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고지혈증 동반 환자 증가세…“저비용으로 단기간에 개발 가능해 매력적”

 
 

우리나라의 만성질환 사망률은 허혈성 심질환을 중심으로 한 심장질환이 2003년부터 꾸준히 증가해 2014년 사망원인 1위로 집계됐다. 높은 사망률은 사망 원인에 대한 적극적인 예방과 관리의 필요성으로 귀결된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심혈관질환의 위험성을 경고하며 고혈압, 고지혈증, 뇌졸중 등에 대한 적극적인 관리를 강조하고 있다. 이 같은 심혈관질환 등 만성질환 사망률 증가를 억제하기 위한 예방 및 관리전략 강조는 임상 현장에서 관련 약물이 주목받는 배경이기도 하다.

이 가운데 이상지질혈증은 고혈압과 같은 심혈관질환 위험인자와 동반돼 상호작용하며 심혈관질환 위험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 때문에 이상지질혈증과 고혈압을 한 번에 동반하는 환자 수도 큰 비중을 차지한다. 실제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가 보고한 'Dyslipidemia Fact Sheets in Korea, 2018' 데이터에 따르면 고혈압 환자 절반 이상은 이상지질혈증을 동반했다.

때문에 어쩌면 이들 질환에 대한 치료제 시장은 당연히 성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 실제로 해당 질환 치료제 내수시장을 잡기 위한 제약사들의 경쟁은 치열하다.

이 중에서도 고혈압-고지혈증 3제 복합제 시장은 개발에 뛰어든 국내 제약사들이 제품을 시장에 본격 내놓으면서 양상이 가열되는 모습이다. 이미 시장에 나온, 그리고 곧 출시될 고혈압-고지혈증 3제 복합제 품목의 강점과 향후 시장 전망을 진단했다.

 

2제에서 3제로 트렌드 변화…‘뉴 플레이어’ 대거 등장

얼마 전까지만 해도 무주공산에 가까웠던 고혈압-고지혈증 3제 복합제 시장에 새로운 플레이어들이 등장하면서 들썩이고 있다. 아직 초기 단계지만 다수의 제약사가 뛰어든 만큼 거대 시장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국내 제약사들이 치료제 개발에 뛰어든 데는 만성질환들이 상호작용하며 다중으로 동반되는 경우가 흔한 만큼 이를 예방하고 치료하기 위한 약물요법도 단독요법에서 병용전략으로 진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정의학과를 운영하는 정명관 원장은 "동반질환 환자는 하나의 질환을 앓는 경우보다 심혈관질환 위험이 월등히 높아진다"며 "실제 통계에 따르면 고혈압 환자 절반이 고지혈증을 동반한다"고 말했다.  

거기다 국내 제약사들이 새로운 캐시카우를 발굴하기 위해 뛰어들었던 고혈압-고지혈증 2제 복합제 시장이 레드오션으로 전락하면서 ARB 계열과 CCB 계열의 두 가지 고혈압 치료 성분과 고지혈증치료 성분을 섞은 3제 복합제 시장이 급부상하고 있다.

3제 복합제는 하나의 약물로 3개의 약물을 복용할 때와 같은 효과를 기대하는 제품이다. 환자에게 복약 편의성을 제공하고 경제적 부담을 덜 수 있도록 고안한 것이다. 때문에 국내 여러 제약사가 3제 복합제 개발에 나섰고, 지난해 7월 한미약품 아모잘탄큐를 시작으로 일동제약 텔로스톱플러스 등이 식약처로부터 허가를 받으면서 새 지평을 열고 있다. 

제약사 한 관계자는 "새롭고 뛰어난 효능의 복합제를 출시함으로써 기존 제품들의 인지도나 매출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게 업계의 판단"이라며 "기존 성분들의 최적의 조합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내겠다는 복합제 개발 열풍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약물을 이용해 만들기에 신약보다 적은 비용으로 단기간에 개발할 수 있는 장점을 지닌 복합제. 현재 고혈압-고지혈증 복합제 시장은 2제 복합제가 대세를 이루고 있지만 점차 3제 복합제로의 트렌드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100억원 이상 매출을 올린 복합제도 다수 존재하는 만큼 영업력만 뒷받침된다면 대형 제품으로 성장하는 건 시간문제"라며 "올해는 다수의 3제 복합제가 출시될 것으로 보여 경쟁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약품 아모잘탄큐

가장 먼저 시장에 나온 고혈압-고지혈증 3제 복합제로 ARB 계열 고혈압치료 성분 로사르탄과 CCB 계열 고혈압치료 성분 암로디핀에 고지혈증치료 성분 로수바스타틴을 결합한 제품이다. 

