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경희대병원 신장내과 문주영 교수(대한신장학회 보험법제이사)
"CONFIDENCE 연구, 의료진이 자신감 갖고 병용 시도할 수 있는 근거 마련"

▲강동경희대병원 신장내과 문주영 교수(대한신장학회 보험법제이사).
▲강동경희대병원 신장내과 문주영 교수(대한신장학회 보험법제이사).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2형 당뇨병(이하 당뇨병) 동반 만성 콩팥병 치료전략의 패러다임 변화가 예고된다.

6월 발표된 CONFIDENCE 임상2상 결과, 만성 콩팥병 치료제 케렌디아(성분명 피네레논)와 SGLT-2 억제제 자디앙(엠파글리플로진)을 조기에 동시 시작하는 병용요법은 당뇨병 동반 만성 콩팥병 환자의 뇨중 알부민-크레아티닌 비율(UACR)을 각각 약제 단독요법보다 유의하게 개선했다.

이는 케렌디아와 SGLT-2 억제제를 동시에 일찍 시작하면 각각 약제의 단독요법 대비 효과적임을 확인하면서 만성 콩팥병 치료전략의 확장 가능성을 제시했다. 

케렌디아는 콩팥의 염증과 섬유화를 억제하는 기전의 선택적 미네랄코르티코이드 수용체 길항제(MRA)로, 국내에서는 지난해 2월 요양급여가 인정됐다. 이에 진료현장에서는 기존 약제만으로 충분히 조절되지 않던 당뇨병 동반 만성 콩팥병 환자에게 케렌디아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강동경희대병원 문주영 교수(신장내과, 대한신장학회 보험법제이사)는 CONFIDENCE 연구에 대해 "순차적으로 약제를 사용하는 흐름에서 벗어나, 단백뇨가 많은 초기 환자에게 케렌디아와 SGLT-2 억제제를 처음부터 병용하는 치료전략이 가능하다는 근거를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본지는 문 교수를 만나 케렌디아 급여 출시 이후 사용 경험과 CONFIDENCE 연구가 갖는 의미를 물었다.

- 케렌디아가 급여 출시된 지 1년이 지났다. 그동안 사용 경험이 궁금하다.

진료현장에서는 약제를 처방할 때 급여 기준을 따르지 않으면 환자 본인 비용 부담이 커지므로 급여 적용된 순서대로 약제를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기존에 급여 적용되던 ARB와 SGLT-2 억제제 등 계열 약제로도 단백뇨가 지속되거나 혈압이 조절되지 않는 환자가 많았다. 

지난해 케렌디아가 급여 출시되면서 당뇨병 동반 콩팥병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는 약이 하나 더 늘었다. 기존 약제로 조절되지 않는 환자들에게 케렌디아를 추가한 결과, 상당한 단백뇨 감소 효과를 경험했다. 케렌디아가 급여 출시되면서 기존 약제만으로 충분히 조절되지 않던 환자의 치료옵션이 확장됐다는 의미가 있다.

- 케렌디아와 SGLT-2 억제제를 동시에 초기부터 사용하는 치료전략이 관심을 받게 된 배경은?

지금은 병용요법의 시대인 것 같다. CONFIDENCE 연구뿐 아니라 엔도텔린 수용체 차단제(ERA)처럼 혈관 수축을 억제하는 약제들도 SGLT-2 억제제와 병용하는 연구들이 활발하다. 공통된 전략은 부작용은 줄이고 치료 효과는 높이는 것이다. 케렌디아와 SGLT-2 억제제는 작용 기전이 달라 두 약제를 같이 사용했을 때 상승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CONFIDENCE 연구는 케렌디아와 SGLT-2 억제제 조기 동시 시작 병용요법의 효과를 확인한 것으로, 임상에서 진행하는 치료 방식을 연구 결과로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케렌디아와 SGLT-2 억제제를 병용해 상승 작용을 입증하는 연구 결과들이 더 발표될 것으로 기대한다.

- CONFIDENCE 연구 결과가 갖는 의미는?

