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민병원 정흥태 이사장
"병원이 평생 서비스 제공하는 곳으로 개념 바뀌어야"

부민병원 정흥태 이사장
부민병원 정흥태 이사장

[메디칼업저버 박선재 기자] '의료의 본질' '병원의 미래' 등 희망적인 단어들이 툭툭 튀어나왔다. 부민병원 정흥태 이사장과 인터뷰를 하는 도중에서다.

정 이사장은 환자 몇 명 더 보는 것보다, 멀리 봐야 병원이 생존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게다가 병원의 빅 데이터를 활용한 새로운 모델도 꿈꾸라고 요구했다.

몇 년전부터 병원 경영자들은 어렵다고 아우성이다. 너도나도 저수가를 호소하면서, 정부를 맹비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병원의 본질, 미래를 얘기하는 정 이사장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일까? 

- 중소병원들이 경영 악화로 고민하고 있다. 이럴 때 업의 본질이나 미래를 거론하는 게 생경하다.

우리 병원도 어렵지 않은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인 부산에 있지만 의사나 간호사 등 의료진 구하기 하늘에 별 따기다. 그렇지만 병원은 병원다워야 한다는 게 내 소신이다. 환자 몇 명을 더 진료하고 이를 수익으로 연결하겠다는 마음으로는 지역주민에게 사랑받을 수 없다. 병원이 오랫동안 경쟁력을 가질려면 수익만 쫓으면 안 된다. 

-올해 직원들의 처우 개선에 많은 비용을 지출했다고 들었다. 

2017년보다 2018년에 인건비만 18% 정도 올랐다. 다른 병원들처럼 우리 병원도 인건비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그럼에도 병원은 직원들과 함께라야 제대로 갈 수 있다. 그래서 올해 수당을 많이 인상했는데, 그 비용만 약 40억이다. 

- 최근 부산 부민병원이 지역거점병원의 역할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유는?  

제대로 된 지역 거점병원이 없는 상황에서 부민병원이 척추관절전문병원으로만 남아 있을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우리 병원에는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24시간 상주하고 있다. 우리 지역에서 발생하는 중증 응급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는 것이다. 

최근 진행한 병원 리모델링도 이와 맥을 같이 한다. 우리 병원이 척추관절전문병원인데 응급실에 심정지 환자가 종종 들이닥친다. 최근에도 심정지 환자를 회복시킨 일이 있었다. 지역에서 거점병원을 할 병원이 필요하고, 그 역할을 우리가 할 수 있다면 하겠다는 의지다. 

부민병원 정흥태 이사장
부민병원 정흥태 이사장

- 부민병원은 미국 최고의 정형외과 전문병원 HSS(Hospital for Special Surgery)와 글로벌 얼라이언스 체결을 했다. 그 의미는?

HSS는 세계 최고의 정형외과병원으로, 의사들이 연수가고 싶어하는 병원이다. 우리 병원 의사들이 2주 정도 HSS에서 정형외과 수술 트랜드는 물론 인공관절 임플란트 등을 공부한다.

척추관절병원이 'Day Sursury'를 운영하려면 수술 후 환자의 통증을 걱정하지 않아야 하고, 마취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여기에 합병증 걱정도 없어야 열 수 있다.

HSS 병원은 이것이 가능한 곳이다. 우리나라는 행위별 수가제라 불가능한 제도라 안타까운 부분이 있다. 
  
- 부산 부민병원은 리모델링을 끝냈고, 서울 부민병원도 리모델링을 진행하고 있다. 

부산 부민병원은 지역 주민에게 필요한 병원이 되기 위해 리모델링을 시작했다. 본과과 별관을 리모델링했고, 신관은 신축했다. 환자들이 동선에 불편이 없도록 했고, 기존의 다인실 병실도 모두 1~4인실로 바꿔 환자들이 좀 더 편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병원 내부 곳곳에 친환경적인 공간을 배치해 환자나 의료진 모두 힐링할 수 있도록 했다. 

서울 부민병원 증축의 컨셉은 'Life time communicare'다. 병원이 치료할 때만 방문하는 것이 아니라 평생 서비스를 하는 공간으로 거듭단다는 개념으로 로비나 외래 공간이 진료 이후에는 사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지역 사회를 위해 개방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 최근 해외진출에 대한 얘기가 거론되고 있다.

우리가 직접 투자하는 해외진출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 대신 의료진 교육이나 컨설팅 등의 형태를 논의하고 있다. 외국에서 우리 병원을 방문하는 고객들이 부민병원만한 하드웨어가 갖춰진 곳이 없다는 평가를 가끔 듣는다. 중국,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에서 우리 병원의 진료 프로토콜을 인상 깊게 봤다며 제안이 들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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