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C 2025] BaxHTN 임상3상, 비조절·저항성 고혈압 환자 대상 효능·안전성 평가
박스드로스타트군, 12주째 수축기혈압 -14.5~-15.7mmHg 감소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아스트라제네카 고혈압 신약 후보물질인 박스드로스타트가 조절되지 않는 고혈압 치료의 게임체인저가 될지 관심이 모인다.
비조절 또는 저항성 고혈압 환자 대상 BaxHTN 임상3상 결과, 기존 치료에 더해 박스드로스타트 복용 시 앉은 자세에서 수축기혈압이 12주째 최대 -15.7mmHg 감소했고 위약 대비 유의한 조절 효과가 관찰됐다.
연구 결과는 8월 29일~9월 1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유럽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ESC 2025)에서 공개됐고 동시에 NEJM 8월 30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위약군 대비 박스드로스타트군 -8.7~-9.8mmHg 감소
박스드로스타트는 알도스테론 합성효소 유전자 CYP11B2를 억제하는 치료제로, 혈압을 높이는 주요 호르몬인 알도스테론의 합성효소에 높은 선택성을 보인다.
BaxHTN 임상3상은 다국가 이중맹검 무작위 위약 대조 연구로, 두 가지 항고혈압제를 복용하고 있지만 혈압이 조절되지 않는 비조절 환자군과 이뇨제를 포함한 세 가지 이상의 항고혈압제 치료에도 불구하고 혈압이 높은 저항성 환자군 총 794명이 등록됐다.
전체 환자군은 기존 항고혈압제 치료에도 불구하고 수축기혈압이 140~170mmHg였다. 전체 환자군 중 비조절 고혈압 환자군은 27%, 저항성 고혈압 환자군은 73%를 차지했으며, 등록 당시 진료실 혈압 중앙값은 149/87mmHg였다. 약 90%가 ACEI나 ARB를 복용했고 99%는 이뇨제를 투약하고 있었다.
준비기간으로 2주간 위약을 투약한 이후 수축기혈압이 135mmHg 이상인 환자군이 박스드로스타트 1일 1회 1mg군(264명), 2mg군(266명), 위약군(264명)에 1:1:1 비율로 무작위 배정됐다. 평균 나이는 62세였고 여성이 39%를 차지했다. 1차 목표점은 등록 당시 대비 12주째 앉은 자세에서 수축기혈압 변화로 설정했다.
분석 결과, 12주째 수축기혈압 최소제곱평균 변화는 박스드로스타트 1mg군 -14.5mmHg, 2mg군 -15.7mmHg, 위약군 -5.8mmHg로 조사됐다.
위약군을 보정한 수축기혈압 변화는 박스드로스타트 1mg군 -8.7mmHg(95% CI -11.5~-5.8), 2mg군 -9.8mmHg(95% CI -12.6~-7.0)로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모두 P<0.001).
또 12주차 수축기혈압 130mmHg 미만 도달률은 박스드로스타트 1mg군 39.4%, 2mg군 40%였지만 위약군은 18.7%에 그쳤다.
연구를 진행한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 런던 Bryan Williams 교수는 "비조절 또는 저항성 고혈압 환자에게 기본 치료에 박스드로스타트를 추가한 결과 12주차 앉은 자세에서 수축기혈압이 위약보다 유의하게 조절됐다. 새로운 계열 약물인 박스드로스타트가 고혈압 치료의 잠재적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며 "박스드로스타트와 같은 계열 약물은 비조절 또는 저항성 고혈압 발생의 핵심 기전을 표적해, 심혈관질환, 뇌졸중, 콩팥병, 치매 위험 등을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24시간 활동혈압 조절···야간혈압도 감소해 장기간 효능 지속 시사
이어 56명 환자를 대상으로 24시간 활동혈압을 조사한 하위분석에서는 위약군 수치를 보정한 박스드로스타트군의 수축기혈압이 약 -14.6~-16.9mmHg 감소했다.
일반적으로 24시간 혈압 감소 효과는 진료실에서 관찰하는 것보다 적다는 점에서 이번 효과는 인상적이라는 게 연구팀 설명이다.
뿐만 아니라 통합분석에서 위약군 수치를 보정한 박스드로스타트 2mg군의 야간혈압도 약 -11.7mmHg 더 조절돼, 1일 1회 복용하는 약제의 효능이 장기간 지속됨을 시사했다.
Williams 교수는 "연구에서는 무작위 배정 중단 이후 8주간 휴약기간을 가졌고 해당 기간에 박스드로스타트가 1주일 이내 혈액에서 제거될 것으로 예상했음에도 불구하고 혈압은 1.4mmHg만 상승했다. 박스드로스타트 치료 시 혈청 알도스테론 수치는 감소했지만 약물 치료 중단 이후 등록 당시 수준으로 완전히 돌아가지 않았다"며 "박스드로스타트의 24시간 혈압 조절 효과를 확인하기 위한 대규모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칼륨 농도 증가 나타나 모니터링 필요 전망
연구에서 주목할 안전성 문제는 칼륨 농도 증가였다. 알도스테론을 차단하는 기전의 약물이기에 칼륨 배출을 억제하면서 혈청 칼륨 수치가 높아질 수 있다.
연구에서 혈청 칼륨 농도가 6mmol/L 이상 증가한 비율은 박스드로스타트 1mg군 2.3%(6명), 2mg군 3.0%(8명), 위약군 0.4%(1명)로 파악됐다. 혈청 칼륨 수치가 5.5mmol/L 이상의 고칼륨혈증 비율은 박스드로스타트 1mg군 6.1%, 2mg군 11.1%, 위약군 0.4%로 확인됐다. 고칼륨혈증으로 인해 중재가 이뤄진 비율은 박스드로스타트 1mg군 2.7%, 2mg군 4.5%, 위약군 1.9%였다.
이에 따라 박스드로스타트가 향후 규제당국 승인을 받는다면, 치료 시작 후 일정 기간 칼륨 수치 모니터링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반적인 이상반응 발생률은 박스드로스타트군과 위약군이 비슷했고, 고칼륨혈증으로 인한 치료 중단은 드물었다.
Williams 교수는 "신장기능 장애가 있거나 칼륨 조절이 어려운 환자라면, 약물 투약 후 칼륨 수치가 상승할 경우 조치를 취해야 할 수도 있다"면서 "다만 칼륨 수치 증가는 대부분 첫 2주 동안 나타났다. 진료현장에서는 ACEI나 ARB, 스피로노락톤 등을 사용하면서 이 같은 변화를 종종 확인해 익숙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