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이어간 소발디, 밀려난 자누비아...초대형 약물 특허만료에도 선방

비리어드가 올해 상반기 왕좌에 올랐다. 작년 1위였던 리피토가 한 단계 하락했고, 부동의 1위 바라크루드는 하향세를 걷고 있다. 

지난해 시장에 데뷔한 소발디는 돌풍을 이어간 반면, 당뇨병 치료제와 항고혈압제로 이름을 알렸던 자누비아와 세비카는 순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 자료를 토대로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 원외처방 실적을 분석했다. 

 

비리어드 ‘왕좌’ 등극...소발디 돌풍 여전

올해 상반기 제약사들은 지난해 상반기와 다른 원외처방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유비스트에 따르면 길리어드의 B형간염 치료제 비리어드(테노포비르 디소프록실)는 올해 상반기 815억원의 원외처방액을 올리며 작년 상반기(724억원) 대비 12.57% 성장, 실적 1위를 기록했다. 

 

화이자의 고지혈증 치료제 리피토(아토르바스타틴)은 비리어드의 뒤를 이었다. 리피토는 작년 동기 765억원의 실적을 올리며 1위를 차지했지만, 올해는 1%대 성장에 그치면서 773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비리어드는 올해 11월 특허만료를 앞두고 제네릭 공세에 직면한 상태. 게다가 길리어드는 B형간염 신약 베믈리디(테노포보르 알라페나미드)와 일동제약 B형간염 신약 베시보(베시포비르)와의 경쟁이 불가피해 성장세를 이어갈지는 미지수다. 

바라크루드와 트윈스타도 지난해와 상반된 순위표를 받았다. 

작년 4위였던 베링거인겔하임의 고혈압 치료제 트윈스타(텔미사르탄/암로디핀)는 418억원을 올리며 3위로 올라섰고, 부동의 1위 BMS의 B형간염 치료제 바라크루드(엔테카비르)는 4위로 주저앉았다.

두 약물의 하락세도 눈길을 끄는 부분 중 하나다. 트윈스타는 전년(476억원) 대비 12.18% 하락했고, 바라크루드는 527억원을 기록한 지난해와 비교할 때 29.6% 떨어졌다.  

 

지난해 5월 시장에 데뷔한 길리어드의 C형간염 치료제 소발디(소포스부비르)의 돌풍은 여전했다. 

소발디는 출시 이후 두 달 만에 101억원(2016년 상반기)을 기록하며 블록버스터 약물 반열에 올라섰고, 올해는 작년 대비 254.46% 성장, 358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MSD, 애브비 등 경쟁사들이 최근 들어 C형간염 치료제를 시장에 출시, 본격적인 견제가 시작됐다는 점에서 소발디의 향후 행보에 주목할 부분이다. 

반면 MSD의 당뇨병 치료제 자누비아(시타글립틴)와 다이이찌산쿄의 고혈압 치료제 세비카(올메사르탄/암로디핀)는 2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자누비아는 작년 224억원을 올린데 비해 올해 상반기에는 4.7% 하락, 213억원 실적을 올리며 24위에 랭크됐고, 세비카도 작년(229억원)보다 5.8% 떨어진 216억원을 올리며 22위에 이름을 올렸다.  

상위 10위권 안에 국내사가 개발한 제품은 한미약품의 고혈압 치료제 아모잘탄(암로디핀/로수바스타틴/로사르탄)이 유일했다. 

아모잘탄은 올해 324억 실적으로 10위에 가까스로 안착했다. 아모잘탄은 지난해 상반기 333억원을 올리며 MSD 고혈압 치료제 자누메트(메트포르민/시타글립틴)와 공동 8위를 기록했지만, 올해는 작년보다 2.7% 하락하면서 10위로 내려앉았다. 

국산신약, 당신의 성적표는?

올해 상반기 원외처방 시장에서 국산 신약들은 순항했다. 

 

LG화학은 당뇨병 치료제 제미글로(제미글립틴)와 제미메트(제미글립틴/메트포르민)로 고공비행을 이어갔고, 보령제약 고혈압 치료제 카나브(피마사르탄)도 선방했다. 

우선 국산신약 19호 제미글로는 올해 상반기 143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제미글로를 기반으로 한 복합제 제미메트는 209억원을 기록하며 둘이 352억원을 합작했다. 

특히 제미글로와 제미메트는 작년 상반기 대비 각각 14.4%, 78.6% 증가했다. 

국산신약 15호인 카나브도 올 상반기 191억원의 실적을 올리며 시장에서 두각을 보였다. 비록 카나브는 전년(199억원)대비 4% 실적이 하락했지만, 복합제인 라코르(피마사르탄/히드로클로로티아지드), 듀카브(피마사르탄/암로디핀), 투베로(피마사르탄/로수바스타틴)와 함께 상반기에만 263억원을 합작, 성장세를 견인했다. 

일양약품의 항궤양제 놀텍(일라프라졸)은 올해 상반기 108억원의 실적을 올리며 전년(83억원)대비 30.1% 증가하며 블록버스터 약물로서의 조건을 갖췄고, 백혈병 치료제 슈펙트(라도티닙)도 3억원에서 5억원으로 66.7% 성장했다. 

종근당 당뇨병 치료제 듀비에(로베글리타존)도 꾸준한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듀비에는 올 상반기 84억원의 실적을 기록, 전년(76억원)보다 10.5% 성장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아울러 동아에스티의 당뇨병 치료제 슈가논(에보글립틴)은 작년 상반기 4억원에서 325% 성장, 올해 상반기 17억원의 원외처방액을 올렸다. 

특허만료에도 미미한 영향력...제네릭 시대 종료?

지난해 트윈스타, 바이토린 등 초대형 블록버스터 의약품의 특허가 만료되면서 제네릭의 공세가 거셀 것으로 예상됐지만, 결과는 미미했다. 

 

우선 지난해 8월 18일 PMS가 만료된 트윈스타는 올해 상반기 418억원이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이는 작년 상반기(476억원) 대비 12.18% 감소했지만, 지난 2월부터 제네릭과 동일하게 약가가 인하된 것을 감안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반면 제네릭이 활약은 눈에 띄지 않았다. 종근당의 텔미누보가 149억원으로 가장 좋은 실적을 보였지만, 트윈스타 실적의 절반도 못미쳤고, 일동제약 투탑스, 대원제약 트윈콤비 등은 10억원대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MSD의 고지혈증 치료제 바이토린(심바스타틴/에제티미브)도 마찬가지다. 

작년 4월 특허가 만료된 바이토린은 올해 상반기 167억원을 올렸다. 이는 지난해 실적(290억원)과 비교할 때 42.41% 감소한 것. 하지만 제네릭의 선전은 없었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의 심펙스듀오가 상반기 14억원의 실적을 올리며 가장 많은 원외처방액을 기록했을 뿐 대원제약 아이토린, 동화약품 이지심바, 대웅바이오 베아토린 등의 실적도 미미해 오리지널 시장을 빼앗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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