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간암학회 메타분석 결과 발표…"적절한 음주는 없다"

▲ 대한간암학회가 2월 2일 '간암의 날'을 맞이해 '음주와 간암, 건전한 음주는 존재하는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소주 한 두잔은 괜찮겠지'라는 생각으로 마시는 알코올이 간암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간암학회는 2일 더플라자호텔에서 '음주와 간암, 건전한 음주가 존재하는가'라는 주제로 열린 간담회에서 알코올과 간암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학회가 2017년 10월까지 발표된 논문 36개를 메타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중등도인 소주 2잔(1잔 50mL, 20도 기준)에 해당되는 알코올 20g을 매일 마실 경우 비음주자보다 간암 발생률이 1.33배, 간암 사망률이 1.17배 상승했다. 게다가 전체 사망률은 1.17배, 간질환 관련 사망률은 3.22배 높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알코올의 위험은 바이러스 간염 환자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중등도 이상의 알코올을 매일 마신 만성 B형간염 환자의 간암 발생률은 2.35배, 만성 C형간염 환자는 1.85배 상승했다. 

국내 바이러스 간염 환자 중 음주를 하는 환자가 많고 이로 인해 간경변증 및 간암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는 점에서, 음주가 국내 간경변증과 간암 발생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하다는 게 학회의 설명이다. 

뿐만 아니라 알코올 섭취량이 늘수록 간암 발생률이 높아지는 양의 상관관계도 입증됐다. 즉 음주를 적게 하는 사람보다 많이 하는 이들에서 간암 발생 위험이 높다는 의미다. 

▲ 대한간암학회 박중원 회장.

이에 학회는 음주에 대한 사회·문화적인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구체적으로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표준잔을 지정, 이를 기준으로 저위험군, 중등도 위험군, 고위험군을 나누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이러한 기준이 없다는 것이다.

현재 국내에서는 표준잔 대신 기업에서 만든 잔을 사용하고 있어 잔에 따라 알코올 함량이 다르다. 때문에 우리나라는 잔을 기준으로 적정 음주 문화를 논하기 어렵다고 학회는 지적했다. 

게다가 현재 술병에서 볼 수 있는 과음 경고 문구가 과거보다 완화된 점도 개정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1995년에 이어 2016년에 술병 과음 경고 문구가 변경되면서 '뇌졸중', '치매', '기형아 출신' 등의 문구가 추가됐지만 '간암', '간경화' 대한 위험 문구는 기업이 선택적으로 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한간암학회 박중원 회장(국립암센터 간암센터 소화기내과)은 "국내 간암의 3대 원인이 B형간염, C형간염, 알코올성 간염이다. 술은 엄연한 발암물질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 너무나 관대하게 여겨지고 있다"면서 "음주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한간암학회 장정원 기획이사(가톨릭의대 소화기내과)는 "최근 젊은 층과 여성에서 음주가 늘고 혼술 문화, 주류 광고 등으로 알코올 소비량이 증가하는 추세다"며 "그러나 남성은 하루 2잔, 여성은 하루 1잔의 술이라도 지속적으로 마시면 간암 발생과 사망률이 증가할 수 있다. 적절한 음주는 없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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