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의료≠산업육성, 당정청 입장정리 끝났다"
"원격의료≠산업육성, 당정청 입장정리 끝났다"
  • 고신정 기자
  • 승인 2018.08.28 06: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더민주 조원준 전문위원 "의사-환자 원격의료 목적은 의료 사각지대 해소"
산업 육성 목적 완전 배제 '합의'...군 부대 등 4개유형 제한 법률에 명문화
 

"원격의료를 산업 육성의 도구로 삼지 않는다는 데 당정청이 입장정리를 끝냈다. 보건복지부는 물론 재정부처와도 합의를 끝낸 사안이다. 다른 목소리가 나올 수 없다."

의사-환자 원격의료 재추진 논란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이 입장을 밝혔다.

환자의 의료접근권 향상을 위해 ▲군부대 ▲원양어선 ▲교정시설 ▲의료인이 없는 도서벽지 등 4개 유형에 한해, 환자에 대한 적절한 관리를 목적으로 제한적으로 제도를 추진해 나갈 것이라는 설명.

경제·산업계가 요구하고 있는 규제완화 측면에서의 원격의료 도입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원격의료를 산업화의 매개로 보는 일도, 산업 육성의 도구로 삼으려는 시도도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앞서 당정청은 비공개회의를 통해 의사-환자간 원격의료를 허용하도록 하는 법 개정 작업을 추진키로 했으며, 보건복지부는 지난 24일 의료법 개정 재추진을 공식화했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면서 의료계 안팎에서는 논란이 일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경제활성화라는 당면과제를 돌파하기 위해 박근혜 정부의 각종 규제완화 정책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고, 의료영리화 논란도 재점화 할 조짐이다.

27일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조원준 보건의료전문위원을 만나, 각종 논란에 대한 더민주의 입장을 들었다.

 ▲더불어민주당 조원준 보건의료전문위원

Q.일련의 행보를 두고 문재인 정부가 박근혜 정부의 각종 규제완화 정책을 그대로 답습하려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 정부의 규제혁신, 전 정부의 창조경제와 무엇이 다른가. 문 정부의 원격의료는 전 정부의 원격의료와 또 무엇이 다른가.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와 문재인 정부의 규제혁신, 이 둘의 가장 큰 차이점은 두가지 정도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첫째는 안전성을 후퇴시키지 않는다는 것, 둘째는 성장의 결실이 부의 편중으로 이어지지 않게 한다는 것이다. 성장의 결실이 다양한 경제주체의 이익으로 배분되게 할 것이다.

원격의료의 경우 박근혜 정부의 그것은 의료기기 산업 육성을 위한 전략에 방점을 두었고, 우리는 의료접근권 향상에 그 목적을 두고 있다. 출발점부터 다르다. 제도설계에 있어서도 전 정부는 만성질환자와 노인, 장애인, 퇴원 관리 등 전 인구의 1/10을 넘어서는 환자군을 대상으로 설계했지만 우리는 군 부대와 원양어선, 교정시설, 도서벽지 등 4개 유형으로 완전히 제한하도록 했다. 대상 인원은 대략 8만명으로 지난 정부가 설계했던 규모(약 128만명)보다 크게 줄었다.

Q.더민주는 야당 시절 의사-환자 원격의료 도입에 강하게 반대했었다. 지난 대선 당 정책공약집에 '원격의료는 의료인-의료인 사이 진료 효율화를 위한 수단으로 한정'한다는 내용이 포함되기도 했다. 때문에 원격의료 정책에 대한 당의 입장이 바뀐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문재인 정부 원격의료 정책의 원칙은 현행법상 근간을 두고 있는 의료인 간 협진을 활성화한다는 것이다. 다만 앞서 언급한 4개 유형은 사실상 의료인이 없어 의료인 간 협진을 할 수 없는 곳이다. 이런 지역은 제한적으로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를 허용해 환자들의 불편이 없게 하면서, 동시에 공공의료를 강화할 수 있는 조치를 함께 해 나갈 생각이다.

원격의료와 관련한 당의 입장은 변하지 않았다. 과거 야당시절부터 군 부대 등 4개 유형의 경우에는 불가피하게 원격의료 등의 보조적 필요하다는 점을 일관되게 얘기해왔다. 실제 이를 새누리당과 정부에 제안하기도 했으나 일언지하에 거절당했다. 그렇게 (제한적으로) 할거면 뭐하러 하느냐는게 당시 여당의 논리였다.

