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세브란스병원 전공의 성추행 사건 발생 ... "폭력과 성추행에 처벌 너무 가볍다"지적.

 

병원에서 수련받는 전공의들이 선배나 지도전문의들로부터 폭행은 물론 성추행까지 당하고 있지만 처벌은 미약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3일 열린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유은혜 의원에 따르면 부산대병원에서 2014~2015년까지 모두 11명의 전공의가 A 교수에게 폭행을 당했다.  

이 사실이 아려진 것은 올해 8월 병원 노동조합에 의해서다.

노동조합이 제기한 폭행사실에 근거해 보면 해당 교수의 전공의 폭행은 무차별적이고 상습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습관적 두부 구타로 고막 파열', '수술기구를 이용한 구타', '정강이 20차례 구타', '회식 후 길거리 구타', '주먹으로 두부 구타' 등 폭행은 수차례 여러 사람에게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더 심각한 문제는 병원 측 태도였다. 

A교수의 폭행 사실을 병원측은 인지하고서도 적극적으로 조사하거나 해당 교수를 처벌하지 않았다. 오히려 전공의를 개별면담해 폭행사건을 축소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던 것. 

이에 대해 유은혜 의원은 "교수라는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전공의를 상습적으로 구타한 것 자체가 문제지만 이 사실을 알고도 묵인한 병원의 시스템이 근본적으로 더 문제"라고  지적하며 "교육부는 즉각적 특별조사를 통해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관련자 전원을 엄중 처벌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전공의 폭행에 이어 성추행 사건도 발생했다. 

지난 20일 강남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 일부 교수진이 전공의를 상습적으로 폭언하고, 성희롱과 성추행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전공의 2명이 사직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세의료원노동조합은 성명서를 내고 "교수의 성추행 폭언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범죄행위라는 것에 악랄함이 더 하다. 또 자신의 아들딸과 같은 제자들에게 행한 행태임을 생각하면 역겹기 그지없다"며 "병원측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며 시간을 끌어 어물쩍 넘겨버리거나, 교수들 간 제 식구 감싸주기 솜방망이 처벌로 이어지는지 끝까지 지켜 볼 것"이라고 발표했다. 

 

또 "현재 긴급하게 회의를 소집하고, 사실관계 확인을 시작했다. 또 광범위하게 주변 증언 증거를 조사하고 있다"며 "사건자료 확보를 1차적으로 마무리했고, 이를 토대로 추가 조사를 진행 중이다. 필요에 따라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노동조합 측은 사실관계 확인에 따라 가해자 최고수위 징계, 2차 가해, 보복행위자 전원 중징계, 재발방지 방안 마련을 촉구한다고 요구했다. 

현재 강남세브란스병원에 남아 있는 전공의들이 2차 피해를 받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23일 성명서를 내고 "강남세브란스병원이 지금이라도 이 사건의 엄중함을 인지하고 관련 교수들의 즉각적 업무 중지, 피해 사례에 대한 전수 조사에 착수하기를 요구한다"며 "관련 교수를 대한의사협회윤리위원회에 제소할 것이며, 반드시 합당한 처벌을 받고 전공의에게 추가적인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복되는 교수의 전공의 폭행과 성추행. 처벌이 너무 약한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선배로부터 폭언, 폭행을 당한 전북대병원 정형외과 전공의 사건이 있었다. 대한병원협회 수련환경평가위원회과 진상조사를 했고, 폭행 사실을 확인 한 바 있다. 

보건복지부는 전북대병원에 2년가 정형외과 전공의 모집 중단이란 징계를 내렸다. 또 전북대병원에 기관경과와 100만원 과징금을 부과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처벌이 너무 약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폭력을 행사나 선배나 지도전문의에게는 형사처벌과 교수직 박탈 등 강력한 처벌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정부도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보건복지부와 대전협은 전북대병원 정형외과, 강남세브란스병원, 부산대병원 등 폭행사건이 있었던 수련병원 실태 파악과 행정조치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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