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MSD, 21가 폐렴구균 백신 캡박시브 허가 기념 기자간담회 개최
최정현 교수 "캡박시브, 성인에 특화된 맞춤형 폐렴구균 예방옵션"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소아 때 폐렴구균 백신 접종으로 얻은 군집면역만으로 성인에서 충분한 예방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조언이 나왔다.
이에 성인에 특화된 맞춤형 폐렴구균 백신이 필요하며, 이 같은 의학적 미충족 수요를 해결할 수 있는 백신으로 한국MSD의 캡박시브가 주목 받았다.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 최정현 교수(감염내과)는 "소아는 폐렴구균 백신을 국가필수예방접종(NIP)으로 접종해 군집면역을 획득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성인에서 충분한 예방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성인의 간접 보호 효과를 보완하면서 미충족 의료 수요를 해결하는 성인 대상의 별도 예방전략이 필요하다. 이에 적합한 백신이 캡박시브"라고 강조했다.
한국MSD는 21일 JW메리어트호텔에서 캡박시브 국내 허가를 기념하는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캡박시브는 성인에서 발생하는 침습성 폐렴구균 질환(IPD)과 폐렴구균성 폐렴 예방을 위해 개발된 성인 전용 21가 폐렴구균 단백접합백신(PCV)으로, 지난 8월 27일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획득했다.
성인에서 비백신 혈청형에 대한 새로운 예방옵션 필요
캡박시브, 폐렴구균 PCV 중 가장 넓은 혈청형 범위 제공
우리나라에서는 2024년 기준 1세 소아의 폐렴구균 백신 접종률이 97%에 달해 성인에서 간접 보호 효과가 있다. 그러나 이 같은 효과가 고령까지 이어지기 어려운 데다 성인에서는 다른 혈청형의 폐렴구균 감염증이 발생하게 된다. 이 때문에 비백신 혈청형에 대한 새로운 예방옵션이 필요한 상황이다.
캡박시브는 8가지 고유 혈청형을 추가해 미국 기준 65세 이상 성인 IPD 커버리지를 약 81%까지 확장했다. 특히 캡박시브에 포함된 혈청형은 2017~2019년 19세 이상 국내 성인에서 발생한 IPD 원인 혈청형이 약 74%를 차지, 현시점 기준 폐렴구균 PCV 중 가장 넓은 혈청형 범위를 제공한다.
소아 폐렴구균 PCV의 NIP 도입 이후 성인에서 간접 보호 효과로 IPD 감소세를 보이다가 2014년 이후에는 백신에 포함되지 않은 혈청형으로 인한 IPD 사례가 증가했다는 점에서, 캡박시브가 성인 폐렴구균 예방에 유용한 옵션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 교수는 "성인 IPD 사례 3명 중 1명은 기존 승인된 PCV에 포함되지 않은 혈청형에 의해 발생한다. 성인 IPD를 유발하는 혈청형을 더 많이 포함하는 PCV가 필요하다"면서 "특히 우리나라에서 분리된 폐렴구균 중 32%는 흔히 쓰이는 항생제에 잘 반응하지 않으며, 일부 균주는 80~100% 가까이 항생제가 듣지 않는 높은 내성을 보인다. 이를 예방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것이 캡박시브의 또 다른 콘셉트"라고 설명했다.
캡박시브 임상연구에서 면역 효과·안전성 입증…국내 성인 포함
캡박시브는 임상연구에서 면역 효과와 안전성을 확인했다. 주요 임상연구에 국내 성인도 다수 포함됐다는 점에서, 국내 치료환경에서도 캡박시브를 신뢰할 수 있다는 평가다.
폐렴구균 백신 접종 경험이 없는 성인 대상의 STRIDE-3 임상3상에서는 캡박시브와 PCV20(대조군)을 비교했다. 분석 결과, 접종 후 30일 시점에 캡박시브는 대조군과 공통으로 포함된 10개 혈청형 모두에서 비열등성을 입증했다. 또 캡박시브에만 포함된 11개 혈청형 중 10개에서는 대조군 대비 우수한 면역원성을 확인했다.
아울러 캡박시브 투여군 내 연령 간 면역반응의 비열등한 면역원성을 확인하는 평가 방식인 면역가교 분석을 통해 18~49세에서 21개 모든 혈청형에 대해 50~64세와 비교해 비열등한 면역반응을 확인했다. 안전성도 두 군이 유사한 프로파일을 보였다.
이어 폐렴구균 백신 접종 경험이 없는 50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캡박시브와 PPSV23의 단회 투여요법을 비교한 STRIDE-10 연구 결과, 접종 후 30일 시점에 캡박시브는 12개 공통 혈청형 모두에서 PPSV23 대비 비열등성을 입증했다.
또 캡박시브는 면역반응이 4배 이상 증가한 비율을 기준으로 9개 고유 혈청형 중 8개에서 PPSV23 대비 더 강한 면역반응을 보였다. 접종 후 이상반응 중증도는 캡박시브와 PPSV23 간 유사하게 나타났다.
최 교수는 "지난해 10월 개정된 미국 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 지침에서는 이전 백신 접종 이력과 무관하게 50세 이상 성인과 19~49세 면역저하 또는 만성질환이 있는 성인에게 PCV 1회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며 "캡박시브는 성인에 특화된 백신으로 개발됐고 앞으로 쓰임새가 넓어질 것이다. 지금까지 진행된 임상연구에 국내 성인이 다수 포함된 만큼, 우리나라 상황에 적용하기에 크게 부족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한국MSD 조재용 백신사업부 전무는 "캡박시브 국내 허가는 성인 폐렴구균 예방에 있어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며 "시장의 판도를 바꿀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성인 대상 NIP에 캡박시브가 포함돼야 할지는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최 교수는 "고령 인구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성인 NIP에 캡박시브를 포함해 50세 이상에게 접종해야 한다면 정해진 국가 예산 내에서 감당하기 어려울 수 있다"며 "NIP에 포함되면 좋겠지만 고민스러운 부분"이라고 밝혔다.
한국MSD 양경선 이사는 "성인 중심의 폐렴구균 예방전략을 제시하기 위해서는 경제성 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현재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기존 PCV15와 PCV20과 경제성을 비교한 연구가 중요할 것"이라며 "국내 경제성 평가 연구 결과는 11월 열리는 대한감염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포스터로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MSD는 내년 상반기에 캡박시브가 국내 도입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으며 출시 가격은 미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