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심장재단 지원으로 2023년 건보공단 자료 기반 치료 현황 및 결과 분석
심장수술·시술 건수 예년보다 증가세…입원 중 사망률 낮아지는 경향 보여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국내 심장질환 환자의 수술 또는 시술 건수가 증가세를 보였지만 치료 성적은 좋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심장재단 지원을 받아 단원병원 신홍주 과장(심장혈관흉부외과)·고대 안암병원 이주성 교수(소아청소년과) 연구팀이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조사한 결과, 2023년도 국내 심장수술 및 시술 건수가 예년보다 늘었으나 입원 중 사망률은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이번 조사는 국내 심장질환 환자의 실제 치료 현황과 결과를 객관적으로 분석했다는 점에서 향후 심장질환 관리와 정책 수립의 근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연구 결과는 한국심장재단이 발간하는 '심장소식 가을호'에 소개됐고, 이번달 16~18일 그랜드 워커힐에서 열리는 대한심장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2022년 전국 72개 병원 심장질환 수술·시술 건수 9만 6995건
이번 연구에 앞서 한국심장재단은 매년 우리나라 심장질환에 대한 흉부외과 수술, 심장내과 및 소아청소년과의 치료적 중재술 현황을 분석해 왔다.
2022년 전국 72개 대학병원과 종합병원에서 진행된 심장질환 수술 및 시술 건수를 조사한 결과, 총 9만 6995건이 확인됐다. 이는 2021년 8만 8994건에서 8.9% 증가한 수치였다. 이 중 선천성 심장병이 5.2%, 후천성 심장병이 94.8%를 차지했다.
흉부외과의 심장질환 수술은 총 1만 6369건 시행됐다. 전체 수술 가운데 사망은 617건으로 사망률은 3.8%로 조사됐다.
심장내과의 중재적 시술은 총 7만 9016건 이뤄졌다. 관상동맥질환에 대한 풍선혈관성형술이 5만 3082건, 부정맥에 대한 전극도자절제술이 1만 2246건을 기록했다.
소아청소년과의 중재적 시술은 총 1610건 시행됐다. 이 중 심방중격결손 폐쇄술이 556건(34.5%)으로 가장 많았고, 전극도자절제술이 210건(13.0%), 동맥관개존증이 202건(12.5%)으로 뒤를 이었다.
건보공단 분석 결과, 2023년 심장질환 수술·시술 환자 10만 8004명
연령 높아질수록 1년 이내 사망률 높아져
하지만 기존 분석은 병원에 설문조사를 요청해 받은 자료로 이뤄져, 국내 치료 현황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기엔 부족하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따라 진행된 이번 연구는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활용해 2023년 심장질환으로 수술 또는 시술받은 환자를 전수조사하고, 치료방법별 빈도수와 사망률을 후향적으로 분석했다.
2023년 심장질환으로 수술 또는 시술받은 환자는 총 10만 8004명이었다. 이 중 치료 이후 1년 이내 사망한 환자는 5159명이었고 전체 사망률은 4.78%로 조사됐다.
수술 또는 시술 이후 연령대별 1년 이내 사망률은 10세 이전이 2.5%였지만 10대에서는 가장 낮은 0.4%로 확인됐다. 이후 연령이 높아질수록 사망률도 증가해 70대는 5.2%였고, 80세 이상이 12.6%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가장 많이 시행된 치료는 '경피적 관상동맥 스텐트 삽입술'
2023년 가장 많이 시행된 치료는 경피적 관상동맥 스텐트 삽입술로 6만 6858건을 기록했다. 이와 함께 심장수술 또는 시술에 따른 입원 중 사망률 차이가 확인됐다.
2023년 진행된 심장수술 중 가장 많이 진행된 치료는 대동맥판막 치환술로 2513건을 기록했고, 수술 이후 입원 중 사망률은 3.90%로 조사됐다. 그 다음으로 많이 진행된 수술은 승모판막 치환술로 965건이었고, 입원 중 사망률은 7.88%로 파악됐다. 그 외 삼첨판막 성형술의 입원 중 사망률은 3.09%, 무심폐기하 관상동맥우회술은 2.39%, 관상동맥 우회술은 5.66%로 조사됐다.
선천성 심장병 수술에서는 심실중격결손 수술 후 입원 중 사망률이 1.46%, 심방중격결손 수술이 0.22%, 활로씨사징 교정수술이 1.25%였다. 라스텔리 수술, 폰탄수술, 대혈관전위증 교정술을 받은 환자는 입원 중 사망 사례가 없었다. 전폐정맥 환류 이상 교정술을 받은 환자 중 1명은 입원 중 사망했다.
신홍주 과장은 "대혈관전위증 환자의 입원 중 사망이 없고 전폐정맥 환류 이상 교정술의 입원 중 사망자가 1명인 점은 선진국과 비교해도 우수한 성적"이라고 강조했다.
2023년 가장 많이 시행된 심장시술인 경피적 관상동맥 스텐트 삽입술의 입원 중 사망률은 3.61%를 기록했다. 두 번째로 많이 이뤄진 시술은 인공심박동기 삽입술로 9700건 진행됐고, 입원 중 사망률은 2.33%로 조사됐다. 경피적 대동맥판막 삽입술 건수는 1847건이었고, 입원 중 사망률은 5.63%였다.
이 외에 경피적 관상동맥 성형술의 입원 중 사망률은 4.08%, 경피적 관상동맥 죽종 절제술은 13.16%로 확인됐다. 인공심박동기 삽입술을 받은 환자의 입원 중 사망률은 2.33%였으며, 상심실성 빈맥 전극도자절제술은 0.61%, 심방세동 전극도자절제술은 0.23%로 조사됐다.
국내 수술·시술 건수 증가 원인, 고령화·新치료법 도입 등 지목
연구팀은 과거 자료와 비교해 국내 심장질환 환자의 수술 건수가 늘었지만 사망률은 개선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신 과장은 "건보공단 자료를 활용한 이번 연구를 통해 2023년도 국내 심장수술 및 시술 건수가 예년에 비해 증가세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또 입원 중 사망률과 단기 사망률은 과거보다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으며, 특히 선천성 심장병의 수술성적이 향상됐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심장수술·시술 건수 증가 원인으로 인구 고령화와 2020년 이후 코로나19(COVID-19) 팬데믹 기간의 치료 지연, 새로운 치료법 도입 및 적응증 확대 등이 지목됐다.
신 과장은 "이번 조사는 국내 인구구조 변화, 경피적 대동맥판막 치환술이나 폐동맥판막 치환술 등 새로운 치료법의 보급 및 급여 확대 등 의료환경 변화 속에서 최근 수술·시술 경향을 확인했다는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향후 인구구조 변화, 신의료기술 도입 등에 따라 심장수술·시술 양상이 지속적으로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에 대한 체계적 분석과 예측을 통해 보다 효과적이고 경제적인 의료정책 수립이 필요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