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포르민, 1차치료 여전히 유효"

 

새 패러다임에 부합하는 약제는?

'GLP-1 RAs가 메트포르민을 대체해야 한다'는 주장을 들고 나온 Muhammad Abdul-Ghani 교수(미국 텍사스보건과학대학)는 제2형 당뇨병 치료의 병태생리학적 접근법에 가장 적합한 약제로 GLP- RAs를 꼽았다.  "GLP-1 RAs를 통해 공포의 8중주, 즉 8가지의 제2형 당뇨병 발병루트 가운데 6가지를 막거나 교정할 수 있다"는 것.

“메트포르민으로 신 패러다임 수용 가능”
반면 미국 예일의대의 Silvio E. Inzucchi 교수는 '메트포르민이 제2형 당뇨병 치료의 근간'이라는 논조를 펼치며, 메트포르민으로도 새로운 패러다임이 요구하는 전략적 접근법을 충분히 만족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유효성·안전성·심혈관 임상혜택·비용효과 등 모든 면에서 1차치료제로서 메트포르민이 신약에 비해 손색이 없다는 것이다. 오랜 역사에도 여전히 신약과 대등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약물을 저비용으로 쓸 수 있다는 점이 메트포르민의 가치다.

1차치료 성공률 높아
'메트포르민 치료에도 혈당이 충분히 조절되지 않는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메트포르민 치료에 더해지는…'. '메트포르민과 병용전략으로서…'. 최근 발표되는 제2형 당뇨병 약물치료 연구들은 대부분 이 같은 제목으로 시작한다. 이러한 동향은 두 가지 함축된 의미를 담고 있다. 혈당강하제 단독으로는 제2형 당뇨병의 치료가 힘들다는 것을 내포하는 동시에, 약제 선택에 있어 메트포르민이 1차치료로 굳건히 자리하고 있음을 방증하기도 한다.
국내외 가이드라인 대부분은 메트포르민을 제2형 당뇨병 약물치료의 1차선택으로 제시하고 있다. 미국 하버드의대의 Niteesh Choudhry 교수팀이 JAMA Internal Medicine에 보고한 '당뇨병 환자에서 경구 혈당강하제의 1차선택'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메트포르민을 1차 단독요법으로 적용 시 치료강화, 즉 혈당조절을 위해 추가적으로 약물을 투여해야 하는 빈도가 여타 경구 혈당강하제에 비해 낮았다.

계속 밝혀지는 기전…다면발현기전 가능성에 주목
Inzucchi 교수는 메트포르민의 기전이 '간에서 포도당 생성 감소'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을 들어 다양한 당뇨병 발생경로를 막을 수 있다며 다면발현기전(pleiotropic mechanism)의 잠재적 가능성에 주목했다. 메트포르민의 정확한 발현기전이 아직까지도 명확히 밝혀진 것은 아니며, 수십년의 근거에 기반할 때 다중발현기전의 가능성이 시사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Inzucchi 교수는 최근까지 연구 등에서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던 메트포르민의 기전으로  △간에서 포도당 생성 감소 이외에 △GLP-1과 여타 장 펩티드(gut peptide) 분비 촉진 △말초 인슐린 민감도 개선 △장에서 탄수화물 흡수 감소 △지방산 산화 증가 △장내 포도당 추출 증가 등을 꼽았다.

“유일하게 10년 이상 장기간 심혈관 임상혜택 입증”
대혈관합병증, 즉 심혈관질환 예방효과를 입증받았다는 점도 강점으로 언급됐다. 메트포르민은 1998년 발표된 UKPDS 연구에서 대조군 대비 당뇨병 관련 사망위험을 42%(Hazard ratio 0.58, 95% CI 0.47-0.91), 심근경색증은 39%(0.61, 0.41-0.89), 전체 사망률은 36%(0.64, 0.45-0.91) 감소시켰다.
UKPDS 연구가 메트포르민 초기 집중치료의 심혈관 임상혜택을 시사했다면, UKPDS-10 연구에서는 초기치료의 혜택이 10년 이상 장기적으로 유지된다는 것이 보고돼 관심을 끌었다. UKPDS에서 나타난 당뇨병 환자의 조기·적극적 혈당조절 성과가 리얼월드(real world)에서 10년 후까지 유지되거나 더 좋은 성과를 보였다. Inzucchi 교수는 "혈당강하제 초기치료의 10년 이상 장기적인 임상혜택을 검증받은 것은 메트포르민이 유일하다"며 제2형 당뇨병 1차치료제로서 역할을 지지했다.

당뇨병 예방 효과
메트포르민의 혈당조절 효과는 당뇨병 예방에서도 빛을 발했다. 미국이나 유럽의 가이드라인은 제2형 당뇨병 예방에 메트포르민 요법을 권고하는데, DPP 연구에 근거한 결정이다. 공복·식후혈당이 상승한 당뇨병 고위험군 환자를 생활요법, 메트포르민, 또는 위약군으로 무작위 배정해 당뇨병 예방효과를 비교·분석한 결과, 2.8년 관찰기간 동안 메트포르민군의 당뇨병 발생빈도가 위약군에 비해 31% 감소했다. 특히 DPP 연구종료 후 10·15년까지 확대관찰한 DPPOS 연구에서는 메트포르민 치료군의 당뇨병 발생빈도가 18% 감소하며 유의한 혜택이 지속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비용효과면에서도 타 제제 능가
메트포르민의 최대 강점은 신약의 가치를 발산하는 유효성과 안전성에 비해 저비용으로 투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Inzucchi 교수는 "미국 내 항당뇨병제 투여의 연간비용을 보면 메트포르민(<50달러), SGLT-2 억제제(~4800달러), GLP-1 RAs(~9300달러)로 차이가 크다"며 비용효과를 고려한다면 메트포르민의 1차선택이 타당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Inzucchi 교수는 최종적으로 "그간의 광범위한 사용경험, 유효성, 안전성, 저비용, 심혈관 임상혜택 등을 고려할 때 메트포르민이 제2형 당뇨병 환자 치료의 제1선택으로 유지돼야 한다"고 갈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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