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병원 박상원 부장 "부적절한 전기충격 막아 조기 진단 및 빠른 치료 가능"

▲ 13일 대한심장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세종병원 박상원 부장은 삽입형 제세동기 이식 후 부적절한 전기충격을 줄이기 위해 원격 모니터링(remote monitoring)이 필요하다는 조언했다.

삽입형 제세동기(ICD) 이식 후 부적절한 전기충격(inappropriate shock)을 줄이기 위해 원격 모니터링(remote monitoring)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왔다.

13일 대한심장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세종병원 박상원 부장(심장내과)은 "ICD를 이식한 환자에게 부적절한 전기충격이 발생하면 사망률이 증가한다는 보고가 계속되고 있다"며 "원격 모니터링은 ICD의 부적절한 전기충격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원격 모니터링은 ICD에서 나오는 정보가 24시간 무선으로 외부서버에 자동 저장되는 기술이다. ICD에 미리 설정된 값에 따라 부정맥 또는 심부전 등의 이상징후가 나타나면 의료진과 환자에게 실시간으로 알려주기 때문에 조기 진단과 빠른 치료가 가능하다.

이에 따른 혜택은 2013년 발표된 ESCOT 연구에서 입증됐다. 연구에서는 ICD를 이식한 433명 환자를 대상으로 원격 모니터링을 이용한 환자군(원격 모니터링군)과 직접 병원에 방문해 추적관찰한 환자군(대조군)을 무작위로 나눠 예후를 비교했다(Eur Heart J 2013;34(8):605-614).

27개월 추적관찰 결과, 원격 모니터링군은 대조군보다 부적절한 전기충격이 52% 감소했고 이로 인한 입원율도 72% 줄었다. 게다가 ICD 캐패시터(capacitor) 충전 횟수도 원격 모니터링군에서 확연하게 줄어 ICD 수명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미국부정맥학회(HRS)는 2015년 전문가 컨센서스 성명서를 통해 ICD 이식 후 기기 추적관찰과 기기 및 질환 관리를 위해 원격 모니터링을 강력하게 권고(Class I)하고 있다(Heart Rhythm 2015;12(7):e69-100).

그는 "ICD 이식 후 부적절한 전기충격이 나타나면 환자의 삶의 질이 감소될 뿐만 아니라 의료비가 늘고 사망률이 증가할 수 있기에, 부적절한 전기충격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국내에도 부적절한 전기충격을 관리하기 위해 원격 모니터링이 도입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도입은 아직…원격의료·개인정보 보안 우려 남아

원격 모니터링은 미국, 유럽뿐만 아니라 일본, 중국 등 아시아 지역에서도 시행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원격 모니터링이 적용되지 않아 ICD 이식 후 환자 관리에 어려움이 있는 상황이다. 

먼저 원격 모니터링 도입 시 원격의료 허용과 의료 민영화의 발단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장애물로 작용한다. 현재 의료계, 정부 등 관계자들의 원격의료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시행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박 교수는 원격 모니터링과 원격의료는 다른 개념이라고 지적했다. 두 가지 개념을 살펴보면, 원격의료는 화상통신 등을 통해 먼 곳에 있는 환자 상태를 진단하고 의약품 등을 처방하는 것이라면 원격 모니터링은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해 먼 곳에 있는 환자의 건강 또는 질병 상태를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상담과 교육을 진행한다는 의미로 차이가 있다.

이와 함께 개인정보 보안에 대한 우려도 남아 있다. 지난달 세인트주드 메디컬(St. Jude Medical) 사의 심장박동기 일부 모델에서 해킹 위험이 감지돼, 개인정보 유출 문제로 원격 모니터링 관련 소프트웨어가 모두 업데이트된 바 있다. 

하지만 ICD에서 나오는 신호를 환자의 개인정보로 봐야 할지에 대해서는 컨센서스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다.

그는 "ICD에서 나오는 신호는 직접적으로 기계 상태를 보여주는 것으로, 환자 정보를 말해주는 건 아니다"며 "원격 모니터링 파라미터는 기계에 저장된 데이터를 모니터링하기에, 이를 환자 개인정보로 봐야 할지 또는 기계 정보로 봐야 할 지는 논란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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