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PV1 길항제 PAC-14028 임상 2상
아토피 치료 성공 환자, 위약군보다 최대 34.1%p 더 많아

[메디칼업저버 최상관 기자] 새 아토피 치료제인 PAC-14028의 등장이 가시화되고 있다.

아토피 치료 신약 물질인 PAC-14028 임상 2상 시험에서 치료에 성공한 아토피성 피부염 환자 비율이 위약군보다 최대 34.1%p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PAC-14028은 바닐로이드 수용체(TRPV1)를 차단하는 기전으로 작용하며 아토피성 피부염, 가려움증, 안면홍조(rosacea), 건선 등 치료를 위해 개발된 비스테로이드성 국소 크림(nonsteroidal topical cream)이다. TRPV1은 열, 산(acid), 캡사이신 등 자극성 물질에 의해 활성화되는 칼슘이온채널로 아토피성 피부염 환자에게 소양증 및 염증을 일으킨다고 알려져 있다.

현재 아토피 피부염의 치료제로 쓰이고 있는 스테로이드 제제의 부작용이 문제 되고 있는 만큼, PAC-14028 비스테로이드성 치료제로서 미충족 의료수요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낳고 있다.

건국의대 이양원 교수팀(건국대병원 피부과)은 PAC-14028의 효과와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해 8주간 무작위 이중맹검 다기관 연구를 수행했다.

실험 대상자로는 경증~중등도의 아토피성 피부염 환자 총 194명이 등록됐다. 환자의 평균 연령은 26~28세였으며 이들은 PAC-14028 0.1%, 0.3%, 1.0% 또는 위약을 1일 2회씩 바르는 네 개의 환자군에 각각 배정됐다.

치료 효과는 임상반응종합평가(Investigator's Global Assessment, IGA)를 기준으로 평가했다. IGA는 0~4점으로 분류되며 점수가 높을수록 질병 예후가 심각한 상태임을 나타낸다.

연구 결과 IGA 0~1점(치료 또는 거의 치료)을 달성한 환자 비율은 PAC-14028 0.1%, 0.3%, 1.0%군이 각각 42.55%, 38.30%, 57.45%였다. 반면 위약군은 14.59%에 그쳤다.

또한 IGA 점수가 2점 향상된 것을 치료 성공 기준으로 했을 때, 이를 만족한 환자 비율은 PAC-14028 0.1%, 0.3%, 1.0%군이 각각 21.3%, 27.7%, 38.3%였다. 반면 위약군은 4.2%에 그쳤다.

안전성 검사에서 발견된 이상반응은 경증~중등도에 그쳤고, 환자군간 부작용 발생률은 임상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이양원 교수는 “PAC-14028은 염증 및 소양증 치료, 표피 장벽 회복을 통해 아토피성 피부염을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었다”며 “다른 종류의 아토피성 피부염 치료제인 칼시뉴린(calcineurin) 억제제 또는 PDE(Phosphodiesterase)4 억제제 등과 비교해 효능 및 안전성 측면에서 이점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콜로라도의대 Whitney A. High 교수는 “이번 연구는 대체로 잘 디자인됐으나, 아토피성 피부염은 대개 어린 시절의 질병이기에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한 이번 연구는 다소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다만 “PAC-14028이 최종적으로 승인된다면 현재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는 면역억제제 타크로리무스(tacrolimus)나 피메클로리무스(pimecrolimus)만큼 많이 사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PAC-14028(1.0%)는 현재 경증~중등도 아토피성 피부염 환자에게 효능 및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한 임상 3상 시험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 연구는 1월 8일 British Journal of Dermatology 온라인 판에 실렸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