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betes Care에 GLP-1 제제 메트포르민 대체 논란 관련 인터뷰
GLP-1 제제 심혈관 사건 예방 효과 입증하면서 재조명

현재 미국당뇨병학회(ADA)를 중심으로 GLP-1 수용체 작용제(이하 GLP-1 제제)에 대한 재조명이 이뤄지고 있다. 지난 8월 ADA 공식 학술지인 Diabetes Care에는 제2형 당뇨병 치료에서 GLP-1 제제가 메트포르민을 대체할 수 있는가를 놓고 찬반 논평이 올라왔다.

교체 가능성을 주장한 인물은 텍사스보건과학의대 무하마드 압둘지아니 교수와 디프론조 교수다. 이들은 GLP-1 제제가 당뇨병을 일으키는 기전 8가지 중 6가지를 치료할 수 있으므로 현재 1차 치료제로 권고되고 있는 메트포르민을 대체해야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예일의대 실비오 인쥬키 교수는 메트포르민 또한 간에서 포도당 생성을 감소시키주는 효과외에도 다양한 발생경로를 막을 수 있는 다면발현기전(pleiotropic mechanism)의 잠재적 가능성을 내세우며 여전히 1차 치료제의 중심약물이라고 맞받아쳤다.

당뇨병 1차 치료제의 주인공을 놓고 팽팽한 입장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 GLP-1 제제에 많은 연구를 하고 있는 서울의대 조영민 교수는 "결국 혈당을 어떻게 낮출지도 중요해졌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그를 만나 이번 논평의 배경과 의미를 들어봤다.

▲ 조영민 교수

우선 이러한 논쟁이 나오고 있는지 배경이 궁금하다?
이른바 기전적 치료를 해야한다는 이유 때문이다. 예를 들어 열이 난다고 가정하면, 치료의 방향을 주 원인인 감염을 치료해야 하는 것과 증상인 열만 떨어뜨리는 것으로 비유할 수 있다. 즉 GLP-1 제제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의사는 병태생리를 치료해야 한다는 것이고 메트포르민의 입장에 선 의사는  GLP-1 제제의 한계점을 내세우며 효과와 가격에서 여전히 건재하다는 논리다.

구체적으로 누가 어떤 주장을 해왔나?
지난 2010년경 미국의 유명한 당뇨병 전문가인 디프론조 교수가 GLP-1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당시 그는 당뇨병 환자는 단계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인슐린 저항성 개선을 위해 TZD를 쓰고, 또 베타세포에 개선에 관여하는 인크레틴 호르몬을 표적으로하는 GLP-1 제제를 써야한다고 주장했었다. 여기에 추가로 간에서 포도당 생산을 억제하는 메트포르민까지 모두 세 가지 약제 투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당뇨병 환자에게 세 가지 약제를 모두 쓰는 것에 대한 한계가 컸고 그 사이 GLP-1제제의 심혈관 아웃컴 연구가 긍정적으로 나오면서 다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GLP-1 제제는 어떤 기전에 관여하는가?

GLP-1의 주 작용은 인슐린 분비를 작용하는 것(인크레틴 호르몬으로써의 작용)과 글루카곤 분비를 억제시키는 기전이 있다. 이로 인해 식후 혈당 상승을 제한하는 결과를 만든다.
이중 글루카곤 분비억제는 간접적으로 간에서 포도당 생산도 억제한다. 인크레틴 효과의 작용으로 간접적으로 인슐린 민감성도 좋아지고 염증도 개선시킨다.

게다가 베타세포와 알파세포를 개선시키고, 또한 위장관의 운동과 분비를 억제해 체중조절할 수 있는 기전에도 관여한다. 최근 결과에서는 심혈관 사건 예방은 물론 파킨슨 병도 줄이는 효과도 확인했다. 뇌경색의 경우도 경색범위를 줄어든다는 동물연구도 있어 연구는 더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이런 다양한 기전이 있기 때문에 당뇨병 치료에 우선적으로 쓰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 것이다.

이정도 효과라면 실제 투약했을때 임상적 기대효과가 커야하는데 실제로는 어떤가?

현재 많이 사용하고 있는 DPP-4 억제제와 비교해보면 여러 기전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임상에서는 큰 차이가 안난다. 처음에는 DPP-4 억제제가 아시아인에 효과가 좀 더 크기 때문에 필요성을 못느낀다고 생각을 했었는데 데이터를 들어다보면, 약물순응도가 떨어져서 약효가 별차이가 나지 않는 것으로 분석됐다. 따라서 잘 치료를 받는다면 효과가 더 클 수 있다는 생각이다. 결국 주사 순응도를 높이는게 관건이다.

메트포르민을 1차 치료로 해야한다는 주장의 핵심은 무엇인가?
우선 메트포르민은 근거가 굉장히 많다. 이번에 예일대 인주키 교수가 주장한 것도, 메트포르민의 효과와 안전성 그리고 심혈관 질환의 유용성이다. 잘 알려져 있듯 UKPDS 연구에서도 비만한 제2형 당뇨병환자에게 메트포르민을 쓰면 심근경색을 39% 줄인다. 이 경우 심혈관질환이 없는 환자가 주 대상이였다.

이와 비교해 GLP-1 제제는 모든 당뇨병 환자에게 심혈관 위험을 낮출 수 있을 것이라는 근거는 아직 없다. 초기 GLP-1 연구를 보면, 50세 이상 심혈관 질환이 있는 사람들에서는 확실히 심혈관 사건을 줄이는데, 60세 이상이면서 심혈관 위험인자가 있는 사람에서는 못줄인다. 그래서 과연 이 약의 심혈관 질환 개선 효과가 모든 당뇨병 환자한테 다 적용될 것인가에 대한 의문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비용경제적인 측면을 따지면 메트포르민이 더 우위에 있는것 아닌가?
인쥬키 교수가 메트포르민을 강조하는 주요한 이유 중의 하나다. 메트포르민의 약값은 매우 저렴한 반면 GLP-1 제제의 가격은 엄청나다. 논문의 근거만 봐도 미국은 200배 가량 차이가 난다. 사실 당뇨병 환자들한테 중요한 것은 합병증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에 약값은 큰 문제가 안될 것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이것은 어디가지나 임상의의 생각이고 환자가 어떻게 받아들일지도 따져봐야 한다. 또 순응도가 어떻게 나타날지도 아직은 미지수다.

외국에서 이런 이슈가 나오는 것에 대해 국내 의학계에서는 어떤 의미로 받아들여야 하나?
이번 문제는 합병증을 막기 위해 약이 중요하냐, 아니면 혈당조절이 중요하냐로 볼 수 있다. 일단 혈당조절은 매우 중요하다. 그동안 데이터가 많지 않았는데, 이제 심혈관 아웃컴 연구가 나와서 혈당조절을 하는 것도 중요하긴 하지만, 어떻게 하는(어떤 약을 쓰는) 것도 굉장히 중요해졌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충분히 고민할 만하다. 그런데 얼만큼 일반화시킬 수 있는지도 생각해 봐야한다.

또 이런 주장이 나온 것만으로 치료 패러다임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 다만 이런 주장을 통해 주사형 당뇨병 약제에 대한 인식전환이 많이 개선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게다가 일주일에 한 번 맞으니까 순응도도 좋아질 수 있다. 메트포르민은 하루에 두 번 먹는데 환자들이 잘 잊어버린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가격인데 이 또한 적당하다면 1차 치료제가 되지 말라는 법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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