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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치의가 실력 없거나 무성의하게 진료하면?주치의제도에 대한 오해와 불안... "한번 정한 주치의도 변경할 수 있다"
박선재 기자  |  sunjaepark@mo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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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호] 승인 2018.05.03  11: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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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차의료연구회·한국일차보건의료학회가 '주치의제도 바로알기 : 시민과 의사들의 궁금증에 답하기' 책자를 펴냈다. 오랫동안 주치의제도 안착을 위해 노력해온 이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해 주치의제도의 의미와 국민과 의사들이 주치의제도에 대해 갖는 오해와 불안에 대해 다뤘다. 특히 주치의제도에 대한 기본적인 설명과 다른 나라의 사례, 주치의제도를 한국에 단계적으로 정착할 수 있는 방안들을 간략하게 정리했다.

이 책의 대표저자인 정명관 (대한가정의학회 정책위원 / 정가정의원 원장) 원장은 서문을 통해 "지금 내가 힘든 건 게을러서도 아니고, 수가의 문제만도 아니었다. 그것은 한국의 보건의료 체계의 문제였고, 내가 일하 는 현장인 일차의료가 제대로 서 있지 않아서였다"라며 "일차의료연구회와 한국일차보건의료학회에서 여러 나라의 주치의제도에 관한 공부를 하면서 우리나라의 현실을 더욱 실감할 수 있었고, 국민들도 살고 의사도 살 길은 주치의제도라는 확신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MO에서는 총 10회에 걸쳐 주치의제도 바로알기를 연재한다. 

싣는 순서
1. 주치의제도의 의미.
2. 국민들이 주치의제도에 대해 갖는 오해와 불안(3회) 
3. 의사들이 주치의제도에 대해 갖는 오해와 불안(3회)
4. 주치의제도에 대한 일반적인 오해와 불안
5. 주치의제도가 잘 실시되는 나라의 사례 
6. 한국에서 주치의제도의 단계적 실행 방안

참여 전문가
- 고병수 (한국일차보건의료학회 회장 / 탑동365일의원 원장)
- 김철환 (전 인제의대 교수 / 안산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새안산상록의원' 원장)
- 이재호 (가톨릭의대 가정의학과 교수 / 일차의료연구회 초대 회장) 
- 임종한 (인하의대 사회의학과 교수 / 한국의료사협 연합회 회장)
- 임형석 (정읍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과장)
- 정명관 (대한가정의학회 정책위원 / 정가정의원 원장)
- 최용준 (한림의대 사회의학교실 교수)
- 홍승권 (가톨릭의대 가정의학과 교수)

   
▲ 탑동365일의원 원장ⓒ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Q.주치의제도를 시행하면 원하는 병원이나 다른 의사를 마음대로 찾아갈 수 없다?  

- 주치의제도란 원하는 의사에게 등록(registration)해 지속적인 주민-의사 관계를 맺으며 건강에 대한 문제나 질병이 있을 경우 주치의를 방문해 상담과 적절한 치료를 받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주민들이 등록한 주치의가 아닌 다른 의사를 찾아가거나 주치의 의뢰 없이 종합병원을 찾아가는 것은 제한이 있을 수 있습니다. 등록을 하는 이유는 단순히 병원 쇼핑과 같은 무분별한 의료 이용을 제한하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본질적인 이유는 한 가족이나 주민(환자)의 건강 문제를 전인적이고, 포괄적으로 다루되 친화력과 지속성의 관계를 가지고 더 잘 돌보라는 의미입니다.  그래도 정해진 의사에게 의원 이용을 제한한다는 것이 주치의제도를 경험해 보지 못한 한국 사람들에게는 큰 걱정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주치의제도를 하는 여러 나라에서는 주민 선택권을 넓히는 쪽으로 가고 있습니다. 한 의사에게 등록하면 다른 동네의원은 갈 수 없게 차단하는 강력한 방법도 있지만 한두 명의 의사에게 등록을 가능하게 해서 선택의 여지를 남겨놓는 추세입니다. 주치의 등록을 해서 특정 의원만을 이용하더라도 급할 때나 사정이 있을 때는 다른 의원을 찾아서 진료 받을 수도 있습니다.

주치의제도가 시행되면 종합병원이나 대학병원 이용은 엄격히 제한될 것입니다. 반드시 주치의의 '진료의뢰서'를 지참해야 하고 적절한 사유가 없으면 의뢰를 하지도, 전문의가 받아주지도 않을 겁니다. 그래야만 지역사회에서 많은 질환들은 일차의료 전문의가 해결하고, 사람들은 무분별하게 큰 병원을 찾지 않아도 되어 단과전문의들은 중증질환이나 난이도가 높은 질환들에 집중할 수 있게 됩니다.

Q. 주치의제도를 시행하면 한 번 정한 주치의를 바꿀 수 없다?  

(고병수) 외국에서도 오래전에는 보통 1년 단위로 주치의 등록을 변경할 수 있게 했지만 요즘은 거의 많은 나라들이 기간에 제한을 두지 않거나 중간에 주치의를 바꾸는 것을 쉽게 하는 쪽으로 바뀌는 추세입니다. 그 이유는 굳이 주치의를 바꾸려는 사람들은 나름대로 이유가 있을 것이고, 또 주치의를 바꾸려면 서류 작업 절차가 있어서 번거로우니 병원 쇼핑하듯이 아무 때나 바꾸려들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Q. 주치의가 실력이 없거나 무성의하게 진료하면 어떻게 하나?   

