인 치매 사이에는 구별이 필요하다. 건망증은 기억을 회복하는 반면 치매의 경우 여전히 기억하지 못한다. 또한 건망증 환자와 달리 치매 환자는 평소에 겪기 힘든 특별한 행사나 사건도 기억하지 못한다. 

증상의 지속기간도 건망증은 일시적인 반면 치매는 수 개월 이상 증상이 지속된다. 언어장애 증상으로는 단어 선택의 어려움, 발음이 흐려짐, 언어 구사량의 감소, 이해력 감퇴 등이 있다. 지남력 장애는 시간 및 장소에 대한 개념이 손상되는 것이다. 실행 장애 증상은 단계별로 수행해야 하는 일의 불능이다. 실행 장애는 환자 개인차가 있을 수 있으므로 환자의 교육수준 및 문화를 고려해 평소 잘 수행해오던 일 중심으로 문진해야 한다. 

D. 원인질환 감별 진단(differential diagnosis)

치매는 증상의 회복 가능 여부에 따라 비가역적 치매와 가역적 치매로 분류된다. 비가역적 치매에는 알츠하이머병, 루이소체 치매, 전측두엽 치매를 포함하는 퇴행성 치매와 뇌졸중에 의한 혈관성 치매 등이 있다. 가역적 치매는 여러 내과적 질환에 의해 일시적인 인지기능 장애가 발생하는 경우로 전체 치매 환자의 약 10-15%를 차지하며 2차 치매(secondary dementia)로도 일컫는다. 

가역적 치매일 경우에는 신속히 원인을 해결해 인지기능을 회복할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한다. 국내 치매 환자 중에서는 알츠하이머병이 약 50%, 혈관성 치매가 25%, 파킨슨병 및 루이소체 관련 치매가 25%를 차지한다.

인지기능 평가 

선별검사에서 이상이 발견될 경우 의사면담, 인지기능 평가를 시행한다. 선별검사 이후 의사면담 시에는 환자와 보호자를 분리해서 문진을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먼저 보호자로부터 환자에 대한 기본 정보 및 병력을 충분히 청취한 뒤 환자에게 이를 직접 확인해 환자 상태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도록 한다. 면담 결과 인지기능 저하가 의심되는 경우 인지기능 평가, 뇌영상 검사, 이화학 검사를 진행한다. 인지기능 평가는 선별검사보다 세부적, 전문적으로 인지 기능을 평가하는 도구다. 

국내에서는 SNSB (Seoul Neuropsychological Screening Battery)와 CERAD-NP (Consortium to Establish a Register for Alzheimer's Disease- Neuropsychological Assessment Battery)가 주로 사용된다. 검사 소요시간은 SNSB는 1시간 반-2시간, CERAD-NP는 약 30분이다. 환자의 연령, 학력 등의 상황을 고려해 적절한 평가 도구를 선택해 사용할 수 있다. 일반 검사실 검사(routine lab test)는 가역적으로 인지기능 저하를 회복할 수 있는 치매의 원인 질환을 확인하기 위한 목적으로 시행된다. 뇌영상 검사는 뇌 MRI, CT, SPECT, PET, 뇌파 검사 등을 통해 치매와 관련된 뇌병변 또는 특징적인 신경퇴행적 변화를 확인하기 위한 검사이다. 

치매의 치료 

치매 치료제 중 인지기능과 관련된 증상을 개선시킬 수 있는 약물로는 아세틸콜린 분해효소 억제제(acetylcholinesterase inhibitor, AChEI), NMDA 수용체 억제제가 있다. AChEI에는 donepezil, rivastigmine, galantamine이 있다. 이들 약제 사용 시 심각한 이상반응은 위장 이상(GI trouble)이다. 치료 용량의 절반 용량으로 시작해서 3-7일 간 모니터링 후 점진적으로 증량해야 한다. 

최근 donepezil 23 mg, rivastigmine 15 mg 등의 고용량 패취 제제가 나와 있으나 아세틸콜린 수치를 유지 또는 상승시켜 서맥(bradycardia) 위험이 높아 선별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Memantine은 중등증-중증 알츠하이머병 환자에 사용하며 초기 용량 5 mg부터 점진적으로 증량해 사용한다. 흔한 이상반응으로는 어지럼증, 두통, 초조 등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치매 치료는 약제 부재로 인해 아직 한계점이 많다. 현 시점에서는 치료보다는 예방이 최선으로 여겨지고 있다. 예방 측면에서 글리아티린(choline alphoscerate)과 같은 인지기능 개선제(cognitive enhancer)를 대안으로 삼아 향후 치매 극복을 위한 다방면의 노력이 필요하다<그림 1>.

 

 

Francesco Amenta
카메리노의대 교수

 Choline Alphoscerate 병용요법의 임상적 효과 

뇌대사개선제의 과학적 근거와 치료제로서의 가능성

뇌대사개선제 효과 및 과학적 근거는 대부분 1960~1970년대 진행된 연구로 현재만큼 연구방법이 발달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 진행된 연구라는 점에서 대부분 강한 근거를 입증하지 못한 한계가 있다.

하지만 piracetam, lecithin 등의 뇌대사개선제가 임상적 개선효과를 보이지 못한 반면 choline alphoscerate는 동물실험 등을 통해 아세틸콜린의 대량분비를 유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Acetyl-L-carnitine 성분 역시 오래전부터 인지기능에 미치는 효과에 대한 연구는 진행됐지만 결정적인 근거를 제시하지는 못했다. 

결론적으로, 현재까지 연구된 콜린-함유 인지질 중 가장 많은 양의 아세틸콜린 분비를 유도하고 인지기능 장애에 관여하는 뇌 영역에서 아세틸콜린의 생체이용률을 높이는 역할을 하는 물질은 choline alphoscerate이다.

