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김지수 교수팀, 세계 최초 열사병이 소뇌손상 일의키는 사실 규명

▲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김지수 교수

최근 높은 기온과 습도로 인해 열사병(head illness) 환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열사병이 '지연성 소뇌 손상'으로 어지럼증을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을 국내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알아냈다. 

열사병은 과도하게 높은 온도의 환경에 노출됐지만, 신체에서 발생한 열이 제대로 배출되지 않을 때 발생하는 질환이다. 경미한 탈진, 두통, 어지럼증에서부터 다발성 장기손상과 중추신경 기능이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증세를 보일 수 있으며 심하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또 열사병으로 인해 신체의 심부온도가 40℃를 넘을 경우에는 우리 몸의 온도조절기능이 소실되면서 심각한 수준의 장기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고열, 의식 장애, 덥고 건조한 피부와 같은 열사병의 급성기 증상들과 발병기전에 대해서는 잘 알려져 있었지만, 급성기 증상들이 회복된 후에 발생하는 장기적 합병증이나 질환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지나가서나 간과하는 경향이 있었다.

서울의대 김지수 교수(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팀이 열사병 환자 진료를 통해 열사병이 발현 된 후에 나타나는 장기적 증상과 질환을 확인, 그 원인에 대해 확인하고자 환자 케이스를 분석했다.

그 결과 증상이 경미한 열사병의 경우에도 초기 증상이 회복된 후 일주일 정도 지난 시점에 '어지럼증'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 아울러 연구팀은 전정기능검사를 통해 어지럼증이 발생하게 된 원인이 '지연성 소뇌손상'이라는 사실을 규명했다. 
 
 

▲지연성 어지럼증 환자의 MRI 검사를 통해 소뇌의 위축이 확인됐다. 내원 초기의 MRI 사진(A)과 비교해, 2개월 후 추적검사의 MRI 사진(B)에서 소뇌가 위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지수 교수는 "열사병 환자가 발생하면 우선 체온을 빠른 시간 내에 떨어뜨려야 심각한 뇌 손상을 피할 수 있어 응급처치가 매우 중요하다"며 "열사병으로 인한 어지럼증 증상을 간과하고 넘어갈 것이 아니라, 정밀한 검사 및 평가를 통해 소뇌의 평형기능에 이상은 없는지, 지연성 뇌손상이 발생하지는 않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열사병 환자에게서 장기적 소뇌손상이 확인된 만큼, 향후 지연성 소뇌손상을 예방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도 후속 연구가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분당서울대병원 김지수 교수(책임저자), 고대안산병원 정일억 교수(1저자), 부산대학교병원 최서영 교수(공동저자) 등 어지럼증 전문의들의 협동연구로 이뤄졌으며, 신경학 분야의 저명학술지인 '신경학저널(Journal of Neurology)'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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