(고병수) 주치의가 실력이 없어 환자를 진료하는데 문제가 있을 수도 있고, 무성의하게 진료하는 모습을 보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한 문제는 주치의제도와 무관하게 의사 자질의 문제여서 언제든지 생길 수 있습니다. 그 외에 불친절하거나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경우 등 주민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경우에는 주치의를 바꾸면 됩니다. 비슷한 지역에 있는 다른 의원을 찾아서 등록을 하거나, 원한다면 다소 멀리 있지만 마음에 드는 의원을 찾아서 등록을 해도 됩니다. 

여러 나라에서도 그렇게 하면서 동네의원들끼리 선의의 경쟁을 하게 합니다. 만일 한국에 주치의제도가 도입되면 주치의 1인당 등록 주민 수를 1000~1500명 정도로 제한을 하게 될 텐데, 주민들이 원하면 어렵지 않게 주치의를 바꿔도 되게끔 선택권을 넓히는 것도 고려할만 합니다.

Q. 주치의가 휴가를 가거나 휴무일에는 진료를 못 받겠네? 

   
▲ 인하의대 사회의학과 임종한 교수

주치의제도를 하는 나라들은 보통 1인 운영체제의 개인의원보다는 공동개원 형태로 운영하는데, 보통 4~6인 의사들이 함께 진료를 합니다. 그래서 주치의가 휴가를 가거나 자리를 비우게 되면 다른 의사가 환자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진료를 하게 됩니다.

그리고 지역에서 당직시스템을 활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지역정부(우리의 작은 시·군 단위)와 일종의 특별계약을 맺고, 근무시간 외에도 특정 진료소에서 지자체가 정해주는 당직시스템 하에 동네에 있는 환자의 주치의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Q. 특정 전문의 진료를 받고 싶은데도 주치의한테만 가야 한다면 불편할 것 같다. 

(임형석) 한국의 의료 환경에서는 '이런 질병, 이런 증상에는 ○○전문의 진료를 받아야 해' 하고 환자 스스로 판단해서 단과전문의를 찾아갑니다. 심지어 조금만 아파도 명의라고 소문난 큰 병원의 전문의를 찾기도 합니다. 이런 식의 의료소비에 익숙해져 있는 환자 입장에서 특정 단과전문의의 진료를 받고 싶은데 주치의를 먼저 만나야 한다면 불편하게 느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환자 처지에서 보면 '나의 이런 증상에는 어떤 전문의를 만나야 하지?' 하고 판단을 내리지 못해 고민했던 적이 더 많을 겁니다. 또 자신의 판단으로 찾아간 단과전문의가 자신의 문제와 관련 없는 의사였다면 그 사람은 애써 또 다른 의사를 찾아가야 할 것입니다. 자신을 잘 아는 주치의가 있다면 자신의 증상에 대해 상담하면서 오히려 더 효율적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Q. 일차의료 의사는 특정 전문의에 비해 내 병을 잘 못 고칠 것 같다.

   
▲ 정가정의원 정명관 원장ⓒ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보통 전문의라고 하면 의대를 졸업한 이후 전공의 수련을 마친 의사인 반면 주치의는 의과대학만 졸업한 일반의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그렇지 않습니다. 외국에서는 주치의를 맡을 일차의료 의사들은 다른 전문의와 마찬가지로 의과대학 졸업 후 4~6년 동안 수련을 받습니다. 한국에서 가정의학과 전문의를 생각하면 됩니다. 지역사회 중심의 일차의료를 바탕으로 하는 주치의 역할과 전문적인 진료를 하는 단과전문의의 역할이 다르기 때문에 수련 내용에서는 차이가 납니다.  

주치의는 지역사회에서 흔히 발생하는 건강 문제를 포괄적으로 다루는 수련을 받고 단과전문의는 특정 신체 장기나 특정 질환에 대한 수련을 받습니다. 지역사회에서 흔히 발생하는 80~90%의 건강상의 문제는 주치의가 충분히 다룰 수 있습니다. 또한 특정 전문의의 진료가 필요한지 감별하는 수련도 받습니다. 

하지만 단과전문의 진료가 필요한 경우마저 주치의가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진료하지는 않습니다. 지역주민의 처지에서 보면 처음부터 특정 전문의를 바로 찾아가는 것보다 자신의 주치의에게 먼저 가는 것이 아픈 원인을 더 잘 찾게 되고 적절히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됩니다. 또한 주치의는 환자가 여러 전문의 진료를 받아야 할 경우 그 정보들을 통합하고 조정하는 역할까지 합니다. 이런 기능은 지금까지는 한국의 의료제도에 없었습니다. 환자들이 스스로 알아서 해결해야 했습니다. 

Q. 주치의는 자영업자가 아닌 공무원이어서 오히려 과소진료를 할 우려가 있다. 

(고병수) 지금처럼 많은 전문의가 개원을 하지 않고 종합병원이나 전문병원에서 일하고, 동네에는 일차의료 의사들이 있게 되면 주치의는 주로 일차의료를 담당하는 전문의들이 맡게 됩니다. 주치의제도는 주치의가 되겠다는 의사와 정부(혹은 건강보험공단)와 계약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나라에서도 주치의는 자영업자입니다. 

과거 영국에서는 오후 5시면 의사가 칼같이 퇴근해버리거나 검사나 약을 처방하는 것도 제약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주민들의 편의를 위해서 정부가 보상제도를 도입해서 저녁 시간까지 진료를 하거나 질환 관리가 잘되면 합당한 보상을 해주는 쪽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더불어 의료의 질 평가는 종합병원에서만 이루어지는 게 아니라 지역에 있는 일차의료기관에서도 적용이 되어 주치의제도를 하는 나라들에서 진료의 질이 낮다든지, 과소 진료를 한다든지 불평하는 것은 많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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