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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급성 심부전 진료지침, 무엇을 담았나대한심장학회 심부전연구회, 국내 역학 데이터 반영해 제작
박선혜 기자  |  shpark@mo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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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호] 승인 2017.07.03  06:2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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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부전은 심장질환의 '종착역'이라 불릴 정도로 심각한 질환이다. 

질병관리본부가 보고한 결과에 따르면 국내 심부전 유병률은 2002년 0.75%에서 2013년 1.53%로 2배가량 증가했고 2040년에는 3.35%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한심장학회 심부전연구회는 심부전 유병률을 낮추고 질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고 그 성과를 하나씩 내고 있다. 

지난해 국내 실정에 맞는 '만성 심부전 진료지침'을 발표한 데 이어 지난달 '급성 심부전 진료지침'을 국내 최초로 제정했다.

급성 심부전 진료지침에 담긴 주요 내용을 살펴봤다.

첫 한국형 급성 심부전 진료지침은 국내 역학 데이터인 급성 심부전 레지스트리(KorAHF) 연구결과를 진료지침 곳곳에 반영하면서 전반적인 권고안과 형식은 미국, 유럽 가이드라인을 수용개작했다.

진료지침 제정위원회 위원인 고려의대 김응주 교수(고대 구로병원 순환기내과)는 "일반인뿐만 아니라 1차 의료기관 의사, 심장내과 의료진에서도 심부전 인지도는 낮은 실정이다. 환자에게 최적화된 관리가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심부전 유병률이 늘고 사회·경제적 비용도 증가하고 있다"며 "아직은 진료지침의 90%가 외국 데이터를 바탕으로 했지만 국내 데이터를 늘려가면서 정기적으로 업데이트해 국내 실정에 맞는 진료지침으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심부전 상태 따라 '비보상성' 또는 '신생'으로 분류

먼저 진료지침에서는 급성 심부전을 두 가지로 분류해 정의했다. 심부전 환자가 치료 후 최소 한 달 이상 상태 변화가 없는 안정기 상태였지만 갑자기 증상 또는 징후가 악화됐다면 '비보상성 급성 심부전(acute decompensated heart failure)'으로 정의내렸다. 반면 심부전이 처음 발생했다면 '신생 급성 심부전(acute de novo heart failure)'으로 분류했다.

주목할 점은 이러한 급성 심부전의 한글명을 하나로 통일한 것이다. 그동안 비보상성 급성 심부전은 '급성 대상부전 심부전'과, 신생 급성 심부전은 '새로 진단된 급성 심부전'과 혼용해 쓰였다. 

하지만 이번 진료지침에서는 통일되지 못했던 심부전 관련 용어를 통역가가 아닌 심부전연구회에서 논의해 하나의 용어로 최종 결정했다. 이를 통해 임상에서는 용어 혼용에 따른 혼란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진단방법 알고리듬으로 제시…단계적 접근 강조

   

급성 심부전의 주요 증상은 호흡곤란, 체액과다, 피로감 등인데 이는 기타 질환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나는 소견이다. 이에 진료지침에서는 급성심부전을 감별진단하기 위한 단계적인 접근을 강조하면서 진단 과정을 알고리듬화해 비교적 쉽게 진단 내릴 수 있도록 했다.

비침습적 진단방법으로 초기 검사 시 혈액학적 검사를 해야 한다고 주문하면서, 나트륨이뇨펩티드가 급성 심부전 증상이 있을 때 임상적인 진단을 내리는 데 유용하다고 명시했다. 호흡곤란 원인이 확실하지 않을 때 나트륨이뇨펩티드가 급성 심부전 감별진단에 유용하다는 이유에서다.

단 나트륨이뇨펩티드 수치에 따라 치료를 결정하기에는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나트륨이뇨펩티드 수치는 심장성 또는 비심장성 요인에 따라 상승할 수 있기 때문. 이에 환자의 임상 양상과 기타 검사실 소견을 함께 고려해 치료를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비침습적 진단 알고리듬을 살펴보면, 급성 심부전으로 진행되는 의심 증상이 있거나 과거 심혈관질환 병력이 있다면 심전도(ECG) 또는 흉부 X-ray 촬영을 권고했다. ECG는 음성 예측도가 매우 높으므로 정상이라면 심부전을 배제할 수 있다.

