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기능 급격히 저하된 환자 대부분 염증 수치 높아

항암치료 후 피로감, 기억력 감퇴 등 뇌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장애를 의미하는 케모브레인(chemobrain) 원인이 염증(inflammation )일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 로체스터대학 암 연구소 Michelle C. Janelsins 박사팀이 항암치료를 받은 유방암 환자 20여 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이같이 밝혔다.

항암치료는 대부분의 유방암 환자에게 적용되는 보조적 요법으로 유방암 재발률을 감소시키고 생존율을 증가시킨다.

하지만 환자 70% 정도 화학요법 관련 인지장애 즉 케모브레인을 경험한다. 발생률은 17~75%이며, 이 중 35% 이하는 장기간 지속되는 중증 이상의 케모브레인을 겪지만 현재까지 명확한 발생 원인은 밝혀내지 못한 상태였다.

Janelsins 박사는 병원 내 항암치료를 받는 유방암 환자 22명을 대상으로 인지기능 검사를 하고 만성염증반응을 유발하고 유지하는 중요한 인자인 사이토카인(inflammatory cytokine) 분비 정도를 알아보기 위한 시험도 함께 진행했다.

그 결과 사이토카인 분비가 활발한 환자가 그렇지 않은 이보다 인지기능이 급격히 저하되는 등의 케모브레인 발병 위험이 유의미하게 상승했다. 특히 인지기능 검사결과에서 기억력 및 집중력 저하도가 가장 높은 환자들은 다른 암 환자보다 종양괴사인자-알파(tumor necrosis factor-alpha, TNF-a)) 혈중 수치 역시 0.47배 더 높았다.

염증성 사이토카인인 TNF-a는 기억력 저하 등 인지기능 장애와 깊은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TNF-a 혈중수치가 올라가면 기억력도 급속도로 저하돼 심하면 치매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 설명이다.

실제로 영국 사우샘프턴 대학 Clive Holms 박사가 노인성 치매 환자 110명을 무작위로 추려내 TNF-a 혈중 수치가 인지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그 결과 TNF-a 혈중 수치가 높은 환자는 그렇지 않은 이보다 기억력 저하 속도가 4배에서 최대 10배 가까이 빨랐다.

이에 연구팀은 화학 요법을 받는 암 환자에서 케모브레인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염증을 억제시키는 치료가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연구팀은 "염증 억제 효과가 높은 약물치료를 암 환자에게 시행한다면 케모브레인 부작용도 현저히 떨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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