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의료취약지역 내 신속한 뇌출혈 대응 목표

뇌출혈 진료 포켓가이드북 표지
뇌출혈 진료 포켓가이드북 표지

[메디칼업저버 손재원 기자] 한림대 춘천성심병원 전진평 교수(신경외과) 연구팀(강원대병원 전효섭 교수·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김종연 교수·강릉아산병원 양구현 교수)이 공동 집필한 '뇌출혈 진료 포켓가이드북'이 지난 8월 21일 출간됐다.

이번 가이드북은 강원도 내 의료 취약지역 응급실 등 뇌출혈 비전문가 의료진의 뇌출혈 대응 역량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2023년부터 3년에 걸쳐 제작됐다. 국내 최초로 응급 현장에서 즉시 활용할 수 있는 실전형 임상 지침서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뇌출혈은 뇌혈관 파열로 발생하는 치명적인 응급질환으로 단 몇 분만 지연돼도 생존율과 예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지방 중소도시나 농어촌은 전문 신경외과 의료진과 치료 인프라가 부족해 응급실 초기 대응이 원활하지 않다. 

정맥로 확보, 수액 선택, 기도 관리 등 기본 응급 처치 과정에서 시행착오가 발생할 수 있고 기존 지침만으로는 현장의 요구를 충족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왔다.

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의료 취약지역도 표준화된 진료가 가능하도록 가이드북을 개발했다. 출혈 환자를 처음 접하는 지역 의사·간호사 등 비전문가 의료진도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으며, 신경외과 전문의가 상주하지 않는 현장에서도 신속하고 정확한 처치를 돕는다.

△뇌출혈 환자 혈압 조절 △약물 투약 방법(요약) △약어집 △치료 권고 사항 등 40페이지로 구성됐다. 

특히 디지털 솔루션을 결합해 국내 최초로 인공지능(AI) 기반 CT 자동 판독 및 거점병원 신경외과 전문의와 연결되는 시스템을 제시했다. 이를 통해 초기 진단의 정확성과 속도를 함께 확보할 수 있다. 

또 의료진을 위한 현장 실용성을 강화해 특정 직군에 한정되지 않고 뇌출혈 진료에 참여하는 모든 의료진이 쉽게 사용할 수 있다. 

특히 의료진의 임상 경험과 인공지능 기술, 간호 실무 전문성을 결합한 점도 특징이다. 간호사 출신으로 한림대 인공지능융합학과 석사과정에 재학 중인 김서영 대학원생이 참여해 간호실무 관점의 환자 모니터링과 처치 과정을 상세히 담아 실용성을 강화했다. 

기도 관리, 혈압 조절, 항경련제 투여, 뇌압 상승 대응 등 응급 상황별 처치 기준을 단계적으로 제시했고 약물별 희석액, 농도, 주입 속도, 금기 사항까지 구체적으로 담았다. 

전진평 교수는 "이번 가이드북은 독립된 지침서인 동시에 AI, CT 판독 시스템, 원격 협진 네트워크, 환자 이송 플랫폼까지 함께 개발된 디지털 솔루션의 일부"라며 "의료진이 지침을 찾는 시간을 줄여 즉시 활용할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현장 대응 속도와 정확성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곧 환자의 생존율과 직결되는 성과"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프로젝트는 범부처전주기의료기기연구개발사업단과 한림대의료원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팀은 미국, 일본, 영국, 몽골 등 해외 전문가와 협력해 영문판 가이드북을 제작 중이며, 향후 각국 언어로 번역해 출간할 계획이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