검사 결과 ECG가 정상이고 BNP(B-type natriuretic peptide)가 100pg/mL 미만, NT-proBNP가 300pg/mL 미만이면 심초음파 검사 생략 후 증상을 일으킬 만한 다른 원인을 검사해야 한다. 

만약 ECG·흉부 X-ray 검사 결과가 비정상이거나 BNP가 100pg/mL 이상, NT-proBNP가 300pg/mL 이상이면 심초음파 검사를 진행해야 하며, 결과에 따라 전혈구검사, 혈청전해질 및 신기능검사, 간기능검사, 갑상선기능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제시했다. 

약물치료 시 복용 중인 약물 확인 후 조절

급성 심부전은 내원 당시 환자의 임상양상, 혈역학적 소견이 중요하고 이에 따라 약제 선택이 제한적이다. 때문에 급성 악화로 입원한 심부전 환자의 경우 심부전 치료를 위해 복용 중인 약물이 있는지 확인하고 필요에 따라 조절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박출률 저하 심부전 환자가 급성으로 악화됐다면 안지오텐신 전환효소억제제(ACEI) 또는 안지오텐신 수용체 길항제(ARB), 베타차단제(BB) 치료를 유지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이는 약물을 중단한 것보단 계속 복용하는 것이 생존율 개선 등의 임상적 혜택이 있다는 주요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한다. 

이와 함께 진료지침에서는 약물 치료전략을 다섯 가지 카테고리로 나눠 제시했다. 

▲ 푸로세미드·티아지드계 이뇨제

고리작용 이뇨제인 '푸로세미드'는 경구 이뇨제를 투여받지 않았던 급성 심부전 환자에게 20~40mg 용량으로 투여할 것을 권고했다. 이미 푸로세미드 치료를 받고 있던 만성 심부전 환자가 급성으로 악화됐다면 최소 투여 중이던 약제 용량과 같은 용량으로 치료할 것을 주문했다(Class I, Level of Evidence B).

고리작용 이뇨제로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다면 티아지드계 이뇨제 또는 스피로놀락톤을 추가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특히 티아지드계 이뇨제는 신기능이 감소된 환자에게 효과가 적지만 고리작용 이뇨제와 병용 시 저항성부종에서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언급했다.

▲ 주사용 혈관확장제

주사용 혈관확장제는 수축기혈압이 90mmHg 초과한 급성 심부전 환자의 증상 완화를 위해 투여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IIa, B). 진료지침에 이름을 올린 주사용 혈관확장제는 니트로글리세린, 질산 이소소르비드, 니트로푸루시드, 네시리타이드다.

단 치료 동안에는 저혈압 위험이 있고 혈압이 너무 떨어지면 쇼크가 올 수 있어 증상과 혈압을 자주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일반적으로 내과 입원 시 하루 3~4회 혈압을 측정하지만, 주사용 혈관확장제를 투여한다면 2시간에 1회, 취침 시에는 4시간에 1회 정도로 혈압을 자주 측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 주사용 강심제 '도부타민'

도부타민 등의 주사용 강심제는 심박출량이 심하게 감소해 주요 장기에 혈류 공급이 저하되고, 쇼크 상태이면서 혈압이 낮은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IIa, C). 

하지만 임상적 효용성에 대한 근거가 부족하고 대규모 연구에서 혈역학적 지표를 호전시키는 효과가 없었기에, 낮은 심박출량으로 조직관류가 심하게 저하됐을 때만 투여해야 한다고 제한했다.

주사용 강심제 투여 후에도 심인성 쇼크가 지속된다면 심전도 및 동맥혈압 감시하에 도파민이나 노르에피네프린 등의 혈관수축제를 고려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IIb, C). 

단 폐울혈이 동반된 신부전 환자에게는 주사용 강심제 투여 시 부정맥 또는 심근허혈에 의한 사망 위험이 있어 이들에게는 권고하지 않았다(III, C).

