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세 전 다양한 백신 접종해도 백신 표적 질환 외 감염병 위험 높지 않아

영아기에 다양한 백신을 접종하더라도 면역력이 약화되지 않는다는 보고가 발표됐다.

JAMA 3월 6일자 온라인판에 실린 연구 결과에 따르면, 만 2세 이전에 여러 백신을 접종한 영아는 2~4세에 백신이 표적으로 하는 질환 외 감염병 발병 위험이 상승하지 않았다. 

이번 연구는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미국 카이저 퍼머넌트 건강연구센터가 손을 잡고 영아 백신과 면역체계의 연관성을 처음으로 분석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있다.

그동안 영유아기에 여러 가지 백신을 접종하면 면역체계가 약화되고 백신이 표적으로 두지 않은 감염병 발병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의구심이 일부 부모들 사이에서 제기돼 왔다. 그러나 이번 연구를 통해 이 같은 우려는 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카이저 퍼머넌트 Jason M. Glanz 박사팀은 Vaccine Safety Datalink를 이용해 미국 내 6곳 의료기관에서 등록된 약 50만명 영유아 데이터를 분석했다. 

연구에는 2003년 1월부터 2013년 9월 사이에 태어난 영유아 데이터가 포함됐으며, 추적관찰은 2015년까지 진행됐다.

연구팀은 백신이 표적으로 하는 질환 외의 감염병으로 입원했거나 응급실을 찾은 영유아 환자 5만여 명을 확인했고, 생후 24~47개월인 영유아 환자 193명 데이터를 무작위 선별했다. 이어 전체 영유아 데이터에서 이와 같은 감염병이 발병하지 않은 같은 연령대 환자 751명을 추려냈다. 연구에 포함된 영유아의 평균 개월 수는 32.5개월이었고, 45%가 여성이었다.

연구팀은 나이, 성별 등을 고려해 백신이 표적으로 하지 않는 감염병이 발병한 환자군(감염병군)과 이러한 감염병이 발병하지 않았던 환자군(대조군)을 1:4 매칭해 백신접종에 따른 감염병 발병 위험을 비교했다.

먼저 생후 23개월간 전체 백신항원 노출 정도를 평가한 결과, 감염병군과 대조군 간의 의미 있는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구체적으로 평균 누적 백신항원 노출(cumulative vaccine antigen exposure)은 감염병군이 240.6건(case), 대조군이 242.9건으로, 두 군간 차이는 2.3건에 불과했다(95% CI -10.1~5.4; P=0.55).

게다가 감염병군과 대조군을 매칭해 비교했을 때, 생후 23개월 동안의 누적 백신항원 노출 정도는 백신이 표적으로 하는 질환 외 감염병 발병 위험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matched odds ratio 0.94; 95% CI 0.84~1.07).

Glanz 박사는 논문을 통해 "2~4세에 감염병으로 응급실을 찾거나 입원한 영유아는 생후 23개월 동안 다양한 백신을 접종받아도 백신이 표적으로 하지 않는 감염병 발병 위험이 상승하지 않았다"면서 "이번 연구를 통해 영아 백신이 면역체계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점을 입증했다. 부모는 영아기에 백신을 접종하는 것을 주저하면 안 되며, 의료진은 백신 접종으로 얻을 수 있는 혜택에 대해 부모와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미국 콜로라도대학 Sean T. O'Leary 교수는 논평을 통해 "이번 연구는 미국 영유아를 대상으로 백신의 안전성을 입증했다는 점에 그 의미가 있다"면서 "연구에서 영유아의 전체 백신항원 노출 정도를 평가해 그 연관성을 검증했다면, 향후 개별 항원에 대한 면역반응 정도를 확인한 추가 연구가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