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의 중심은 환자와 주치의 지속적 협력
서론
비만은 단순한 체형 문제가 아니라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심혈관질환 등 다양한 만성질환의 주요 위험인자다.
최근 20년간 한국인의 비만 유병률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남성 중년층과 소아∙청소년에서 뚜렷한 증가세가 보고되고 있으며, 건강 상 심각한 위해를 줄 수 있는 고도비만 유병률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비만은 의료비 부담뿐 아니라 삶의 질 저하, 조기사망 위험과도 연결된다. 일차의료 주치의는 언제나 환자의 비만도를 평가해 비만을 예방하고, 지속적으로 관리하며, 장기적으로 건강위험도를 낮추는 핵심적인 역할을 해야 할 의무가 있다.
정의 및 역학
비만은 체내 지방(체지방, body fat)이 과도하게 축적돼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상태를 의미한다.
대한비만학회 및 아시아·태평양 기준에서는 체질량지수(BMI) ≥25kg/㎡를 비만으로 정의하며 복부비만은 남성 허리둘레 ≥90cm, 여성 ≥85cm로 정의된다.
국민건강영양조사(2022)에 따르면 성인 비만 유병률은 남성 47.7%, 여성 25.7%로 나타났다.
남성은 꾸준한 증가 추세를 보이는 반면, 여성은 다소 감소 추세를 보였다. 특히 20대 여성의 비만 유병률은 2021년 15.9%에서 2022년 18.2%로 증가해 젊은 층의 비만관리가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진단 및 검사
비만환자의 진단과 평가는 신체계측, 대사지표, 동반질환 여부, 그리고 2차성 원인 감별까지 포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신장과 체중 측정으로 BMI를 계산하고, 허리둘레 측정을 통해 복부비만 여부를 확인하는 것은 기본이다.
혈액검사를 통해 공복혈당, 당화혈색소(HbA1c), 지질, 간기능, 신장기능을 평가하며 혈압 측정, 수면무호흡증 문진, 정신건강 심리평가, 관절질환 평가를 통해 동반질환을 확인한다. 필요시 체성분 분석(BIA, DEXA)을 활용할 수 있다.
또한 갑상선기능저하증, 쿠싱증후군, 시상하부뇌하수체질환 등 2차성 비만 가능성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적절한 호르몬검사나 영상검사가 필요하다.
이러한 검사는 환자의 동반질환을 조기에 발견하고, 맞춤형 치료전략을 수립하며, 일차의료 진료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중요한 근거가 된다.
- 신체계측: 신장, 체중, BMI, 허리둘레
- 혈액검사: 공복혈당, HbA1c, 혈중지질, 간기능(AST/ALT), 신장기능
- 동반질환 평가: 혈압 측정, 수면무호흡증 문진, 우울척도(PHQ-9), 관절질환 여부 확인
- 체성분 분석: BIA, DEXA는 선택적으로 활용 가능
- 호르몬 분석: TSH, freeT4, insulin, cortisol, 남성 호르몬, 여성호르몬 등
예방 및 치료
1) 생활습관 교정
- 식사: 하루 총 열량 500~750kcal 감량, 가공식품·당분 줄이고 균형 잡힌 식단
- 운동: 주 150분 이상의 유산소 운동 + 주 2회 근력운동
- 행동치료: 자기기록(식사일지), 인지행동요법, 생활 속 활동 늘리기, 주변의 협조와 함께 진행
2) 약물치료
- 적응증: BMI ≥30kg/㎡, 또는 ≥27kg/㎡ + 동반질환(당뇨, 고혈압 등)
비만은 생활습관 교정이 치료의 기본이지만, 단기간에 효과가 제한적이거나 동반질환이 있는 경우 약물치료를 고려한다.
BMI ≥30kg/㎡이거나 ≥27kg/㎡ + 비만 관련 합병증(예: 2형당뇨병, 고혈압, 수면무호흡증 등)이 있는 경우 약물치료를 권고한다(대한비만학회 진료지침 2022).
