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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와 당뇨병 위험 상관관계는 'J 커브''J 커브 이론'…금주한 이들보다 하루 2잔이내 마신 사람 당뇨병 위험↓
박미라 기자  |  mrpark@mo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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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호] 승인 2017.08.29  07:0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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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건강에 해롭다고 알려진 술.

그런데 하루 1잔에 해당하는 적당량의 음주습관은 당뇨병은 물론 심혈관질환 위험을 감소시킨다는 결과들이 꾸준히 보고돼 눈길을 끈다.

현재 우리나라 보건복지부에서 제시하는 1 표준잔은 알코올이 12g 포함된 한 잔을 의미한다.

이를 기준으로 1 표준잔은 대략 소주 1잔 반(90mL), 맥주 1캔(355mL), 막걸리 1사발(230mL), 포도주 1잔(120mL), 양주 1잔(40mL)에 해당한다.

전 세계적으로 적정량의 음주 기준에 차이는 있지만 보통 △중등도의 음주는 하루 3잔 이하 △과음 수준의 음주는 하루 3잔을 초과하는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

매일 1~2잔 정도의 음주가 실제 질병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까? 대부분의 전문가는 적절한 음주의 긍정적인 효과에 어느 정도 동의하는 분위기다. 이유가 무엇일까?

적절한 음주의 질환 예방 효과는 일종의 J 커브 또는 U 셰이프(shape)와 관련 있다는 주장이다.

강남세브란스 혈관대사연구소 정혜영 교수는 "전문가들 사이에서 알코올 섭취와 당뇨병 발생 간에는 J 커브 또는 U셰이프와 관련이 있다고 결론을 내리고 있다"면서 "쉽게 말해 알코올을 전혀 섭취하지 않은 사람이 하루에 2잔 미만으로 마신 사람보다 각종 질환 발병 위험이 오히려 높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교수가 제시한 데이터에 따르면, 1일 표준잔 기준 3잔 정도의 중등도 알코올(moderate alcohol consumption) 섭취자의 경우, 그렇지 않은 이에 비해 당뇨병 발병률이 33~56% 낮고, 관상동맥질환 발병률 역시 최대 55%까지 감소했다(Ann Intern Med 2004; 140:211-9).

덴마크 연구진이 5년 동안 7만 551명의 음주행태를 분석한 연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알코올을 1~2잔 섭취한 사람의 당뇨병 발병 위험이 최대 60%까지 감소했기 때문이다.

성별로 남성은 매일 1잔 이상 일주일 동안 14잔 마시는 성인이 비음주자보다 당뇨병 발병 위험이 43% 감소했다.

여성은 감소 효과가 더욱 두드러졌다. 하루 평균 알코올을 1잔 이상, 일주일 동안 9잔까지 마시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이보다 당뇨병 발병 위험이 60%까지 줄었다.

그러나 당뇨병 환자 가운데 알코올 섭취에 반드시 주의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환자 중 혈당강하제나 인슐린 치료를 받고 있거나 저혈당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등 혈당 조절이 양호하지 않은 경우, 임신 중인 당뇨병 환자, 기저질환으로 간 질환, 췌장염, 진행된 신경병증, 심한 고중성지방혈증이 있다면 알코올 섭취를 무조건 금해야 한다(3rd ed. Seoul: Medrang; 2008. p221. 3).
 
"하루 소주 2잔 마시면 뇌졸중 위험 감소"

중등도의 음주가 관상동맥질환 특히 뇌졸중 발병 위험을 감소시키는 데 유익한 효과를 보인다고 발표한 연구결과에도 'J 커브 이론'이 적용된다.

지난해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배희준 교수팀이 발표한 연구가 대표적으로, 하루 소주 2잔 정도의 음주가 뇌졸중 위험을 낮춘다는 것이다.

배 교수팀에 따르면 남성은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과 비교했을 때 소주 1잔은 62%, 소주 2잔은 55%의 뇌졸중 예방 효과를 나타냈다. 술에 의한 뇌졸중 예방 효과는 하루 1잔 이내로 마실 때 가장 높은 셈이다.

배희준 교수는 "음주와 뇌졸중의 상관성을 알아본 대부분의 연구는 와인이나 맥주가 주종인 서양인을 대상으로 한 것"이라며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도 있었지만 인종과 주종의 차이, 뇌경색과 뇌출혈이 혼재되는 뇌졸중 유형의 부정확성 등으로 정확한 결과를 확인하는 데 실패했다"고 말했다.