▲ 항부정맥제 '디곡신·아미오다론'

수년간 심부전 치료제로 사용된 디곡신은 심방세동이 동반된 급성 심부전 환자에게 투여할 수 있다고 권고했다(IIa, C). 디곡신은 심장박동수 조절을 위해 고려할 수 있는 첫 번째 치료제로, 심장박동수가 분당 110회 이상이면 디곡신을 투여한 적이 없는 환자에게 0.25~0.5mg 용량으로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그러나 신기능 이상 또는 전해질불균형 환자에게 투여 시 오히려 부정맥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미오다론은 급성 심부전 환자에게 투여했을 때 사망률이 증가하지 않았다는 연구 결과들을 토대로 급성 심부전 환자의 심방, 심실 부정빈맥을 조절하기 위한 목적으로 고려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IIb, B).

▲ '톨밥탄' 신약으로 이름 올려…'세레락신'은 제외

앞선 기존 약물과 함께 '신약들'이라는 카테고리에서는 톨밥탄을 제시해 눈길을 끈다. 톨밥탄은 체액 저류와 관련된 호르몬인 바소프레신 V2 수용체를 차단하는 최초 약물로 수분 축적 또는 울혈을 감소시킨다.

톨밥탄은 2011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저나트륨혈증치료제로서 국내 최초로 허가받았고 2013년 급여 적용됐다. 진료지침에서는 급성 심부전 환자가 수분섭취 제한 등을 포함한 적절한 치료에도 불구하고 중증 저나트륨혈증이 지속됐을 때 톨밥탄을 고려할 수 있다고 주문했다(IIb, B). 

최근 새로운 급성 심부전 치료제로 주목받았던 '세레락신'은 진료지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장기적 예후나 안전성에 대한 연구가 필요할 뿐만 아니라 RELAX-AHF-2 임상3상에서는 위약 대비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게다가 미국·유럽에서 승인이 되지 않은 점도 이번 진료지침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퇴원 교육·관리 프로그램으로 재입원·사망 예방

진료지침에서는 급성 심부전 환자의 적절한 치료와 함께 퇴원 교육과 심부전 관리 프로그램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급성 심부전 환자는 퇴원 후에도 재입원율과 사망률이 높기 때문에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이에 진료지침에서는 심부전 환자는 퇴원 전 △급성 악화인자에 대한 평가와 교정이 잘 됐는지 △울혈 등의 심부전 증상이 치료됐는지 △경구 이뇨제 용량이 안정적으로 유지됐는지 △약제에 대한 주의사항 및 용법을 숙지했는지 △금연, 식사, 운동조절 등에 대한 교육이 이뤄졌는지 등을 포괄적으로 평가하고 이에 따른 퇴원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와 함께 강조한 것이 '심부전 관리 프로그램'이다. 재입원 위험이 높은 환자는 이를 줄이기 위해 다학제적 심부전 관리 프로그램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병원 내 교육을 받은 환자가 받지 않은 환자보다 퇴원 당시 및 1년 후 심부전에 대한 지식 정도가 높으며, 6개월 내 입원 기간이 줄고 비용과 사망률을 모두 감소시켰다는 연구 결과를 근거로 한다.

김 교수는 "병원마다 교육 프로그램, 관련 자료 등을 제작해 퇴원 전 심부전 환자에게 교육하고 있다"면서 "현재 학회 주도로 진행하고 있지만 향후 국가 차원에서 심부전 관리 프로그램을 진행한다면 진정한 환자중심 케어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임상에서 심부전 진단·치료에 중요 가이드라인 될 것"

급성 심부전 진료지침 제정에 대해 전문가들은 그동안 기다렸던 진료지침이라며 환영했다.  

고려의대 주형준 교수(고대 안암병원 순환기내과)는 "미국과 유럽 가이드라인을 많이 수용하면서도 국내 현실을 반영한 진료지침을 처음으로 제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면서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급성 심부전 환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추정되기에, 이번 진료지침은 임상에서 심부전 환자를 진단하고 치료하는 데 중요한 가이드라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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