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환외면 미용치료에만 관심이 높아다는건 오해
근거없는 의료기와 화장품 겨냥 성명서 준비 중
대한피부과학회 회장 서성준 회장 인터뷰

서성준 교수
대한피부과학회 서성준 교수

[메디칼업저버 박상준 기자]지난 2017년 많은 피부과 의사의 지지를 얻어 취임한 대한피부과학회 서성준 회장(중앙대병원 피부과 주임교수)은 지난 한해 동안의 성과로 국제학술대회 추진과 학술진흥사업을 꼽았다. 특히 추계학술대회의 국제학회 전환으로 피부과 학문의 국제 위상은 더 올라갈 것으로 전망했다.

앞으로 남은 임기 동안에는 피부과 의사들 인식 개선 및 치료제 인식에 좀 더 힘쓰겠다는 입장이다. 또 소비자 알권리를 위해 최근 근거 없이 효과가 있다고 광고되고 있는 미용 보조기와 화장품에 대한 성명도 경고했다. 

-학회 회장 임기가 반환점을 돌았다. 그동안의 성과는 무엇인가?

우리 학회는 교수와 전공의 중심의 타 학회와 달리 개원가 회원이 무척 많은 학회다. 2500명의 회원 중 2100여 명이 개원의다. 따라서 소통이 어떤 학회보다 중요하다. 이를 염두해 임기동안 가장 신경쓴 것이 서로 입장을 배려한 공감대 형성 및 소통이었다.

때문에 여러 가지 사업이 잘 순항할 수 있었다. 그 대표적인 것 중 하나가 추계학회 국제학회의 전환이다. 학문을 발전시키고 위상을 올리려면 학술진흥사업이 유일하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학회도 국제학회로 만들었다.

지난해는 첫 회라서 해외 참석률이 높지 않았지만 반응이 좋아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차기에 잘 이어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은 마음이다. 또한 연구개발사업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학술진흥운영위원회를 발족했다. 이곳에서는 희망하는 분야에 다양한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있다.

- 지난해 학술대회 개최를 앞두고 다른 진료과 의사를 등록받지 않겠다고 해서 논란이 됐다. 어떻게 정리가 됐나?

우리나라는 모든 영역마다 전문의제도가 있다. 의료 혜택을 받는 수혜자 입장에서 보면 분과별 전문의에게 받아야 양질의 진료가 보장된다고 생각한다. 이는 의료 질적인 문제이지 기득권을 따지는 문제가 아니다. 그런 차원에서 타과 등록을 배제했던 것이다. 사실 학술대회를 개최하면 많은 비피부과 의사가 등록한다. 주로 보톡스와 필러시술 노하우에 관심이 많다.

문제는 이렇게 접한 단편적인 의료정보를 환자 치료에 접목시킨다는 것은 좀 위험한 발상이다. 전공의과정과 연수교육 그리고 임상경험을 쌓은 의사가 피부과 환자를 봐야 올바른 의료다. 하지만 대한의사협회 유권해석상으로 학회가 학회 등록자를 구별해 받을 수 없다. 따라서 운영의 미를 살려 올해부터는 타과 등록시 등록비를 상향 조절할 예정이다. 중요한 것은 국민들에게 밥그릇 싸움으로 비쳐지지 않아야 한다. 피부과 의사가 부족한 것도 아니다.

-치료와 관련된 사한 중 하나로 DPCP, TCA, 포도필린과 같이 교과서에는 등재돼 있지만 사용할 수 없는 약물이 있다. 이는 어떻게 해결되고 있나?

여전히 해결이 안 되고 있다. 전통적으로 피부과 치료에 사용되는 약물 중 국내에서 접근이 어려운 약물이 있다. DPCP, TCA, 포도필린과 같은 약물이 대표적이다. DPCP는 면역증강제, 탈모, 국소사마귀 치료에 효과가 있다. TCA는 필링, 박피, 기미에 효과가 있고, 포도필린은 항문사마귀에 사용된다. 모두 피부학 교과서에서 나와 있고 외국에서도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의료약품이 아니라 화학약품이라는 이유로 규제를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치료전략을 세우는데 많은 애로사항이 있다. 이를 해결하려고 학회가 수차례 식약처에 공문도 보냈지만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식약처가 국민건강 수호차원에서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높이 평가하나 교과서에 있는 약물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쉽게 이해하기 어렵다. 

