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 연령 지켜보며 골든타임에 맞춤 성장 치료 시행해야
초등학교 입학 전 성장 진행 정도 확인하고 지속 관리해야

대한소아내분비학회 황진순 전 회장(닥터황성장의원 원장)
대한소아내분비학회 황진순 전 회장(닥터황성장의원 원장)

[메디칼업저버 김지예 기자] 19세 이하 성장호르몬제(뇌하수체호르몬제) 처방 인원이 5년 새 약 3배 급증한 가운데, 무분별한 성장호르몬 치료는 도리어 독이 될 수 있다는 전문가의 경고가 나왔다.

대한소아내분비학회 황진순 전 회장(닥터황성장의원 원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황 전 회장은 서울대병원 전공의 및 전임의를 수료하고, 대한소아내분비학회 13·14대 회장을 역임했다. 아주대병원 소아내분비과 교수로 재직하며 SCIE 소아내분비 논문 100편을 게재한 성장 치료 전문가다.

황 전 회장은 최근 성장호르몬 치료가 지나치게 남용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19세 이하 성장호르몬제 처방 인원은 2020년 1만 2507명에서 2024년 3만 4811명으로 5년 만에 약 3배 급증했다. 청구 금액도 같은 기간 596억 원에서 1592억 원으로 크게 늘었다.

황 전 회장은 "성장호르몬 치료는 다양한 저신장증 특히 성장호르몬 결핍, 터너증후군, 부당경량아 등에서는 꼭 필요한 치료"라며 "다만 저신장 유발 요인이 다양하기 때문에 무분별하게 성장호르몬제를 사용하는 것보다는 정확한 시기에 필요한 치료가 진행되도록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소아의 경우 성장호르몬제 사용 중 드물게 혈당 상승이나 갑상선호르몬 이상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 치료 중에는 반드시 주기적인 부작용 검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변화하는 골 연령을 지켜보며 시기에 맞는 맞춤 치료를 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지론을 제시했다.

대한소아내분비학회 황진순 전 회장(닥터황성장의원 원장)
대한소아내분비학회 황진순 전 회장(닥터황성장의원 원장)

황 전 회장은 "성장의 속도는 아이들마다 다르다. 또래보다 키가 작은 아이 중 골 연령이 어린 경우는 기다리기만 해도 키가 자랄 수 있다"며 "반대로 또래보다 키가 큰 아이도 골 연령이 많으면 성장이 빨리 멈출 수 있어 서둘러 치료해야 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그는 가급적 48개월 이후부터, 늦어도 초등학교 입학 전에는 소아내분비과 등 전문가에게 성장 진행 검사를 받을 것을 권했다. 또 아이들의 골 연령은 쉽게 변할 수 있으므로 6개월에 1번, 최소 1년에 1번은 주기적으로 검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황 전 회장은 "사춘기 징후가 나타나더라도 골 연령이 어리다면 성장치료를 통해 추가적인 키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며 "골 연령을 관찰하고 맞춰 치료하는 것이 그만큼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검사는 과도할 필요가 없다. 소아내분비과에서는 일반적으로 왼손 엑스레이로 골 연령을 확인한다. 경우에 따라 발이나 무릎 엑스레이가 추가될 수 있으나, 혈액검사나 MRI 등은 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할 때만 진행된다.

또한 성장 영양제의 과도한 사용도 권장되지 않는다. 과한 영양은 성조숙증을 유발해 오히려 키 성장에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키 성장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진 칼슘과 비타민 D 등의 영양소는 과잉 섭취할 경우 성장판이 일찍 닫히거나 통풍·결석 등 질환을 부를 수 있다.

황 전 회장은 "성장 치료 중이 아니더라도 성장 영양제는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와 상의한 뒤 복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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