현재 국내에서 사용 가능한 약물은 오르리스타트, 펜터민, 큐시미아(펜터민/토피라메이트), 콘트라브(날트렉손/부프로피온), 삭센다(리라글루타이드), 위고비(세마글루타이드), 마운자로(터르제파타이드) 등이 있으며, 각각 기전과 효과, 부작용 프로파일이 다르다.
- 오르리스타트: 지방분해효소(lipase) 억제를 통해 음식물 내 지방 흡수를 차단한다. GI 부작용(설사, 변실금, 복부팽만)이 흔하지만, XENDOS 연구에서 2형당뇨병 발생을 감소시킨 효과가 보고됐다. 고지방식을 선호하는 환자에서 유리하다.
- 펜터민: 교감신경 흥분제로 식욕을 억제하며, 국내에서는 단기(3개월 이내) 사용만 허용된다. 불면, 혈압상승, 의존성 위험 때문에 신중히 사용해야 한다.
- 콘트라브(날트렉손/부프로피온): 중추 신경계 보상회로에 작용해 식욕을 억제한다. COR 연구에서 평균 5~6% 체중감량을 보였으며, 탄수화물/단 음식 탐닉이 있는 환자에서 이득이 있다. 다만 구역, 두통, 불면, 정신과적 부작용에 주의해야 한다.
- 큐시미아(펜터민/토피라메이트): 장기간 사용할 수 있는 강력한 식욕억제제다. CONQUER 연구에서 평균 8~10% 체중감량이 보고됐으며 이상감각, 불면, 두근거림 같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가임기 여성은 기형아 위험 때문에 철저한 피임이 필요하다.
- 삭센다(리라글루타이드): 하루 1회 주사로 투여되며, SCALE 연구에서 8%의 체중감량이 입증됐다. 일부 연구에서는 심혈관질환 예방효과도 확인됐다. 오심, 구토 같은 위장관 부작용이 흔하다.
- 위고비(세마글루타이드): 주 1회 주사제형이다. STEP 1 연구에서 평균 15% 체중감량이 보고됐으며, 현재까지 가장 강력한 단일제다. 위장관 부작용이 있지만 당뇨병, 비만, 수면무호흡증, 지방간 등 동반질환 개선에도 효과적이다.
- 마운자로(터르제파타이드): SURMOUNT-1 연구에서 평균 20% 체중감량을 보였다. GLP-1과 GIP 두 경로를 동시에 활성화하는 기전으로 기존 약제 대비 가장 큰 효과를 보였으며, 향후 장기 안전성 및 대사질환 개선효과에 대한 추가 근거가 축적되고 있다.
3) 수술치료
- 적응증: BMI ≥35kg/㎡, 또는 BMI ≥30kg/㎡ + 중증 동반질환
- 종류: 위소매절제술, 위우회술
- 주치의 역할: 환자 발굴, 전문센터 의뢰, 수술 후 장기관리
수가 및 급여
현재 한국에서는 비만치료에 대한 보험 적용이 제한적이다.
- 검사: 혈압, 혈액검사, 지질·간기능을 비롯한 대사 관련 검사는 보험 적용
- 약제: 현재는 모든 약물은 비급여
- 관리료: 고혈압, 당뇨병과 같은 만성질환과 동반 시 만성질환관리료 청구 가능
현재, 비만진료는 모두 비급여항목으로 치료·진행해야 한다. 하지만 비만환자의 대부부은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지방간. 수면무호흡증 등 치료가 필요한 질병을 동반하고 있으며 이러한 질병의 관리는 별도의 급여진료를 진행하기도 한다.
따라서 향후 체중감량을 위한 약제의 보험 적용 확대와 수가 개선이 일차의료 현장의 접근성을 높일 중요한 정책과제이다.
6. 결론
비만은 만성질환 관리의 출발점이자 다른 대사질환 예방의 핵심이다. 일차의료 주치의는 생활습관 개선을 기반으로 환자와 장기적 동행을 이어가며, 필요 시 약물·수술치료로 연계하는 조정자의 역할을 수행한다.
최근 세마글루타이드와 터르제파타이드 같은 강력한 치료제가 등장하면서 치료옵션은 다양해졌지만, 모든 치료의 중심은 주치의와 환자의 지속적 협력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