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보완 조합으로 △혈당조절 △심혈관 혜택 △대사지표 개선
2형당뇨병·MASLD 동반 가능성 높아…조기진단·치료로 합병증 예방해야
2형당뇨병 환자에서 대사이상지방간질환(MASLD) 진단 및 관리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두 질환은 대사이상(metabolic disorder)이라는 병태생리를 공통으로 하며 서로 동반이환 되는 경우가 비일비재(非一非再)하다. 이에 미국당뇨병학회(ADA) 가이드라인에서는 2형당뇨병 치료에 있어 MASLD 또는 대사이상지방간염(MASH)을 새로운 치료타깃으로 제시하며, 약물전략으로 GLP-1수용체작용제(GLP-1RA)와 피오글리타존 그리고 두 약제의 병용을 권고했다. 이처럼 당뇨병 치료의 패러다임이 간질환까지 포괄하는 방향으로 확장되면서, 두 질환의 복잡한 병태생리를 효과적으로 공략할 수 있는 병용요법으로 SGLT-2억제제(SGLT-2i)와 티아졸리딘디온계(TZD)가 주목받고 있다. 국내 내분비 분야 전문가인 천안엔도내과 윤석기 원장을 만나 당뇨병과 MASLD 동반이환의 병태생리와 이를 고려한 치료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Q, 당뇨병과 MASLD 동반이환의 병태생리와 빈도는?
당뇨병(특히 2형당뇨병)과 대사이상지방간질환(MASLD) 동반이환은 매우 흔하며, 두 질환은 서로 깊은 병태생리적 연관성을 갖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MASLD 환자의 40~70%가 2형당뇨병을 동반하고 있다. 2형당뇨병 환자 중 MASLD 유병률은 미국의 경우 60%, 우리나라는 약 43% 정도다.
MASLD는 단순 지방간(steatosis)에서 시작해 간섬유화→간경변→간세포암(HCC)으로 진행할 수 있으며, 당뇨병은 이 진행을 가속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당뇨병과 MASLD는 인슐린저항성, 지질대사 이상, 장내 미생물총 변화 등의 병태생리를 기반으로 한다. 때문에 두 질환을 동반하면 심혈관질환(CVD), 만성신질환(CKD), 간경변증, 간암의 위험이 모두 증가한다.
따라서 2형당뇨병 환자에서 MASLD의 조기 진단과 관리를 통해 합병증을 예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Q. 미국당뇨병학회(ADA)는 가이드라인에서 MASLD를 동반한 2형당뇨병 환자에게 GLP-1제제, TZD 계열에서는 피오글리타존을 특정했다. 이러한 권고의 근거는?
TZD 계열 중 피오글리타존 만이 MASLD 개선에 대한 임상적 유효성을 명확히 입증했기 때문이다. 피오글리타존은 간내 지방감소, 염증억제, 간섬유화 지연효과가 임상연구에서 반복적으로 확인됐다.
피오글리타존, 피오글리타존+GLP-1수용체작용제(GLP-1RA)의 복합치료를 권고한 이유는 각각의 약물이 보완적 작용기전(피오글리타존은 인슐린감수성 개선, GLP-1RA는 체중감량 및 간지방 감소효과)을 갖고 있어 간질환과 당뇨병을 동시에 개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요 임상근거로 PIVENS(NEJM 2010) 연구에서 과거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이라고 불렀던 대사이상지방간염(MASH) 환자를 대상으로 피오글리타존을 투여한 결과, 간내 염증 및 지방침착에 유의한 감소효과를 보였다.
MASH와 당뇨병전단계 또는 2형당뇨병을 동반한 환자에서 대사-조직학적 반응이 개선된 사례(Clin Gastroenterol Hepatol. 2018)도 있다.
1차종료점은 간섬유화의 악화 없이 MASLD 활성화 점수가 2점 이상 감소한 경우로 설정했는데, 피오글리타존 치료군의 60% 이상이 1차종료점 요건을 충족했다.
Q. SGLT-2i의 MASLD 혜택 및 임상근거는?
SGLT-2억제제(SGLT-2i)는 본래 2형당뇨병 치료제로 개발됐으나 심부전·CKD 적응증을 받았고, 최근에는 MASLD 개선에 대한 잠재적인 효과가 주목받고 있다.