아모잘탄큐는 국내 임상 3상(ALRO-301)을 통해 효과와 내약성을 입증했다. 

국내 23개 기관에서 고혈압과 고지혈증을 동반한 환자 146명을 대상으로 아모잘탄큐 투여군, ARB/스타틴 투여군, CCB/ARB 투여군으로 나눠 8주 동안 비교했다.

임상 결과, 아모잘탄큐 투여군은 ARB/스타틴 투여군 대비 8주 후 평균 수축기혈압(SBP)을 12.6mmHg 낮추면서 더 강력한 혈압 강하 효과를 입증했다. 또 CCB/ARB 투여군과 비교해 8주 후 LDL-C는 기저치 대비 평균 48% 감소했다. 특히 이상반응의 경우 아모잘탄큐 투여군에서는 한 건도 보고되지 않았다. 

한미약품은 이 같은 임상결과를 바탕으로 본격적인 마케팅에 돌입했고, 그 결과를 입증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아모잘탄큐는 지난해 10월 출시와 동시에 1800만원의 원외처방액을 올렸고 2017년 한 해 동안 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는 1월 8100만원, 2월 8900만원, 3월 1억 2700만원, 4월 1억 4000만원의 원외처방액을 기록하며, 점차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일동제약 텔로스톱플러스

일동제약의 텔로스톱플러스는 시장 선점을 노린 아모잘탄큐의 뒤를 바짝 추격하는 제품이다. 

일동제약은 식약처로부터 올해 5월 고혈압-고지혈증 3제 복합제 텔로스톱플러스에 대한 시판허가를 획득했다. 텔로스톱플러스는 ARB 계열 항고혈압제 텔미사르탄과 CCB 계열 항고혈압제 암로디핀에 지질저하제 로수바스타틴을 조합한 단일정이다. 본태성 고혈압과 고콜레스테롤혈증 동반 환자가 한 번에 복용할 수 있도록 약물 순응도를 높였다.

2015년 11월부터 2017년 6월까지 고혈압과 이상지질혈증을 모두 갖고 있는 환자 133명을 대상으로 8주간 텔로스톱플러스 투여군, 텔미사르탄/암로디핀 투여군, 텔미사르탄/로수바스타틴 투여군으로 나눠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텔로스톱플러스는 각각 고지혈증과 고혈압 조절 측면에서 대조군에 비해 우월함을 입증했다. 

텔로스톱플러스는 아모잘탄큐와는 ARB 계열 약제의 차이가 있다. 일동제약은 ARB 계열 중 텔미사르탄을 사용했는데, 이는 텔미사르탄이 ARB 계열의 혈압강하제 중 혈중농도 반감기가 가장 길어 심혈관질환 발병 위험성이 높은 시간대까지 높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동제약은 오는 8월을 목표로 텔로스톱플러스를 발매, 기존 고혈압-고지혈증 복합제 텔로스톱, 항고혈압 복합제 투탑스, 투탑스플러스 등과 함께 심혈관질환 치료제 시장 공략에 나설 방침이다. 

 

일양약품 트리플로우

일양약품의 고혈압-고지혈증 3제 복합제 트리플로우 역시 ARB 계열 항고혈압제 텔미사르탄과 CCB 계열 고혈압 치료 성분 암로디핀에 고지혈증 치료 성분 로수바스타틴을 더한 제품이다. 

텔미사르탄/암로디핀 조합으로 혈압강하 효과와 로수바스타틴의 지질 조절 효과를 더해 고혈압과 고지혈증을 한 알로 치료할 수 있는 이점을 노린 것이다. 

트리플로우는 국내 임상 3상(JLP-1401-P3-15)을 통해 효과와 내약성을 입증했다. 

이상지질혈증을 동반한 고혈압 환자 144명을 대상으로 트리플로우 투여군, 텔미사르탄/암로디핀 투여군, 텔미사르탄/로수바스타틴 투여군으로 나눠 8주를 비교했다. 

그 결과, 트리플로우 투여군은 텔미사르탄/스타틴 투여군 대비 8주 후 약 15mmHg의 추가적인 혈압 강하 효과를 보였다. 또 텔미사르탄/암로디핀 투여군에 비해 약 92%의 LDL-C 치료목표 도달률을 보였다. 

일양약품은 이 같은 임상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영업·마케팅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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