- 수년 전부터 피부과 질환 진료 상담 수가는 숙원사업으로 알고 있는데 여전히 답보상태인가?

피부과의 진료 상담 수가가 필요하지만 수 년째 허공에 머물고 있다. 최근 특진비가 없어지면서 피부과의 근간이 되는 아토피와 건선 질환으로 대학병원을 찾는 환자가 늘고 있다. 환자는 같은 값이면 대학병원에서 치료받겠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환자가 오면 많은 시간을 들여 상담을 해야하는데 이에 대한 보상이 없다.

특히 아토피 초진환자가 오면 무엇 때문에 아토피가 심해지는지 음식 때문은 아닌지, 환경분석과 생활수칙에 대해 분석하고 설명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따라서 진료상담에 대한 보험료가 책정되야 한다.

이는 아토피피부염학회나 대한알레르기내과학회, 대한소아청소년학회도 모두 원하는 숙원사업이다. 정부도 의료비 증가에 애로사항이 있겠지만 해결해야 한다. 또 치료와 관련해서는 생물학적 제제의 보험문제도 시급하다. 건선의 경우 5년전부터 치료제가 나왔고 아토피 피부염은 작년부터 나왔는데 고가약물이라서 환자에게 큰 도움이 못된다. 어려운 환자들이 양질의 진료 혜택을 받게하려면 급여 전환이 필요하다.

-대국민 홍보사업을 염두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떤 방향인가?

당장 강조할 내용은 피부과의 올바른 인식이다. 현재 국민이 느끼는 피부과의 인식은 미용에 맞춰져 있다. 하지만 실상은 질환분야가 크다. 이런 잘못된 인식은 피부과 의사들의 이미지로 이어진다. 질환을 다루지 않고 웰빙쪽에 관심이 많다고 생각할 수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익광고, 교통방송 등을 통해 피부과 이미지 개선에 나선다. 또 치료약물에 인식도 바꿔 나갈 계획이다. 보통 피부과 약물은 독하고 부작용이 생긴다고 생각하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모두 잘못된 정보다. 환자와 의사의 신뢰문제에서 비롯된 것이다. 대국민 홍보사업을 강화하야하는 이유다.

-최근 홈쇼핑에서 마스크나 화장품, 기능성식품의 치료효과에 대해 어떻게 보나.

임상적으로 효과가 검증된 것은 없다. 피부과학회 차원에서 성명서를 낼 계획이다. 일차적으로 방송심의위원회가 걸려야하지만 잘 안 되는 것 같다. 일단 어떻게 하는지 좀 더 예의주시 하고 있다. 특성 기능성 식품이나 샴푸가 탈모에 효과적이라고 주장하고 있고 LED 마스크가 피부를 재생한다고 광고하는데 모두 임상적 검증이 되지 않는 것들로 학회는 효과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또한 유산균, 비타민 D 제제도 마찬가지다. 

- 미세먼지가 계속되고 있다. 이와 피부질환과 관련된 연구 성과도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

미세먼지를 흡입하거나 피부에 닿으면 어떤 영향이 있을지 수년 전부터 연관성을 연구하고 있다. 세부적으로 미세먼지와 아토피 피부염 및 악화, 피부노화를 연구하고 있다. 정부로부터 연구비를 받아 3년 전에 시작했는데 조만간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대략적인 결과는 미세먼지가 피부의 염증을 조장한다는 내용이다. 외국에는 미세먼지와 아토피, 천식 연구가 있지만 우리나라에는 없다. 따라서 나오면 미세먼지와 피부질환의 연관성을 입증한 첫 연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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