Choline alphoscerate의 뇌대사개선제로서의 가능성

1980년도에 Science 저널에 게재된 'The Cholinergic Hypothesis of Geriatric Memory Dysfunction 논문에서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에서 아세틸콜린을 합성하는 효소가 감소했다'라는 연구결과가 제시됐다. 

그 후 cholinergic neurotransmitter가 환자들에게서 감소한다는 가설이 제기됐고, 이를 회복시키기 위해 lecithin과 같은 cholinergic precursor를 사용했지만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다. 반면 cholinergic precursor 중 citicoline, acetyl-L-carnitine 그리고 choline alphoscerate와 같은 인지질들의 경우 인지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연구가 발표됐다. 그 중 choline alphoscerate의 경우 뇌가 손상된 랫트를 활용한 동물 실험에서 AChEI와 병용했을 때 좋은 효과를 보였다. 

ASCOMALVA 연구와 장기 치료의 필요성 

이러한 가능성에 착안해 donepezil에 choline alphoscerate를 48개월간 최장기간으로 병용한 임상연구인 ASCOMALVA (Association between the Cholinesterase Inhibitor Donepezil and the Cholinergic Precursor Choline Alphoscerate in Alzheimer's Disease)를 고안했다.

해당 연구는 이중맹검, 무작위, 위약대조법을 통해 진행됐다. 대조군의 경우 하루에 donepezil 10 mg과 위약을 복용했고 연구군의 경우 donepezil 10 mg에 choline alphoscerate 600 mg씩 1일 2회 복용했다. 

인지기능을 판단하는 척도로 MMSE (Mini-Mental State Examination)와 ADAS-Cog (Alzheimer’s disease assessment scale-cognitive subscale) 를 사용했는데 MMSE 점수의 경우 18개월부터 대조군과 연구군이 유의한 차이를 보이기 시작했다<그림 2>. 

ADAS-Cog 점수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18개월부터 연구군과 대조군 간에 유의한 차이를 보이기 시작했다. 기초신체기능을 판단하기 위해 BADL (Basic Activities of Daily Living)과 IADL (Instrumental Activities of Daily Living) 점수 또한 비교했는데 해당 결과에서도 18개월 시점에서부터 유의한 차이를 보인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환자의 행동장애와 보호자 스트레스 점수를 각각 NPI (Neuropsychiatric Inventory)와 NPI-D (NPI Caregiver Distress Scale)를 통해 측정했고 각각 24개월과 18개월이 된 시점부터 유의한 차이를 보이기 시작했다. 해당 연구결과들은 대체적으로 12개월까지는 군간의 차이가 없었지만 그 이후부터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알츠하이머병이 장기적인 질환임을 감안했을 때 병용요법에 있어 장기적인 접근이 더 유의하다. 
 
알츠하이머병 진행 지연

추가적으로 환자의 초기 MMSE, ADAS-Cog, NPI-D 점수에 따라 24-21점, 20-18점, 17-14점 세 군으로 나누어 연구를 진행했다. 초기 MMSE 점수가 높은 군에서 낮은 군에 비해 우수한 효과를 보였다. 이는 ADAS-Cog와 NPI-D에서도 비슷한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MMSE 점수를 활용해 인포매틱스를 통한 연구도 진행했다. 

해당 연구는 세 군의 MMSE 점수가 10 이하로 떨어지기까지의 기간을 경증 혹은 중등증 치매에서 중증 치매로 전환되는 시점으로 판단해 그 기간을 수치화했다. 병용요법으로 치료받은 연구군의 경우 대조군에 비해 중등증 치매로 전환되기까지 2배 이상의 기간이 소요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4년간 진행된 결과에서 병용요법을 복용한 환자들의 경우 대조군에 비해 유의한 차이를 보였으며 MMSE, ADAS-Cog, BADL, NPI의 점수들이 초기 점수에 가깝게 유지됐다. 

뇌위축(brain atrophy) 감소효과 

랫트를 이용한 동물실험에서 choline alphoscerate가 신경세포 손실을 줄인다는 연구결과가 제시됐다. 이에 착안해 VBM (voxel-based morphometry)을 통해 ASCOMALVA 환자를 대상으로 3년간 해마, 편도체, 전두엽, 담창구(globus pallidus)에서 뇌위축을 측정했다.

Donepezil에 choline alphoscerate를 병용한 환자의 경우 뇌위축이 진행되는 정도가 대조군에 비해 지연됐다. 다른 AChEI인 galantamine과 rivastigmine을 병용한 연구 또한 있다. 해당 연구의 경우 12개월간 다른 연구진에 의해 진행됐으며 단독 투여와 choline alphoscerate  병용을 비교해 MMSE 점수를 측정했다. 그 결과 galantamine과 rivastigmine의 경우에도 choline alphoscerate 병용 시 단독 투여했을 때보다 우수한 효능을 나타냈다.

결론 

Choline alphoscerate는 donepezil과 병용 시 단독 투여보다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인지 기능 저하를 지연시켰다. 특히나 MMSE 점수가 높은 상태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우수한 효과를 보였고 알츠하이머병의 경과가 가벼운 환자들에게 좋은 치료 옵션으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인지 기능, 환자의 행동장애 및 보호자의 스트레스에 관해서도 우수한 효과를 보였을 뿐만 아니라 뇌위축을 감소시키는 결과 또한 확인할 수 있었다. Choline alphoscerate의 병용요법의 예방 효과에 관해서는 추후 연구가 더 필요하다.

 정리·메디칼라이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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