특히 다파글리플로진은 MASLD 관련 여러 전임상 및 임상연구에서 긍정적인 데이터를 제시한 바 있다. DECLARE-TIMI 58 연구의 하위분석 결과, 다파글리플로진 투여군에서 MASLD 유병률이 감소하는 경향이 확인됐다.
2023년 이후 여러 대규모·무작위 임상연구(RCT)를 종합한 메타분석 결과에서도 다파글리플로진은 간효소·간지방 감소, 체중감량 등에서 위약 또는 DPP-4i보다 우수한 효과를 나타냈다.
다만 간섬유화 개선(fibrosis reversal)까지 입증된 근거는 아직 부족하며, 간 조직학적 변화(NASH 개선 등)를 직접 타깃으로 한 대규모 장기 연구가 필요하다.
MASLD 치료에 있어 직접적 적응증으로 승인된 것은 아니고, 당뇨병이 동반된 MASLD 환자에서 2차적 간보호 효과를 기대하며 사용되고 있다.
Q. TZD와 병용조합으로서 최적의 계열은?
SGLT-2i, GLP-1RA 두 계열이 TZD의 대사적 이점(인슐린감수성 향상)을 유지하면서 심부전, 체중증가, 수분저류와 같은 부작용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다.
SGLT-2i는 신장을 통해 포도당·나트륨 배설→체중감소 및 이뇨효과→혈압감소 및 심부전 위험감소에 작용한다.
이로 인해 체중증가 상쇄, 수분저류 억제,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위험 감소 등의 혜택을 볼 수 있다.
GLP-1RA는 인슐린 분비 촉진, 위 배출 지연, 식욕억제에 의한 체중감량 효과 등의 특징이 있다. 다만 GLP-1RA는 현재까지는 급여문제로 제한된 상황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1차의료 현장에서는 SGLT-2i가 TZD의 최적 병용약물이라고 본다.
Q. TZD+SGLT-2i 병용의 시너지 효과는?
두 약제의 병용은 여러 대사질환의 개선에 효과적이다. TZD와 SGLT-2i는 서로 다른 작용기전을 통해 혈당을 효과적으로 조절한다.
SGLT-2i는 신장에서 포도당을 배출하면서 체중감소를 유도할 수 있고, TZD는 지방축적을 줄이는 역할을 해 체중감량에 유리하다.
심혈관 측면에서도 SGLT-2i는 심부전 및 심혈관사건 예방효과는 잘 알려져 있다. 피오글리타존은 PROactive 연구를 통해 심혈관 혜택을, IRIS 연구에서 심뇌혈관질환 개선 효과를 입증했다.
TZD는 혈압을 직접적으로 낮추는 효과는 상대적으로 적지만, SGLT-2i는 나트륨 배출을 증가시켜 혈압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또한 TZD는 HDL콜레스테롤(HDL-C)을 증가시키고 중성지방을 감소시킨다. SGLT-2i 역시 지질개선에 일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간기능 측면에서 TZD는 간 내 지방축적을 줄이고, SGLT-2i도 일부 연구에서 간질환 개선효과를 확인했다.
Q. 메트포르민+TZD+SGLT-2i 병용혜택에 대한 증례가 있다면?
증례 환자 - 당뇨병 유병기간 7년인 58세 남성
-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동반이환
- 체질량지수(BMI): 28.5kg/m², 복부비만
- 당화혈색소(A1C): 7.6%, 공복 인슐린: 6.37mU/L
- ALT: 64 IU/L, 경도 간기능상승 소견
- 메트포르민 750mg + DPP-4i
→ 메트포르민 750mg + 다파글리플로진/피오글리타존 10/15mg(상품명 트루버디)
* 약제변경 3개월 후
- A1C: 6.7% - 체중: 1.8kg 감소 - ALT: 40IU/L
“정리하면, 메트포르민과 트루버디 병용처방은 당뇨병 관리에 있어 혈당조절, 심혈관 보호, 체중관리, 인슐린저항성 개선이라는 다면적 혜택을 제공할 수 있다. 특히 기존약제로 혈당조절이 충분하지 않은 환자, 비만형 또는 대사증후군 동반 환자에서 매우 유용한 치료옵션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