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임상순환기학회 류재춘 회장(류재춘내과의원 원장)

대한임상순환기학회 류재춘 회장(류재춘내과의원 원장)
대한임상순환기학회 류재춘 회장(류재춘내과의원 원장)

[메디칼업저버 김지예 기자] 대사질환의 유병률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일차의료기관의 역할이 부상하고 있다. 환자와의 접근성이 뛰어나 위험 인자를 조기에 발견하거나, 개별 환자의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예방 전략을 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일차의료의 역량 강화가 중요하지만, 빠르게 바뀌는 진료 패러다임을 현장에서 따라잡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이에 대한임상순환기학회는 최신 지견을 실용적으로 정리해 진료 현장에 전달하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해 취임한 류재춘 회장은 "일차의료는 환자의 건강을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주치의 역할을 수행한다"며 "예방에서부터 합병증 발생 억제에 이르기까지 환자의 삶 전반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일차의료의 역할이 강화될 때, 지속 가능한 만성질환 관리 체계가 구축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차의료에서 실질적으로 도움되는 순환기질환 교육에 집중

임상순환기학회는 심뇌혈관질환 사망률을 낮추고, 일차의료 현장에서의 예방과 치료 향상을 위해 2018년에 창립됐다.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현재 정회원 2581명과 평생회원 485명의 규모로 성장했다. 

매년 춘계·추계 학술대회, Echo Festival, ECG Festival, Echo Hands-on Training Course 등 다양한 학술 활동을 진행하는 한편, 일차의료 만성질환사업 교육·심장초음파 인증의제도 정착·핸드북 편찬 등 일차의료 분야의 순환기질환 교육에도 힘을 쏟고 있다. 

특히 올해 3년째를 맞이하는 심장초음파 인증의 제도는 현재까지 26명의 신규 인증의와 46명의 지도인증의를 배출하며, 검사 정확성과 신뢰성 확보의 중요한 지표로 자리매김 중이다. 

더욱이 2026년부터는 한국심초음파학회와 공동으로 인증 심사와 교육을 진행하며 신뢰성과 전문성을 더욱 공고히 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공동 인증 관리위원회를 구성하고 필기 및 실기시험 도입을 계획 중이다. 

류 회장은 "심장초음파가 급여화되면서 검사 수요가 늘고 있다"며 "그 속에서 학회의 인증 제도는 검사 정확성과 신뢰성 확보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진료에 실질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임상 현장에서 흔히 마주할 수 있는 증례들을 모은 소책자들도 발간하고 있다. 지난 춘계학술대회에서는 '심대사질환 핵심 Q&A' 소책자를 발행했으며, 현재는 긴급 상황에서 빠르고 정확한 판단을 돕는 심전도 사례집을 준비 중이다. 

CKM 등 최신 진료 패러다임 일차의료에 전달

특히 순환기질환 최신 지견을 일차의료에 효과적이고 실용적으로 전달해 진료 역량을 높이는 데 앞장서고 있다.

일례로 지난 춘계학술대회는 '심혈관-신장-대사(CKM) 증후군' 최신 진료 지침과 실용적인 통합 접근법이 공유됐다. CKM 증후군은 2023년 미국심장협회(AHA)가 제안한 최신 질환 개념으로 단일 질환이 아닌 심혈관질환, 만성콩팥병, 대사질환의 상호작용으로 발생하는 복합적 진행성 질환이다. 

미국 심장학계가 올해 8년 만에 고혈압 관리 가이드라인을 수정하고 CKM 증후군을 위험요인 기본 평가항목으로 반영하는 등 진료 패러다임에 큰 변화를 불러일으킨 개념이지만, 국내 일차의료계에서는 아직 낯설다. 

이에 학회는 대한혈관학회와의 공동 세션을 마련해 CKM 관련 5대 핵심 주제를 중심으로 실용적 진료지침과 사례 중심 접근법 회원들에게 전달하는 등 CKM 증후군의 이해를 높이고 실제 진료에 적용될 수 있는 관리 방안을 모색했다. 

류 회장은 "내년에는 CKM 증후군의 이해 증진과 최신 치료 전략 공유하는 심포지엄도 준비 중"이라며 "의료진이 현장에서 쉽게 참고할 수 있도록 CKM 증후군 치료전략 소개 소책자도 발간해 배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CUFFLESS 연구 참여 등 타 학회와 교류 확대로 학술 역량 강화 

일차의료의 교육에 머무르지 않고 학회로서 학술연구 활동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특히 타 학회의 교류와 협업 연구를 적극적으로 확대하며 학술적 역량 강화도 도모하고 있다. 

대한고혈압학회 주도의 대규모 임상 연구인 CUFFLESS 연구 참여가 대표적이디. 세계 최초의 반지형(손가락형) 커프리스 혈압계를 활용한 다기관 임상 연구다. 이를 통해 기존 진료실 혈압 측정의 한계를 극복하고 연속적 혈압 측정, 특히 야간 혈압 관리의 임상적 가치를 검증하는 게 목표다. 

해당 연구는 2025년부터 2029년까지 전국 약 3000명의 고혈압 환자를 대상으로 연속 혈압 기준 관리와 표준 진료실 혈압 기준 관리를 비교하게 된다. 

류 회장은 "야간 혈압은 낮 시간대 혈압보다 심뇌혈관 사건 발생과의 연관성이 더욱 높아 그 중요성이 계속 강조되어 왔으나, 현재 표준인 24시간 활동혈압측정(ABPM)은 커프 압박으로 수면장애가 생기는 등 실용적 제약이 있었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연속 측정 기반 혈압 관리 전략의 효용성이 입증된다면, 향후 고혈압 진료 표준이 기존의 커프 기반에서 커프리스 기반으로 전환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적극적 학술 및 연구활동을 통해 개원 내과의사가 순환기질환 예방과 치료를 선도할 수 있도록 환경을 구축한다는 목표다. 

류 회장은 "CKM 증후군, 커프리스 등 심뇌혈관질환의 진료 트렌드는 빠르게 변하고 있으며, 다각적이고 통합적인 접근을 요구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대사증후군 환자를 가장 일선에서 접하는 일차의료의 역량 강화가 중요한 이유"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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