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약 처방 상위 10개 중 아모잘탄 유일...“신약개발 위한 제반 환경 조성돼야”

 

전문의약품 처방 순위권에 국산약이 이름을 올리는 일은 올해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5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10월까지 전문의약품 원외처방액 순위 10위 가운데 이름을 올린 국산약은 한미약품의 항고혈압제 아모잘탄이 유일했다. 

유비스트에 따르면 올해 처방된 1만 543개의 전문의약품 중 10월까지 누적 처방액을 살펴본 결과, 아모잘탄이 10위로 간신히 이름을 올렸다. 

순위를 살펴보면, 길리어드의 만성B형간염 치료제 비리어드와 화이자의 고지혈증 치료제 리피토가 원외처방액 1000억원을 넘어서며 1, 2위를 기록했다. 

우선 비리어드는 올해 10월까지 1373억원의 원외처방액을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비리어드의 이 같은 기록은 지난해 같은 기간 기록한 1264억원 보다 8.6% 증가한 금액이다. 

비리어드에 이어 리피토는 1301억원 처방됐다. 리피토는 작년 같은 기간(1306억원) 대비 0.38% 줄면서 비리어드에 왕좌를 내줬지만, 1000억원 이상 처방액을 유지했다. 

이어 베링거인겔하임의 항고혈압제 트윈스타가 680억원으로 뒤를 바짝 쫓았고, BMS의 만성B형간염 치료제 바라크루드(615억원), 아스트라제네카 고지혈증 치료제 크레스토(590억원), 사노피 항혈전제 플라빅스(575억원) 등이 이름을 올렸다. 

이어 MSD 당뇨병 치료제 자누메트(565억원), 아스텔라스 전립선비대증 치료제 하루날(551억원), 길리어드 C형간염 치료제 소발디(543억원) 등이 1위부터 9위 자리를 차지했다. 

 

이처럼 순위권 전부 글로벌 제약사의 전문의약품인 가운데 한미약품 아모잘탄이 535억원으로 10위에 이름을 올리면서 국산 전문의약품의 체면을 세웠다. 하지만 이마저도 전년 같은 기간 기록한 562억원 대비 5.04% 감소한 수치다. 

이 같은 기조는 20위권으로 눈을 낮춰도 마찬가지다. 

상위 20위를 기준으로 볼 때 삼진제약 항혈전제 플래리스가 518억원으로 13위를 기록하며 아모잘탄 이후로 가장 선방했다. 

뒤이어 대웅바이오의 뇌기능개선제 글리아타민(511억원) 14위, JW중외제약 고지혈증 치료제 리바로(419억원) 19위, 종근당 뇌기능개선제 종근당글리아티린(414억원) 20위 등이다. 

이를 두고 제약업계에서는 국내 제약시장의 높은 글로벌 제약사 의존 경향은 업계 제반 조건의 문제라고 지적한다. 

국내사 한 관계자는 “국내사들의 여전한 제네릭 위주 개발 경향이 한계에 다다른 것 같다”며 “1개의 블록버스터 약물의 특허가 만료되면 수십여 개의 제네릭이 쏟아지는 게 그 방증 아니겠나”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이 때문에 과당경쟁과 부당경쟁이 발생하고 이익도 나지 않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물론 국내사들이 신약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점도 제네릭 위주의 현 국내 제약시장의 분위기를 조성하는 원인 중 하나”라며 “외형 성장을 위해 제품 도입에 열을 올릴 게 아니라 신약개발에 힘을 쏟아야 한다. 정부 역시 제반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노력을 더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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