Q.입법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추진하나.

=당론이니만큼 의원 입법으로 추진될 것이다.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를 허용하되 4개 유형으로 제한한다는 점을 법률에 명확히 할 것이다.

Q.일단 4개 유형으로 제한한다는 단서를 달더라도, 의사-환자 원격의료 합법화 하는 근거가 마련되면 향후 그 범위가 확대되는 것은 시간 문제라는 우려도 나온다. 

=가능한 지적이다. 다만 상대적으로 논란이 안 된 이 4가지 유형만으로 논의를 정리해오는데도 10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의료계나 시민사회의 우려대로) 의료전달체계의 왜곡이나 의료영리화를 가져올 수 있는 안이 어느 때라고 그렇게 쉽게 논의되고 통과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그런 우려들은 그간의 지난한 논의 과정을 고려치 않은 지적으로 보인다.

Q.일당 당정청의 입장 정리가 끝났지만, 복지부 장관 원격의료 필요발언과 철회 등 일련의 과정을 보면 정부 내부에서도 혼선이 있었던 것 같다.

=원격의료는 지난 정부 핵심의제로 청와대가 밀어붙였던 사안이다. 정권이 바뀌면서 정부 내부에서 그냥 문제를 덮어놓았을 뿐 새정부 기조와의 조화나 증폭되는 국민 요구를 어떻게 수용할지에 대해 추가로 고민하지 않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논란이 일면서 일부 혼선이 있었고, 불가피하게 당이 나설 수밖에 없었다. 일련의 과정을 교통정리가 됐다. 지금은 전혀 이견이 없다.

핵심은 산업화의 매개로 원격의료를 바라보면 무조건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이번 기회가 당정청 내에서도 공공성 강화, 의료 사각지대 해소 등으로 원격의료의 원칙이 확실히 정리되는 원칙 확실하게 정리되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

Q.원격의료를 둘러싼 의료영리화, 안전성·유형성 논란 등도 재현될 조짐이다.

=영리화라는 것이 워낙 포괄적이라 각자가 생각하는 개념에 차이가 있을 수 있겠으나, 통상의 개념상 대자본·대형병원과의 매개변수를 그 핵심으로 본다면 이번 원격의료는 그와 무관하다. 군부대와 교정시설 원격의료가 대자본이나 대형병원과 연계될 가능성은 없지 않겠나.

안전성·유효성 논란과 관련해서는 그간의 시범사업을 통해 이 것이 검증된 부분에 대해서만 제한적으로 하자는 것이다. 실제 지난 정부에서 무려 복지부와 기재부·산업부·농림부·해수부·국방부 등 6개 부처가 14개 모형의 시범사업을 진행했다. 평가결과를 보면 이 중 6개 모모형 정도가 성공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그것이 이번에 제안한 군부대와 교정시설 등의 모형이다.

또 하나 주목할만한 것은 군부대, 교정시설 모형에서 가장 큰 성과로 꼽힌 것이 원격의료로 환자를 치료한 것이 아니라, 원격으로 환자의 상태를 파악해 당장 치료가 필요한 환자를 선별하고, 적절한 의료기관으로 보내 치료를 받을 수 있게 한 점이라는 데 있다. 환자가 더 큰 질환으로 이환되는 것을 막고 제때 적절한 진료를 받을 수 있게 한 것이 가장 큰 성과였다.

Q.규제프리존법과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도 마찬가지 논란에 시달리고 있다. 과거 반대하던 법안이었는데 이를 국회가 합의처리키로 한 것을 두고 비판이 나온다.

=지역특화발전특구 규제특례법(여당 규제프리존법)에서는 국민의 생명·안전·환경을 저해하는 경우에는 규제혁신 대상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고, 서발법에서는 보건의료관련 부분은 다 삭제했다. 이에 대한 당의 입장은 확고하다.

Q.의료계에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원격의료 추진안을 갖고 개별적으로 의료계 안팎의 다양한 단체와 접촉했다. 대부분 이정도 범위라면 크게 반대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럼에도 의협은 왜 반대를 하냐면, 회원들의 인식을 반영해 원칙적으로 그렇게 얘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점은 이해할 수 있다.

다만 계속 그 논조를 유지할 것인지는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본다. 대안 없는 반대만으로는 안된다. 의료계가 가고자 하는 길이 있다면 이제는 그게 어떤 것인지 내부적으로 고민하고 의견을 모아 제시해야 하지 않겠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