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의대 김희남 교수, 만성질환 치료 위해 장내 미생물학적 근원 세계 최초 제시

▲ 고려의대 김희남 교수.

국내 연구팀이 항생제 남용으로 인한 장내 미생물 불균형이 만성질환을 일으키는 기전을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

고려의대 김희남 교수(의과학과)와 이효정 박사는 장내 미생물에 일어나는 생리적 반응이 항생제에 의해 초래된 불균형을 고착시키는 중요한 원인이라는 의견을 처음으로 제시했다. 

항생제는 세균 감염을 치료하기 위해 필수이지만 세균과 장내 유익균도 함께 죽여 고혈압, 당뇨, 아토피 피부염 등 각종 만성질환에 취약하게 만드는 치명적인 부작용이 존재한다. 

학계는 지난 10여 년간 연구 끝에 장내 미생물 불균형이 만성질환의 중요한 근원이라는 사실은 확인했으나 현상에 대한 기전은 끝내 밝혀내지 못했다.

연구팀은 장내 미생물이 항생제에 노출되면 생존을 위한 긴축반응(stringent response)을 일으키며 이로 인해 항생제에 내성을 갖는 세균들이 늘어 장내 미생물 구성에 심각한 왜곡현상이 생길 수 있음을 밝혀냈다.

이와 함께 항생제 내성 세균 대부분이 돌연변이를 보유하고 있고 항생제가 존재하지 않더라도 오래 유지되는 성질을 보이기에 왜곡된 미생물 구성이 쉽게 회복되지 않는다는 사실도 규명했다.

연구팀이 확인한 장내 미생물 긴축반응을 통해 지금까지 미생물의 구성 변화에만 국한돼 있었던 관련 연구 분야가 넓어질 전망이다. 

뿐만 아니라 장내 미생물과 만성질환 간 관계를 규명하는 데 있어 생리학적 연구가 필수적이라는 새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김희남 교수는 "현대 의학 발전에 큰 토대인 항생제가 역설적으로 장내 유익균을 죽이고 건강을 해친다는 사실을 오랜 시간 간과해 왔다"며 "기본적으로 항생제의 남용을 막아야 하며 만성질환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을 위해 장내 미생물에 대한 집중적인 연구가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Trends in Microbiology'에 'Antibiotic Scars Left in the Gut Microbiota by Stringent Response'라는 제목으로 실릴 예정이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