배 교수는 이어 "다만 이번 연구는 소주의 뇌졸중 예방 효과만 관찰한 것"이라며 "과음은 뇌졸중은 물론 다른 질병의 발생 위험을 높이는 만큼 술자리에서는 건강한 남성 기준으로 하루 2잔 이내로 가볍게 마시는 게 뇌졸중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음주 효과의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이 외에도 2005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알코올 섭취와 관상동맥질환 관련 위험요인과의 관계를 살펴본 결과 매일 15~30g의 알코올 섭취했을 때, 관상동맥질환 관련 위험요인을 줄인다는 결과도 있다(Korean J Nutr 2008; 41:232-41).

"알코올이 혈관 확장시키고 혈당 낮춰"

알코올을 매일 2잔 이하로 섭취하면 혈당 조절 등 대사적 측면에서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다.

경희의대 내분비내과 전숙 교수는 "알코올이 혈관을 확장시키고 혈당을 낮추는데, 레드와인에 함유된 폴리페놀계 항산화 물질인 레스베라트롤이 혈당을 균형 있게 맞추는 데 도움이 된다는 보고가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당뇨병 환자들이 3개월간 매일 와인 1잔을 마신 결과 공복혈당이 떨어지는 효과가 관찰됐고(Diabetes Care 2007; 30:3011-6), 다른 연구에서도 1~2잔의 와인을 매일 섭취한 결과 금주를 한 경우보다 혈중 인슐린 농도가 낮았다(Metabolism 2008; 57:241-5).

정혜영 교수는 음주가 단순히 알코올 섭취하는 것 이상으로 신체적·정신적인 측면에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음주가 사회적 관계에서 긍정적인 정서를 증가시키고 스트레스를 완화시키는 등의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는 것.

현대 사회에서 음주는 사회적 관계에서 긍정적인 정서를 만들고, 스트레스를 감소시키는 등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는 설명이다.

"우리나라 음주문화 특성상 적정량 지키기 어려워"

그렇다면 적절한 알코올 섭취가 긍정적인 효과를 보이지만 전문가들이 만성질환 환자에게 '금주'를 강조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나라의 음주문화 특성상 음주자 대부분이 1~2잔만 섭취하지 않을뿐더러 고열량, 고지방 안주로 과도한 열량을 섭취하기 때문이다.

정 교수는 "당뇨병 등 만성질환 환자가 알코올을 3잔 이상 섭취했을 때 안주는 그보다 더 많이 먹게 된다"면서 "지속적으로 많이 먹게 되면 당 대사 문제 이외에 영양소 대사에도 해로운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의 말처럼 과량의 지속적 음주는 가장 먼저 비타민과 무기질 결핍을 악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엽산은 알코올 섭취와 관련해 빈번한 결핍이 보고되는 영양소로, 습관적 알코올 섭취자는 엽산이 결핍된 식사를 하는 경향을 보이고, 알코올 엽산의 흡수, 이동 저장 등이 손상되기 때문이다.

알코올은 티아민 흡수와 이동에도 영향을 줘 알코올 중독자의 경우 티아민 결핍 발생률이 매우 높다. 이 외에도 비타민 B6, 비타민 C, 비타민 D, 비타민 K 등 다양한 비타민의 결핍은 물론 세포 내 칼슘 향상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알코올을 3잔 이상 마시거나 열량이 높은 안주를 섭취하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

정 교수는 "술자리에서 서로 과음을 권하고 1회 알코올 섭취량이 매우 많은 우리나라의 독특한 음주 문화를 고려했을 때, 알코올 허용량 범위를 지킬 자신이 없는 성인 또는 만성질환 환자라면 불필요한 술자리는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적절한 알코올 섭취가 도움된다는 주장, 근거 약해"

연세의대 이상학 교수(신촌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도 "우리나라 음주문화만 본다면, 적절한 알코올 섭취가 마냥 좋다고 이야기할 수는 없다"면서 "당뇨병, 심혈관질환 외에도 암을 비롯한 신경학적 문제도 필히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실제로 비음주자와 비교했을 때 하루 알코올 섭취량이 5g 미만인 여성의 전체 암 발병 위험이 2% 증가했고 15g 미만인 여성, 즉 한잔 미만으로 마신 여성도 4% 증가했다(RR 1.04; 95%CI 1.00-1.09; Ptrend=0.12).

이 교수는 "만성질환에서 적절한 알코올 섭취에 대한 긍정적인 내용이 담긴 소식이 쏟아지고 있지만, 아직 근거가 약하다. 과음의 위험이 있는 경우 가능한 한 알코올을 자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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