케렌디아+SGLT-2 억제제 병용군의 치료 시작 후 180일 시점 UACR이 52% 유의하게 감소했다. 이는 케렌디아 단독군 대비 29%, SGLT-2 억제제인 자디앙 단독군 대비 32% 더 크게 개선된 수치였다. 신장내과 영역에서 단백뇨가 50% 이상까지 감소하는 치료는 지금까지 없었기에 인상적인 결과라고 생각한다. 학술대회 현장에 직접 참석하지 않았지만, 현장 분위기를 전해 들었을 때 해당 결과 발표 당시 청중들이 박수 칠 정도로 반응이 매우 좋았다고 한다.

단백뇨가 50% 이상 감소하면 나아가 추정 사구체여과율(eGFR) 감소 예방도 기대할 수 있다. CONFIDENCE 연구의 2년 이상 장기 데이터가 발표되면 eGFR에 대한 확실한 해석이 가능할 것이다. 다만, 지금까지는 SGLT-2 억제제 병용요법에 대한 장기간 신기능 보존 효과는 제한적인 데이터만 존재하기에, 향후 CONFIDENCE와 같은 병용요법 관련 연구 결과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 이번 연구가 진료현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CONFINDENCE 연구에 참여한 환자들을 2~3년 추적관찰한 후속 연구에서 케렌디아+SGLT-2 억제제 병용군이 각각 단독군보다 콩팥기능 감소 예방 효과가 크게 나타난다면, 진료현장에 미치는 의미가 상당할 것으로 본다. 이 같은 결과가 발표된다면 약제를 순차적으로 적용하던 전략 또는 콩팥기능이 많이 저하된 환자에서의 치료전략이 바뀔 것으로 예상한다.

또 이번 연구는 의료진이 자신감을 갖고 케렌디아+SGLT-2 억제제 병용요법을 시도할 수 있다는 근거를 마련해줬다. 실제 내분비내과와 신장내과에서 진료하는 당뇨병 동반 만성 콩팥병 환자 양상이 조금씩 다르다. 내분비내과에서는 단백뇨는 있지만 콩팥기능이 보존된 환자를 보고, 신장내과에서는 콩팥기능이 저하되고 단백뇨가 많은 환자를 주로 진료한다. 이번 연구를 계기로 향후 내분비내과에서 단백뇨가 많지만 아직 콩팥기능은 보존된 환자에서 두 약제를 조기 병용하는 전략을 더 많이 시도할 것으로 예상한다.

- 앞으로 당뇨병 동반 만성 콩팥병 치료전략이 어떻게 변화할 것으로 예상하나? 

현재 국제신장학회(KDIGO) 가이드라인의 진료 알고리즘에서는 순차적으로 약제를 사용하도록 권고한다. 하지만 CONFIDENCE 연구는 기존 단계적 흐름에서 벗어나, 단백뇨가 많은 초기 환자에게 케렌디아와 SGLT-2 억제제를 처음부터 병용하는 치료전략이 가능하다는 근거를 제시했다. 이에 따라 단백뇨가 많지만 콩팥기능이 크게 저하되지 않은 환자에게는 케렌디아와 SGLT-2 억제제를 동시에 조기 투약하도록 진료 알고리즘이 변화할 것으로 예상한다.

- 향후 진행돼야 할 연구는?

케렌디아를 실제 사용한 국내 환자 대상의 장기 추적관찰이 중요하다. 지금까지는 외국 임상연구 데이터를 기반으로 케렌디아 효과를 판단하고 있다. 이제는 국내 환자를 대상으로 실제 단백뇨가 얼마나 감소하고 eGFR 저하를 어느 정도 지연시키는지 그리고 환자 예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추적관찰해야 한다. 

이와 함께 케렌디아는 항염증이나 항섬유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이야기하지만, 진료현장에서는 염증이나 섬유화 관련 바이오마커를 평가할 수 있는 검사가 제한적이다. 염증성 사이토카인이나 섬유화 관련 지표 결과 분석이 뒷받침되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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